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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페이퍼백으로 출간된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맥매스터 준장( HR McMaster)의 국가안보에 관한 책입니다.

한국에서도 2022년 교유서가에서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번역출간당시 한겨레를 비롯한 진보매체에서 당시 윤석열 정부인사들에게 일독을 권했던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저자 맥매스터 준장은 전역이후 스탠포드 후버연구소에서 국가안보를 강의하는데다가 역사학 박사이자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인사이니 ‘보수’를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 인사들과 코드가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내란이전 상황이니 순진했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지정학적 역학관계가 순식간에 변하는 와중이기 때문에 출간된지 약 5년이 지난 이 책은 사실 지난 21세기 첫 20여년간의 정세는 알 수 있어도 2021년 이후 벌어진 더 급격한 변화를 담지는 못했습니다.

이책이 출간되고 나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고,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전쟁이 터졌고 올해에는 미국-이란전쟁이 터졌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과거 금기시되었던 국제관계의 단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를 빼앗기 위한 전쟁으로 기록된 전쟁으로 러시아의 발상지 키에프를 포함한 영토이자 구소련 시절 곡창지대이자 산업지대가 분포된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러시아가 간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2021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전 이미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점령했습니다. 이 책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크림반도 지역은 흑해를 통해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지역으로 19세기 말에는 영국 오스만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이 지역의 패권을 두고 전쟁을 벌였고, 제1차세계대전 당시에도 오스만제국과 러시아가 맞붙었던 지역입니다.

또한 이슬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가자전쟁( The Gaza War)는 이슬라엘이 가자지구에 사실상 감금되어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무차별학살(genocide)한 전쟁입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이 사는 주거지역과 병원 학교 등을 무차별폭격해서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곳에 살 수없을 정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일로 미국과 유럽의 대학가에서 반 이스라엘 시위가 번졌고, 이스라엘은 더이상 자신들만이 나찌 독일에 학살( genocide) 당했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학살하면서 자신들이 학살당한 과거만 말하면서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이 의미없어졌습니다.

어디서나 군인들이 문제인데, 군인출신 이스라엘 총리 벤자민 네탄야후가 자신의 정치스캔들을 덮기위해 가자전쟁에 더 몰입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미국/이스라엘-이란전쟁도 벤자민 네탄야후 총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쟁으로 미국은 선전포고도 의회승인도 없이 이란을 폭격해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국익과 별 상관이 없는데도 미국정부 고위층과 백악관에 포진한 유태인들이 전쟁을 부추겼다는 말도 나옵니다.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가 유태인이고 대통령선거에 고액의 정치자금을 댄 유태인들의 요구를 물리치기 어렸웠던 걸로 보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 책은 보수적인 국가안보전문가가 미국의 국익관점에 전세계의 주요전장( battlegrounds)를 살핀 책입니다. 전장은 미국이 실제 전쟁을 벌인 지역도 있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미국의 국익을 위해 중요한 지역을 말합니다.

일별하면 러시아, 중국,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입니다.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미국은 중동( Middle East)지역의 석유자원에 국익이 절대적으로 걸려있습니다. 석유자원을 누가 컨트롤하는가를 두고 벌어진 가장 최근의 전쟁이 미국-이란전쟁으로 미국의 보수진영은 이란이 중동지역( 주로 레바논과 시리아 그리고 이라크) 에 대리조직을 내세워 이스라엘과 미국과 싸운다고 생각합니다 (proxy war).

여태까지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석유자원을 놓고 중공각국의 독재자들과 싸우거나 혹은 이란의 대리무장테러조직과만 전쟁을 했지 이란과는 직접 맞붙지 않았습니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이고 서유럽 전체보다 큰 산악지형의 이란을 공격하는건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라는 걸 트롬 이전 미국의 지도자들은 간파하고 경제재제만을 해온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면서 이 암묵적 금기가 깨졌습니다.

하지만 이란전쟁으로 미국의 국력의 실상이 드러났고, 이란은 석유와 호르무즈 해협이 가지는 전략적 중요성을 자각했습니다.

엄연히 석유에너지 기반의 경제체제를 구축한 서구선진국들을 상대로 이란과 오만 등 산유국들은 유가와 호르무즈해협 통행을 무기로 선진국들의 목줄을 잡을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중동이외의 산유국을 찿던 국가들은 러시아 원유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에 행한 경제재제가 무력해졌습니다.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미국이 개입했던 이라크전쟁, 아프카니스탄 전쟁은 미국에 수많은 전사자만 남기고 사실상 패배로 끝났고, 이 나라들은 사실상 내전애 돌입한 상황입니다.

