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해피 쿠루네코 1
쿠루네코 야마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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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만 200만 부 이상 팔린 인기 만화 <쿠루네코>의 후속편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해피 해피 쿠루네코>. 내 기억에 <쿠루네코>는 저자가 부모님이 계시는 본가에 살면서 수많은 고양이들을 '냥줍'하고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만화였는데, 이번에 출간된 <해피 해피 쿠루네코>는 자신과 똑같이 냥줍이 취미이자 특기인 남편을 만나 역시나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만화다.


이 만화가 처음 출간된 2017년 당시 저자의 집에는 열 마리 정도의 고양이가 살고 있다. 1층에는 대장인 카라스봉을 비롯해 토메키치, 모모스케, 코윳키, 코테츠 등이 있고, 2층에는 톰, 코마, 코봉, 포코 등이 있다. 여기에 친구나 지인이 임시 보호를 요청한 고양이들이 들어왔다 나왔다 하면서 식구가 줄었다 늘었다 한다(고양이 식비만 해도 엄청나게 들 것 같다 ㄷㄷㄷ).


벌써 십여 년 가까이 고양이 집사로 살아온 저자는 이제 여간해선 고양이의 행동이나 습성에 놀라지도 않고 귀여운 짓을 한다고 카메라를 들이밀지도 않는다. 다만 고양이가 통통하게 살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 때나 평소에는 도도함을 넘어 시크하기까지 한 고양이가 웬일로 얼굴을 정면으로 들이밀 때는 자기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게 된다. 귀찮다고 안 하기에는 너무 너무 너무 귀엽기 때문이다(역시 귀여운 게 최고야!).


고양이가 건강할 때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벌써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먼저 보낸 저자는 고양이가 인간의 생각보다 쉽게 다치고 쉽게 병에 걸린다는 걸 안다. 열 마리 가까운 고양이와 함께 생활해도 한 마리라도 없으면 왠지 모르게 허전하고 영영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그 슬픔이 쌓여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가 너무나 소중하고, 오늘도 어디 집 없는 고양이가 있지는 않은지 찾아보게 된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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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의 연애
김표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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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카카오브런치 누적 조회수 88만을 기록한 인기 웹툰 <기타 등등의 연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작가 김표고는 10년 전 가네시로 카즈키의 책을 보면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범한 회사원에서 만화가로 전직해 첫 번째 책 <기타 등등의 연애>를 발표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다사다난했던 연애 스토리를 소개한다. 소심한 데다가 못 말리는 로맨티스트인 저자는 어디선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는 왕자님 같은 남자가 짠 하고 나타날 거라고 믿었다. 대학 가면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어른들의 말만 믿고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갔지만, 과에서 혼자 싱글인 채로 스물두 살이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 때부터 30대 초반까지 무려 100번의 소개팅을 했다. 그 중 몇 명에게는 애프터 신청을 받기도 했지만 사귀었다 싶게 만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저자가 지금의 남편을 만난 건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다. 트위터를 즐겨 하는 저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가 많이 겹치는 '최곰'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었다. 몇 달 동안 관찰해보니 취향이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해서 용기를 내 DM을 보냈다. 기타를 배우고 싶은데 추천할 만한 학원이나 선생님이 있느냐고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최곰은 자신이 기타를 잘 치니 가르쳐주겠다고 했고, 둘은 시간과 정소를 정해 만나기로 했다. 수업 첫 날. 그 전까지 트친(트위터 친구)에 불과했던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과 실명을 알게 되었고, 얼마 후 연인으로, 부부로 발전했다.


저자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 100명의 남자와 소개팅하고 울고 화내고 상처받았던 시간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취향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고, 힘들게 찾은 운명의 상대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더욱 깊이 사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혼기가 차서, 주위 압박에 떠밀려 억지로 결혼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소개팅 몇 번 더하고 그냥 적당히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면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기쁨을 영영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주변 친구들이나 독자들에게도 '이 사람이라면 적당히 괜찮지 않을까 하는 감정으로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하지 말고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사람으로 선택하길' 충고한다. 그런 사람을 찾을 용기와 기다릴 인내심 없이는 운명이다 싶은 사랑을 만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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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박스판 세트
신카이 마코토 지음, 코토네 란마루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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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장편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가 10월 30일 국내에서 개봉되었다. 이에 맞춰 만화 <너의 이름은> 박스세트가 절찬리에 발매되었다.


