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 인 이욱정씨가 본인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기반으로 쓴 책입니다. 요리를 정식으로 배운 음식전문 PD 답게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인 닭에 대해 인류학적 접근으로 풀어쓴 책입니다.

유튜브에 보면 이 책의 기반이 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있으니 책과 같이 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역시 관심때문입니다. 프라이드 치킨과 오븐에 구운 닭은 저 자신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기도 하고 오래전 인도에서 먹은 탄두리 치킨의 맛을 다시 생각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인류학을 공부한 방송인이 만든 책이라 음식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글로 풀었을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딱 음식문화의 입문용으로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래전 읽었던 미국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Marvin Harris)의 음식에 대한 금기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이 언급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p132).

한길사에서 오래전 번역된 마빈 해리스의 대표작 한권을 소개합니다.

마빈 해리스 지음, 서진영 옮김. 음식문화의 수수게끼 ( 한길사,1992)

한국의 근대 식문화와 관련해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님의 책도 재미있습니다. 민속학과 역사적 관점에서 아시아의 식생활을 추적하신 대표적인 학자이십니다.

중국서 공부하신 주교수께서 쓰신 책으로 오래전에 읽었던 중국인의 식생활에 대한 소책자인데, 얇지만 내용이 썩 괜찮았던 책입니다.

주영하 지음,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 책세상, 2000)

개인적으로 먹는 문제만큼 중요한 일이 세상에 없고 따라서 매일 접하는 일상의 음식에 대해 레시피뿐만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의미와 기원을 따져보는 인문학적 탐구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 ( I am What I eat)라는 말처럼 음식은 한 개인의 정체성 ( identity)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사회의 문화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입니다.

닭의 경우 다른 식재료인 소나 돼지보다 종교적 금기에서 자유롭고, 소나 돼지보다 쉽게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많이 대중화된 식재료여서 많이 먹는 고기입니다.

다음에는 식재료로서의 닭에 대한 이야기보다 한국의 치킨산업에 대한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통닭이 치킨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일상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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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26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스타일이 본받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