이번에 일어난 이란전쟁도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저자는 미국의 이런 계속되는 무력개입의 실패요인으로 전략적 나르시시즘( strategic narcissism)을 자주 언급합니다. 즉 말 그대로 전략수립시 미국의 입장에서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외전략을 수립해 파견된 전장의 현지상황등에 대한 팩트와 현실을 무시한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것만 보고 들으려는 성향과 밀접한 것으로 따라서 정책의 맥락이나 역사적 배경이 무시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군인출신 학자가 지은 책이고 상당한 두께 ( 본문만 445쪽)로 현대 미국 유럽의 정치외교사, 전쟁사가 망라되어 있습니다. 20세기 현대 전쟁사를 알고 있다면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한가지,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에 대한 의견제시와 정책대안을 준비하던 전문가의 책이고, 원칙을 강조하는 면이 많다보니 좀 이상적인 톤이 있고, 반복적인 내용도 좀 됩니다.

저는 결론에 있는 ‘현실주의’국제정치학파를 비판하는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미국이 국제분쟁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현실주의 정치학자들의 견해가 몹시 불편했던 걸로 보입니다. 국가에 충성을 맹세했고, 이라크전쟁에 참전까지 한 군인출신이라 불편했던 걸로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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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자이신 강명관 교수님의 팬입니다.

2025년 10월에 출간하신 ‘냉면의 역사’를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냉면은 짬뽕과 함께 제가 애정하는 음식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문학을 공부하신분이기 때문에 한반도에 전래된 ‘국수’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고문헌의 기록을 설명하면서 글이 전개됩니다.

예전에는 ‘국수’와 ‘냉면’이라는 말이 서로 같은 뜻으로 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도 제삿상에는 국수가 오르지만, 이런 풍습은 아주 오랜 것으로 냉면이 제사상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냉면은 기술적인 면에서 국수틀로 국수를 눌러 만들 수 있었을 때 한번 그리고 근대 들어 국수를 누룰 수 있는 냉면기계가 발명된 후 또 한번 국수생산에 전환점을 맞습니다. 그 이전에는 칼국수처럼 반죽을 썰거나 바가지에 구멍을 뚫어 국수를 만드는 방법 말고 없었습니다.

원래 서북지방( 평안도 지방)에서 구하기 쉬운 메밀로 국수를 만들고 동치미 국물에 돼지고기 편육과 배를 얹어 만들어 겨울에 먹던 냉면은 이미 18세기부터 거리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고, 수요가 폭발하자 여름에도 만들어 먹게 됩니다.

여름에 동치미를 구할 수 없자 고기를 삶은 육수와 장국을 넣어 여름냉면을 만들게 됩니다.

근대들어 여름냉면은 하지만 식중독의 주범이 되는데 고기육수와 고명으로 얹은 돼지고기가 부패해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식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생기게 됩니다.

위생관념이 부족한 20세기 초에 벌어진 일로 냉면을 먹고 식중독으로 유명을 달리하다니 너무 웃프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자께서 후기에 적어놓으신 걸 보니 이미 이 책이전에 냉면에 대한 책이 여러권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본적이 없어 소개하고 싶습니다.


냉면관련:

냉면열전, 백헌석 최혜림 지음 (인물과사상사,2014)
서울을 먹다, 황교익 정은숙지음( 따비,2013)
평양냉면, 김남천 백석 최재영 외 지음(가갸날,2018)

냉면이외에 20세기 초 일제강점기 당시의 외식세태에 대해서는

경성맛집산책, 박현수 지음 (한겨레출판,2023)

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강명관교수님의 전작인 아래의
책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균관과 반촌 그리고 백정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소상히 알 수 있었던 조선시대 사회사책으로 재미있습니다. 읽고 나면 창경궁과 명륜동 지역이 달리 보이게 됩니다.

노비와 쇠고기:성균관과반촌의조선사,,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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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처럼 1980년대 전두환, 노태우로 대표되는 신군부(新軍部)정권이 국민동원을 위해 어떻게 시간을 정치 자원(Resource)로서 활용했는지를 연구한 저서입니다.

책은 신군부가 철폐한 야간통행금지 폐지에 따른 사회적 효과 및 노동시간에 대한 영향, 그리고 KBS에서 실시한 ‘국민생활시간조사’와 이에 따른 텔레비전 편성시간 조정, 국가에서 강요한 국기하강식 의례를 다룹니다.

그리고 신군부 정권의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인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위해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서머타임을 실시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등 ‘남에게 보이기 위한’정책을 임의적으로 집행했습니다.

