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 드러쿨레아 1
오쿠보 아키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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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의 모델이 된 왈라키아 공국(지금의 남 루마니아)의 왕, 블라드 3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 <블라드 드러쿨레아>가 출간되었다.


이야기는 15세기 중엽 왈라키아 공국에서 시작한다. 왈라키아 공국의 군주인 블라드 3세는 이제 막 군주의 자리에 올라서 강력한 권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왈라키아 공국은 오스만 제국, 헝가리 왕국 등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대국들에 둘러싸인 상태. 블라드 3세는 귀족들의 비호 아래 군주의 자리에 오르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귀족들의 세력이 워낙 막강해 자칫 그들의 의견에 반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가는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오스만 제국이 왈라키아 공국에 엄청난 조공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귀족들은 그만한 조공을 낼 여력이 없으니 거절하라고 말한다. 블라드는 고민 끝에 조공을 내기로 결정하고, 이에 격분한 귀족들은 블라드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성화를 부린다. 결국 블라드는 자신을 조종하려 드는 귀족들을 하나씩 자기 편으로 만들거나 제거하면서 서서히 권력을 장악하고, 표정 없는 얼굴 뒤에 숨겨진 강하고 독한 면모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드라큘라의 모델이 된 실제 인물이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것이 왈라키아 공국의 군주였던 블라드 드러쿨레아라는 사실은 몰랐다. 블라드 드러쿨레아가 대체 어떤 정치를 펼쳤기에 '흡혈귀'라는 악명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깔끔하고 섬세한 작화가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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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1 - 서세동점의 시작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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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을 지켜보면서 일본의 근대사에 관해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 6권을 읽게 되었는데, 한국인이 공부하기에는 낯설고 복잡한 일본의 근대사를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이참에 <본격 한중일 세계사> 전(全) 시리즈를 읽어보기로 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1권의 제목은 '서세동점의 시작'이다. 이 책은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19세기 이전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가볍게 훑어본 다음, 서양 제국주의가 일본과 중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한다. 아편전쟁 이전까지 서양의 군사력과 경제력이 동양의 군사력과 경제력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그렇다면 서양은 어떻게 동양을 능가하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정답은 '산업혁명'이다.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서양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배경과 그 과정을 자세히 알려준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데에는 면직물 산업의 공이 크다. 17,18세기 전후로 인도산 면직물이 유럽을 장악했고, 이를 눈여겨본 영국이 인도에서 면화를 수입해 면직물을 만들어 파는 시스템을 생각해 냈다. 이 과정에서 면직물을 보다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방직기, 방적기 등이 발명되었고, 그 결과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생산 단가가 낮아졌다.


문제는 면직물 산업으로 큰돈을 번 영국이 더 많은 돈을 영구적으로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면서 생겨난다. 기업가가 더 많은 돈을 영구적으로 벌기 위해선 해당 산업을 독점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영국은 면화를 공급하는 인도를 식민지로 삼아 더욱 저렴한 값에 독점으로 원료를 확보하고, 동인도 회사를 통해서만 거래하게 함으로써 타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는 초기 제국주의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형성한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차와 도자기를 수입하는 데 막대한 은을 사용하게 되고, 막대한 무역 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국에 아편을 팔기 시작한다. 중국인들이 엄청난 속도로 아편을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영국의 무역 적자 역시 엄청난 속도로 줄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다. 아편을 팔고 싶어 하는 영국과 이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가 충돌해 벌어진 사건이 바로 아편전쟁이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이제까지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유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국내 정치를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정한론을 내세워 조선을 침략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따르면 유럽인들이 중국산 면직물을 일본에 팔아 이익을 취하는 중개무역을 시도하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유럽인을 중간에 끼지 않고 중국과 바로 교역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한다. 일본에서 일찍이 네덜란드로부터 들여온 서양 학문, 즉 '난학'이 발전한 것은 알았지만, 난학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에도 막부가 강력한 쇄국 정책을 시행하는 동안 유일하게 인정된 서양 학문인 난학은 비록 당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으나 훗날 일본이 서구화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만약 비슷한 시기에 조선에도 난학과 비슷한 학문이 발전했고, 본격적으로 서구화를 하지는 않아도 서양에서 어떤 학문이 융성하고 어떤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지 꾸준히 정보를 수집했다면 한국사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은 만화 특유의 재치와 유머도 돋보인다. 아재 개그를 딱히 싫어하지 않는 나는, 굽시니스트 작가 특유의 말장난과 인터넷, SNS에서 유행하는 밈을 이용한 개그가 나올 때마다 빵빵 터졌다. 각각 따로 배우면 한도 끝도 없는 한중일의 역사를 몇 권의 책으로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니 참 좋다. 사실 추석 연휴 동안 천천히 읽을 생각이었는데, 택배로 받자마자 1권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2권까지 쭉 읽었다. 이 속도라면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전 시리즈를 완독할지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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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칸 슬로프 모험 보험 1
니시 요시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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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모험을 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실종되거나 급기야 사망에 이르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모험자들을 위한 보험, 즉 '모험 보험'이다.