만화 <너의 이름은> 박스세트는 2017년 <너의 이름은> 개봉 당시 함께 발매되었던 만화를 박스세트로 재구성한 것이다. 박스세트에 포함된 만화 <너의 이름은> 1-3권은 기존에 발행된 단행본과 다름이 없지만, 고급스럽고 튼튼한 소장용 박스가 추가되었고 초판한정으로 종이 우표 스티커 2종, 일러스트 카드 3종, 티코스터 1종 등이 실려 있어 <너의 이름은>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만화책을 책장에 넣어 보관하면 책 윗부분이 빛에 닿아 누렇게 변색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만화책은 따로 박스를 구입해서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소장용 박스가 포함된 박스세트라서 반갑다. 초판한정 부록도 일러스트 카드, 종이 우표 스티커, 티코스터 이렇게 3가지나 있어서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너무 예뻐서 실제로 사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정도? (흔한 덕후의 마음 ㅎㅎㅎ)


이참에 오랜만에 만화 <너의 이름은>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원작의 감동을 만화가 코토네 란마루가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코미컬라이즈할 때 약간의 각색이 더해지거나 작화 수준이 낮아서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화 <너의 이름은>은 각색도 거의 없고 작화도 원작만큼 예쁘고 깔끔하다. <날씨의 아이> 만화판이 나온다면 이번에도 코토네 란마루 작가님이 작화를 맡아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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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1 - 시안 코믹스
쿄고쿠 나츠히코 원작, 시미즈 아키 그림, 강동욱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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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교고쿠 나츠히코의 소설 <우부메의 여름>을 읽었다. 믿고 읽는 작가가 강력 추천한 작품이라서 큰 기대를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잘 읽히지 않았다. 결국 전체 줄거리만 파악하는 수준으로 가볍게 읽은 후 책장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을 지인에게 털어놓았더니 그 지인이 <우부메의 여름> 만화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작화도 괜찮고 평도 좋았다.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바로 구입했다.


이야기의 배경은 패전의 상흔이 남아 있는 1950년대 도쿄. 삼류소설가 세키구치 다츠미는 오랜 친구인 교고쿠도가 운영하는 헌책방에서 장안을 떠도는 소문에 대해 토론한다. 유서 깊은 산부인과 가문의 딸이 임신한 지 20개월이 지났는데도 출산을 못하고 그 남편은 밀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소문이다. 헌책방을 나와 또 다른 지인인 에노키즈가 운영하는 탐정 사무소를 찾은 세키구치는 우연히 그곳에서 소문의 주인공인 여자의 언니 료코를 만난다. 세키구치는 에노키즈의 조수 역할로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사건 현장인 문제의 산부인과 병원을 찾게 된다.


<우부메의 여름>은 소설보다 만화나 영화로 만드는 편이 더 나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임신한 지 20개월이 지났는데도 출산할 기미가 없는 여자의 배, 밀실이나 다름없는 방 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남자, 세키구치가 사건 현장을 보고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이유 등을 전달하기에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더 적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만화를 보고 나서야 세키구치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사건 현장이 어떻게 보였는지, 왜 그렇게 보였는지를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처럼) 소설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난해하다고 여겼던 독자라면 만화판을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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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걸크러시 1~2 세트 - 전2권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걸크러시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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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역사는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히스토리(his-story)'이다. 그렇다면 이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허스토리(her-story)'를 써봐야 하지 않을까.


프랑스 만화가 페넬로프 바지외의 <걸크러시>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여성 위인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엮은 책이다. 제1권에는 클레망틴 들레, 은징가, 마거릿 해밀턴, 마리포사 자매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클레망틴 들레는 '수염 난 여자'인 자신의 특징을 감춰야 할 단점으로 여기지 않고 매력이자 자랑으로 삼았다. 그 결과 클레망틴과 남편이 운영한 카페 '수염 난 여자'는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클레망틴은 왕궁에 초대받거나 공연을 하면서 화려한 삶을 살았다. 은징가는 은동고와 마탐바 왕국(앙골라의 옛 이름)의 첫 여왕이다. 은징가는 젊어서는 물론 나이가 들어서도 직접 군대를 지휘하며 유럽 열강의 공세로부터 앙골라를 지켰다.


마리포사 자매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영웅이다. 이들은 독재자 트루히요의 집요한 공격과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독재 반대 운동을 하다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호주의 애넷 캘러먼은 최초로 여성을 위한 수영복을 만들었다. 1903년까지 호주의 여성들은 대낮에 수영을 할 수 없었고, 여성용 수영복이 있었지만 무겁고 불편한데다 거추장스러웠다. 캘러먼은 과감히 여성용 수영복의 거추장스러운 부분을 없애고 팔과 다리 부분을 잘라냈다. 그러자 경찰은 캘러먼을 외설죄로 체포했다. 비키니 수영복이 익숙한 요즘 사람들의 눈에는 상당히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보이는데도 말이다.


고대 그리스의 아그노디스는 남성만 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현실이 불만스러웠다. 생각 끝에 여성도 의학을 배울 수 있는 이집트로 가서 의학을 배웠고, 그리스로 돌아와 남장을 하고 의술을 행했다. 아그노디스가 여성 환자를 잘 본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질투한 남성 의사들이 아그노디스를 고발했다. 아그노디스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법정은 아그노디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그리스의 여성들이 법정으로 쳐들어와 남성 의사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비난했다(ㅋㅋㅋ). 결국 아그노디스는 사형을 면했고, 그리스에서도 여성이 의학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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