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이나 전두환의 신군부 독재정권이나 모두 공통적으로 ‘통치’의 대상인 국민의 시간을 통치자가 국민의 뜻과 상관없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균열이 생긴 건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노동자와 민주화세력이 신군부 정권에 도전해 노동절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 단순히 ‘근로’의 의미만 강조하던 독재정권의 노동자 배제를 바꿨습니다.
국가의 기억정치의 수단인 국경일 지정에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시작된 시기가 1980년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까지 양력 기준의 국가지정 기념일과 음력기준의 명절로 두가지 시간체제가 경합했습니다. 전통적인 음력기준 명절이 국가기준의 양력 시간체제와 맞지 않아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태였으나 독재정치체제의 통치자들은 이런 국민의 불만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구한말이래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서양력인 양력이 도입된 이후 이전부터 국민들의 생활시간을 규정하던 음력과 이에 따른 세시풍속과 명절이 쉽게 없어지지 않았고, 이런 두가지 시간체계는 1980년대까지도 지속되었습니다. 국가가 기념하고 의례를 거행해야 할 시간( 정치적으로 필요한 시간) 과 국민의 생활시간의 불일치는 오랜 이력을 가지고 있고 1980년대 이후 4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흐릿하게나마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책과 관련하여 시기는 다르지만 시간정치의 흐름을 일제강점기 중심으로 정리한 연구서가 있어 소개합니다.

이창익,시간의 연대기: 잊힌 시간형태의 기록 (테오리아,2025)

이책이 1980년대 텔레비전이 시간정치에 매우 중요한 매체였음을 밝혔던 것처럼 위의 ‘시간의 연대기’에서는 시기에 따라 ‘시포’, ‘싸이렌’, 그리고 ‘라디오’가 시간을 알리고 국가의례를 알리고 행동을 규제하는 시간정치의 수단이었음을 밝힙니다.

시간을 통해 국민 ( 그리고 신민)을 통제하려 했던 기본적 속성은 시기에 따라 수단만 다를 뿐 동일했던 겁니다.

‘시간’이 통치자의 통치수단으로 인식되었다는 사실은 실제로 있었던 일임에도 설마 권력이 그렇게 미시적인 부분까지 통제하려 했을까 하는 점에서 무척 놀랍습니다.

미시정치 생체정치(bio-politics)의 기제로서 작용하는 시간정치의 일면을 잘 볼수 있었던 저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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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올로지 - 몸이 말하는, 말하지 못한, 말할 수 없는 것
이유진 지음 / 디플롯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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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출간된 책으로 한겨레 기자이신 이유진님이 쓰신 책입니다.

사회학, 여성학, 문화학을 공부하신 저자께서 여성의 입장에서 근대이후 서구와 한국에서 논의되었던 몸(body)에 대한 담론의 사회사를 정리하신 책입니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각에서 보여진 여성과 유색인종 그리고 비인간(non-human)을 바라보는 시선의 정치학을 담았습니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몸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책의 첫 세개의 장이 ‘가슴’, ‘엉덩이’, ‘각선미’인 것은 의미심장한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근대이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각 인종의 위계를 결정지은 체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 및 우생학(Eugenics)의 관점에서 여성을 인간이외의 동물들과 함께 주체(subject)가 아닌 대상(objective)로 위치짓고 열등한 존재로서 인식해왔다는 점에서 첫번째 세개의 장에서 설명하는 가슴 엉덩이 각선미는 남성적인 시선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신체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과학이 객관적이라는 신화는 초기 과학자들이 거의 대부분 백인 남성들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고, 과학발전의 시기가 서구의 제국주의 팽창기와 일치한다는 면에서 객관적일 수가 없지만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서구의 직선적인 역사발전론이나 피부가 하얀 백인종이 가장 우월하다는 피부색깔에 따른 우열은 사실 서구 백인 남성들의 생각일 뿐 아무런 객관적 증거가 없는데도 마치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왔습니다.

서구 백인 남성들은 서구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음적인 시선을 유지해 왔다면 비서구, 즉 중동이나 아시아의 국가들도 모두 ‘여성화’하고 ‘대상’으로 바라보았으며, 백인 남성들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문명화’의 대상으로 여겼고, 이교도의 세상인 이 비서구세계에 기독교를 전파해서 문명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는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을 식민지로 만드는 행위를 정당화했고, 이어 침략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믿을 수 없지만 유럽에서는 박람회에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비서구 지역에서 온 사람을 ‘전시 대상’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이들 희생자들 중 죽어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가 되어 전시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근대의 서구의 세계관이 생명체를 기계와 동일한 것으로 생각했고,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아닌 모든 경우는 다 자연의 일부로 정복을 해도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들은 노예가 아닌 성인 남성뿐이었고, 여성들과 시민이 아닌 자들은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서구에서 백인여성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게 된 것은 놀랍게도 근대기 지난 지 한참 지난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입니다.

