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라고 합니다 3
츠케 아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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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는 노다의 대학생활을 그린 만화 <노다라고 합니다> 3권을 읽었다. 지난 9월 <노다라고 합니다> 1권을 읽고 포복절도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2권, 3권, 4권까지 나와서 너무 좋다(발행 속도 칭찬해 ㅎㅎㅎ).


3권에서 노다는 감기에 걸리기도 하고 새로운 미용실에 가기도 한다. 하나같이 평범한 일들이지만 (만화로 만들어질 만큼)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노다의 성격이 워낙 독특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 노다는 감기에 걸렸을 때 잠결에 본 엉뚱한 환상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말해서 동아리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미용실에서 미용사와 스몰 토크를 나누는 순간에도 노다 특유의 진지함이 고개를 쳐들어 출신지는 물론 4대째 조상에 관한 이야기까지 털어놓고 만다.


그런 노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람들은 점점 노다의 매력에 빠져든다. 노다와 같은 과의 남학생인 야마모토 노리오는 주변에 노다 얘기를 너무 많이 했다가 사실 노다를 좋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산다. 방문자 수가 하루에 0~3명 정도였던 노다의 블로그도 주변 사람들이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덧글 배틀'이 일어나면서 일약 스타 블로그가 된다. 이 밖에도 짧지만 강렬한 재미가 있는 에피소드가 27편이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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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다자이 오사무 지음, 하뉴뉴 준 그림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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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은 <인간실격>이다. 그렇다면 다자이 오사무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작품은 무엇일까. 바로 <굿바이>이다. 하뉴뉴 준의 <굿바이>는 다자이 오사무의 미완성 유작인 <굿바이>를 각색한 만화다. 만화의 줄거리는 다자이 오사무의 원안을 거의 그대로 따르면서도 현대인들의 감성에 맞게 약간의 수정과 보완이 더해졌다. 원안이 미완성인 것과 달리 만화 <굿바이>는 제대로 된 결말이 있는 '완성작'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를 읽고 그 해석이나 결말이 궁금했던 독자라면 만화 <굿바이>를 참고하는 것도 괜찮겠다.


이야기는 도쿄에 단신 부임 중인 '타지마게 슈우'라는 남자가 고등학교 선배인 '벳쇼 후미요'와 술집에서 만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후미요는 오랜만에 만난 슈우와 회포를 풀다가 "실은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옛일을 떠올린다. 그것은 슈우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신을 좋아한다고 고백한 여학생 3명과 동시에 사귀었던 일이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도 있듯이 역시나 슈우는 지금도 여러 명의 여자와 동시에 사귀는 중이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등학교 선배인 후미요에게 연락한 것이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중에 읽어본 작품은 <인간실격>이 유일한데 어딘지 모르게 주인공의 성격이나 이야기 구성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자신의 악한 면을 숨기려고 일부러 우유부단한 척하는 점,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실제 성격이 드러난다는 점이 그랬다. 주인공의 어두운 내면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하뉴뉴 준 특유의 거칠고 다소 괴기스럽기까지 한 작화로 표현하니 더욱 괴상하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만화 중에서는 이토 준지의 <인간실격>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도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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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만 선배가 너무 귀여워 1
아키바 루이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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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취직한 타카세 하지메는 첫 출근길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넘어질 뻔한 걸 보고 구해준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게' 높고 뾰족한 힐을 신고 있는 걸 본 하지메는 "괜찮니? 어린이는 힐 같은 거 안 신는 게 좋아."라고 훈계하는데,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 아니에요. 저는 어엿한 어른이에요!!" 알고 보니 하지메가 중학생 정도로 본 아이는 성인이었다. 그것도 회.사. 선.배!!


아키바 루이키의 만화 <쪼그만 선배가 너무 귀여워>는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부동산 회사 영업사원 타카세 하지메가 자신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선배 코마이 사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만화다. 하지메는 코마이 선배를 선배로 대접하려고 노력하지만, 코마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너무나도 '귀염뽀짝'해서 매번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를테면 일을 도와준 답례로 귀여운 사탕을 준다거나, 과장님에게 커피를 타 드릴 때 아이들이나 쓸 법한 귀여운 토끼 디자인의 잔에 주는 식이다.