니시 요시유키의 <라이칸 슬로프 모험 보험>은 '라이칸 슬로프'라는 이름의 모험 보험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표지 한가운데에 있는 안경 쓴 사람이 라이칸 슬로프 모험 보험의 사장이다. 약해 보이는 인상 때문인지,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보험금을 왜 이것밖에 안 주느냐고 따지러 와서 그의 멱살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표지 왼쪽에 있는 짧은 스커트 차림의 여성이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나 문제를 해결한다. 그가 바로 라이칸 슬로프 모험 보험의 사장 경호원이자 하나뿐인 직원(부장)이다.


괴물이 자주 출현하고 괴물을 잡으러 떠나는 모험자가 늘어나면서, 모험을 떠났다가 안 좋은 일을 겪고 보험금을 타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러다가는 적자 상태가 되고 회사가 망할 거라고 생각한 사장과 부장은 직접 손을 쓰기로 한다. 모험자가 안 좋은 일을 겪지 않게 - 보험금을 타지 않게 - 자신들이 먼저 마법을 사용해 괴물을 물리치는 것이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 했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기발하면서도 현실적인 설정이다. 소심한 남자 사장과 거친 여자 부장이라는 의외의 조합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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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트리니티 1
아마이치 에소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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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의 트리니티>의 무대는 꽃과 나무가 풍성한 나라 워델세람 왕국. 주인공 루카는 고아원 출신으로, 지금은 파트너 실번과 함께 의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날 루카와 실번은 왕국의 공주 노엘의 부름을 받고 왕궁으로 향한다. 자신들이 도둑이라는 사실을 들켰다고 생각한 루카와 실번. 뜻밖에도 노엘은 이 나라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귀족들을 잡는 일을 함께 하지 않겠느냐고 루카와 실번에게 제안한다. 공주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루카와 실번은 일단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왕궁의 트리니티>는 정의로운 도둑과 의협심 많은 공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알라딘>을 연상케 한다. 특히 백성들의 생활에 관심이 많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나쁜 귀족을 잡기 위해선 남장도 불사하는 정의로운 성격의 공주 노엘은 <알라딘>의 재스민을 쏙 빼닮았다. <알라딘>과 다른 점은 노엘과 루카, 실번이 힘을 합쳐서 나쁜 귀족을 잡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노엘과 루카가 다양한 꾀를 써가며 나쁜 귀족들을 잡는 모습을 보면서 <알라딘>이 영화가 아니라 장편으로 연재되는 만화였다면 이런 전개가 이어졌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내용도 흥미진진하지만 작화 또한 훌륭하다. 알고 보니 이 만화를 그린 아마이치 에소라 작가는 데뷔 전부터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작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밝고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러브 코미디를 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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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괴담
이토 준지 외 4인 그림, 아즈미 준페이 원작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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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괴기 만화의 대가 이토 준지를 비롯한 5인의 만화가가 참여한 앤솔로지 북이 나왔다. 제목은 <산괴담>. 산행기 괴담으로 유명한 일본의 공포 작가 아즈미 준페이의 대표작 <산의 영이기>를 각자 자신의 화풍으로 표현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토 준지가 그렸다. 9월 초순의 어느 날. 험하기로 유명한 H다케의 산장에 세 사람이 모여 있다. 자기 소개를 마친 세 사람은 며칠 전 이 H다케에서 일어난 기묘한 조난사고에 대해 말한다. 상당히 노련한 등산객으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H다케를 왕복하고 오겠다'라며 산장을 떠났다가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언론에는 단순한 실족사로 보도되었지만, H다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 여성이 H다케에서 종종 일어나는 기묘한 일을 당한 게 분명하다고 확신한다.


원작자 아즈미 준페이는 직접 산을 타면서 경험한 일이나 다른 등산객들로부터 수집한 이야기를 '산악 괴담'으로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일본은 국토의 약 73퍼센트가 산인 만큼, 산이 배경인 괴담도 많다고 한다. 실제로 산은 날씨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지형 지물에 의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생사의 고비를 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나 생사의 고비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산괴담>에는 이 밖에도 이토 미미카, 이노카와 아케미, 이마이 다이스케, 요시토미 아키히토 등 유명 작가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원작자 아즈미 준페이와 이토 미미카의 스페셜 산(山) 대담, 아즈미 준페이의 후기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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