서구의 절대적 가치인 양 선전되어오던 대의제 민주주의와 선거도 바라보는 주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백인인지 유색인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공동체의 일원이자 가족으로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해지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차이를 아는 것이 이해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새 매체를 통해 바라본 여성혐오정서와 여성차별은 그 임계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기본적인 국민의 삶을 생각하지 않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여성혐오와 갈라치기를 당연시하고 있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나라에서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고 여성혐오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치인으로서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여성가족부 해체는 여성국민을 무시하는 파렴치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권위적인 검사출신 대통령은 여성을 남성과 다른 열등한 이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 그래서 ‘보수’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서 ‘차별’과 ‘홀대’를 정책으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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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데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는데 의외로 식문화 연구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정치나 경제같은 거대담론을 중시해서 정작 일상에서 접하는 식문화를 등한시 하기 일쑤입니다.

아무튼 이 책은 성균관대에서 한국근대소설을 연구하시는 박현수 교수께서 2023년 펴낸 책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서술하는데 사료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설도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에 역시 좋은 소스가 됩니다.

이 책도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의 유명 음식점들의 분위기, 가격 등을 살피는데 식민지 시기에 쓰여진 소설을 인용합니다.

이 시기 서양요리와 일본을 거친 화양절충(和洋折衷)식 요리 그리고 중국요리와 일본요리가 본격적으로 조선에 들어오던 시기이고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등도 많이 마시기 시작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시대를 대표하던 식당인 미쓰코시(三越)백화점 식당과 조선호텔 식당 그리고 조선인 자본가 박흥식의 화신(和信)백화점 식당을 다룹니다. 일제강점기 인기를 끌던 정식(定食)이 생긴 이유, 그 가격대 그리고 서양인들이 주로 묵었던 조선호텔의 프렌치 코스요리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했던 곳은 방적회사 가네보의 가네보 푸르츠팔러로 생소한 과일디저트 전문 카페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두 곳은 시인 이상과 소설가 이태준의 아지트였던 낙랑파라 카페 그리고 조선공산당이 1925년 창립총회를 연 중식당 아서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시면 되고, 제가 찿은 공통점은 이 식당들이 대부분 1920-30년대 운영되었던 곳이고, 위치도 일본인 거주지역과 가깝거나 관청가, 외교가와 가까운 지역에 몰려있었다는 것입니다. 주고객층이 아무래도 조선주재 일본인이거나 조선의 부유층, 그리고 외교사절등으로 조선에서 거주하는 서양인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종로에 있었던 조선인 상대 국밥집이나 설렁탕집 그리고 냉면집의 음식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이 식당들은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은 사라져버렸으나 종이신문 전성기에 인기있던 신문연재소설의 삽화를 보는 건 남다른 감회를 일으킵니다. 특히 한국근대의 소설가들이 신문사 기자로 재직하면서 신문연재소설을 쓰는 경우를 보는 건 매우 특이한 사례같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지식인들의 직장이 아마 대부분 교사나 신문기자 혹은 잡지사 기자 등이어서 그런 것 같고, 외부 필자를 구하기 어려워서 기자가 소설도 쓰고 했던것 같습니다.

끝으로 이 책은 경성의 본정( 명동), 종로, 황금정( 을지로), 장곡천정(소공동) 일대의 유명 음식점을 다뤄서 1920-30년대 당시 경성의 경관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일제시대 서울의 도시모습을 보게됩니다. 예를 들어 미쓰코시백화점은 지금도 신세계백화점으로 그 모습 그대로 있고, 중식당아서원 자리에는 롯데호텔이 들어섰습니다. 이 책에 나온 설렁탕집 이문 식당은 아직도 영업 중이고, 화신백화점은 이제 없어지고 삼성종로타워가 자리잡고 있죠.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이 책과 관련하여 책을 몇가지 더 소개합니다.
이 책이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다루었다면, 해방이후 이촌향도(離村向都)로 상징되는 산업화 시대 서울의 발전상을 마찬가지로 당시 발표된 소설을 통해 알아본 연구서가 있습니다.

서울탄생기, 송은영 지음 (푸른역사,2018)

그리고 이책의 낙랑파라와 관련해서 언급된 소설가 박태원이 대해서는 조이담 선생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해설서를 추천합니다. 이 책은 개정판이 나왔지만 저는 초판으로 읽었습니다.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박태원. 조이담 지음( 바람구두,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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