코마이 선배의 귀염뽀짝한 매력이 돋보이는 이 만화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만화의 TS 버전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여자만 귀염뽀짝하란 법 있나요. 남자도 귀염뽀짝하면 얼마나 좋은데 ㅎㅎㅎ) 부동산 회사 직원들의 업무 내용도 비교적 자세히 그려진다. 길거리에서 고객을 모집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는 등의 모습을 보니 예상보다 하드한 업종인 듯. 이런 사정을 자세히 아는 걸 보면 작가가 부동산 회사에 다녀본 경험이 있거나 지인 중에 부동산 회사 직원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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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마당의 개 2
쿠니노이 아이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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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멍이'와의 즐거운 나날을 그린 만화 <우리 집 마당의 개> 2권이 출간되었다. 멍이의 시중꾼이자 이 책의 저자인 쿠니노이 아이코는 개를 몹시 좋아하는 대학생이다. 조부모님, 부모님, 조카에 사촌까지 다 함께 개를 돌보지만 주로 돌보는 건 저자다. 문제는 멍이가 자신을 주로 돌보는 저자를 좋아하고 잘 따르기는커녕 자신보다 한 수 아래로 보고 걸핏하면 말을 안 듣고 제멋대로 군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멍이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하는 저자. 이런 사람을 보고 '개바보'라고 하나요 ㅎㅎㅎ


2권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은 어느덧 성견이 된 멍이의 변화다. 강아지일 때 멍이는 응가 후 극도로 흥분한 상태를 보이거나 자신의 꼬리를 물려고 따라다니는 등 다소 산만하고 정신 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성견이 된 멍이는 응가 후에 딱히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자신의 꼬리를 물려고 따라다니지도 않는다. 말수(?)도 줄어들고 왠지 모르게 차분해졌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드는 것처럼 개도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드는 모양이다. 아니면 체력이 달려서 지친 걸까? (← 이것도 사람과 똑같다)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힘든 일이 있었거나 인간관계가 부대낄 때 개와 어울리면서 치유받는 저자의 모습도 좋았다. 개는 함부로 사람을 단정 짓거나 평가하지도 않고, 마음은 안 그런데 억지로 맞장구쳐줄 필요도 없으니 어떻게 보면 인간보다 어울리기 좋은 상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다들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걸지도. 개와 살면 좋은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매일 산책을 시켜줘야 하니 운동 부족이 될 염려도 없고 면역력도 높아진다. 가족과의 사이도 원만해지고 추울 때는 핫팩보다 따뜻하다. 이것 참 부럽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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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화가 완전판 1
무나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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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에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유명 화가 바르디의 저택에 레이먼드라는 청년이 찾아온다. 약속도 없이 찾아온 레이먼드는 응접실에서 기다리며 벽에 걸린 그림들을 둘러본다. 레이먼드는 그림에 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유독 한 점의 그림이 눈길을 잡아끈다. 그리고 커튼 뒤에 한 소년이 숨어 있는 걸 발견한다. 지저분한 얼굴과 허름한 옷차림으로 보아 이 저택의 시종인 것 같은 소년은 누구에게 들키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벌벌 떨며 두려워한다. 때마침 하인이 들어와 소년에게 욕을 하며 끌고 간다. 대체 그 소년은 누구이며 왜 거기에 있던 걸까.


무나무의 <대리화가>는 레이먼드와 이안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된다. 커튼 뒤에 숨어 있던 이안의 정체는 사실 이 저택의 시종이 아니라 '대리화가'이다. 이안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지만 부모는 그의 재능을 알아볼 줄 몰랐고, 우연히 이안의 그림을 본 바르디가 이안의 아버지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을 주고 이안을 샀다. 그날부로 바르디의 대리화가가 된 이안은 저택에 감금된 채 배불리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며 그림만 그리는 생활을 했다. 바르디는 이안의 그림으로 점점 더 유명해지고 부자가 되었지만, 정작 바르디의 그림을 그린 이안은 노예만도 못한 생활을 하면서 죽기만을 바랐다.


그런 이안이 레이먼드를 만난 건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이안은 응접실에서 레이먼드를 처음 봤을 때 자신의 그림을 그렇게 진지하게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내심 무척 기뻤다.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바르디 가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고 친절한 말투로 말을 건네주는 것도 좋았다. 이대로 평생 바르디의 저택에 갇혀 그림만 그리다 죽을 줄 알았던 이안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이먼드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이안에게 천운과도 같은 기회가 찾아온다. 화염에 휩싸인 바르디 가의 저택에 갇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다름 아닌 레이먼드였던 것이다.


'클래식 BL의 모범'이라는 띠지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이야기 구성이 탄탄하고 전개가 매끄럽다. 단순히 이안과 레이먼드의 사랑만 그리는 게 아니라 레이먼드를 좋아하면서도 그 마음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이안과 이안을 이용해 로트실트 백작에 대한 복수를 완성하려는 레이먼드의 속내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도 좋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나 여타 BL 만화에 비해 정사 장면이 적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던데, 나는 딱히 정사 장면에 큰 흥미가 없어서 <대리화가>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만화는 유명 화가의 대리화가로 살았던 이안의 복잡한 내면을 치밀하다 싶을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낸 점이 좋았다.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그림을 그렸을 뿐인데 그 그림이 나쁜 사람의 눈에 띄어 노예처럼 그림만 그리는 신세가 되고, 그렇게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잊어서 자신의 그림을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나타나도 믿지 못하게 되고, 마침내 그 사람을 믿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장벽이 나타나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안의 상황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다. 부디 이 두 사람에게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으면. 3권 나오자마자 바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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