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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6 - 제자백가의 위대한 논쟁 ㅣ 춘추전국이야기 6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공원국작가의 ‘춘추전국이야기’ 시리즈를 보았습니다. 시리즈 책을 잘 읽지 않는데 여러 사정으로 근 2년만에 다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전국시대 중국대륙의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나라를 잘다스리기 위한 통치방법에 대해 유세(遊說)하던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의 주장들을 공작가의 시각에서 엮은 책으로 작가 스스로 이 책은 전체시리즈의 ‘별책’에 해당한다고 머리말에 언급했습니다.
중국의 고대 정치철학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중국 고대의 왕들이 어떻게 하면 나라를 잘 다스리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애 대해 저자의 사회로 각 사상가들이 문답을 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따라서 국가(國家)와 통치자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연적으로 따라 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의 정치사상의 관점에서 본 국가론의 개설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같은 사기 서양을 대표하는 정치철학자인 플라톤의 <국가>와 <법률>을 인용하고 대화의 주체에 끌어들여 국가론의 논의를 더 풍부하게 했습니다.
이 책은 공자의 <논어>가 저변에서 인용되고 있지만 주로 맹자(孟子), 순자(荀子), 묵자(墨子), 한비자(韓非子),장자(莊子)등 사상가들의 논쟁 위주이고 에필로그에서 손자(孫子)와 오자(吳子)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끝으로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정리한 ‘철학과 실용학문의 관계’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세상이 온통 인공지능(AI)과 일자리가 사라지는 우려에 대한 언설로 넘쳐나고, 살길을 어떻게 찿을지 우왕좌왕하는 와중인 이 때 ‘고리타분하게’ 철학이라니 하고 황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철학이 없다면 분석도 불가능하다. 철학이 없다면 전선에서 강령을 세우지 못하고, 강령이 서지 않으면 전략을 펼 수 없고, 전략이 펼쳐지지 않으면 전술이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p300).
철학과 전쟁의 관계를 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철학‘이 없어 ’정치‘의 부재(不在)를 촉진시킨 무능한 검찰독재정부를 눈 앞에서 보고 있는 지금, 우리는 철학 부재의 위험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철학이 부재한 고위관료 출신들이 국가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진단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책임을 저 본적 없는 이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와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즉, 현재 한국사회는 국가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정부가 역할을 방기(放棄) 한체 국민들에게 각자도생을 강요당하는참혹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와 경제에 모두 무지한 대통령은 권한을 남용하면서 자신의 의견과 반하는 의견을 가진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보수의 원류인 유가의 입장에서 봐도, 그리고 부국강병을 최우선으로 하는 병가의 입장에서 봐도 현 한국정부의 극단적인 무능은 이미 인내의 한계를 넘은지 오래입니다.
현대 한국사회와 관련해서 플라톤의 4가지 정치체제 중 한국은 지금 참주제(僭主制; Tyranny)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민의 보호자로 등장한 참주는 적수를 모조리 때려눕히고 국가의 조정자가 됩니다. 그 주변의 현명한 자, 용감한 자, 부유한 자를 모조리 제거합니다. (pp320-321, 일부 표현을 문맥에 맞게 조정)
정적을 ‘수사’라는 무기로 묶어놓고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현명한 조언자들을 내치고 고집을 버리는 무능한 현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모습에서 ‘참주제’의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정치의 ‘퇴행(退行)‘을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말이죠.
플라톤이 ’철학자‘만이 군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한 주장은 수천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용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