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즈미 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2
모스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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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즈미 군, 분위기 파악하나요?> 1권을 읽은 지 한 달도 안 된 것 같은데 그새 2권이 정발되었다. 안 그래도 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던 만화라서 빠른 속도로 정발되어 그저 좋을 따름... ^^





교내 최고의 인기녀 '사쿠라 에리카'는 요즘 짝사랑에 푹 빠졌다. 상대는 바로 같은 반 남학생 '쿠즈미'. 평범하고 키도 작고, 별 볼 일 없고, 게다가 분위기 파악도 못 하는 남자애지만 에리카는 그런 쿠즈미가 신경 쓰여 미칠 지경이다. 교내 최고의 인기녀로서 도도함이 하늘을 찌르는 에리카는 자신이 쿠즈미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다(그저 '신경 쓰일' 뿐이다).





개학 직후, 반 아이들은 여름 방학 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드느라 바쁘다. 교내 최고의 인기녀인데도 쿠즈미 이외의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에리카는 방학 내내 '방콕'에 있었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런 에리카의 귀에 들려온 쿠즈미의 여름 방학 사정. 글쎄 '그 쿠즈미'가 여름 방학 동안 '클럽'에 갔다 왔다지 뭔가. 대체 쿠즈미는 여름 방학 동안 '클럽'에서 뭘 한 걸까. 나도 에리카만큼 궁금했다(실상은... ^^).





에리카가 오매불망 쿠즈미만 생각하는 동안, 자나 깨나 에리카만 생각하는 남자애가 등장한다. 그의 정체는 교내 최고의 인기남 '미사키'. 에리카가 쿠즈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미사키는 쿠즈미가 자신의 적수가 되기엔 너무 평범하고 별 볼 일 없는 녀석이라서 안심하는 한편, 그런 녀석이 에리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사실에 열등감을 느낀다. 불쌍한 미사키. 하필이면 자기 좋다는 여자애들 다 놔두고 (쿠즈미를 좋아하는) 에리카를 좋아해서... ^^





내가 이 만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쿠즈미의 절친인 '치바 하루나'다.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연상시키는 무서운 인상과 달리 여리고 착한 내면을 지닌 치바. 그런 치바가 안 좋은 첫인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눈물겹... 다기엔 너무 우습다 ^^ 치바 캐릭터가 워낙 좋아서 나중에 치바를 주인공으로 외전이 나왔으면 싶을 정도. 작가도 치바의 매력을 인정하는지, 서브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치바의 분량이 적지 않아 치바의 팬(!)으로서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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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소녀 히나타짱 1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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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유치원생 소녀 '히나타'는 친구들로부터 "히나타는 왠지 할머니 같지 않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유치원 마당에서 친구들이 뛰어놀 때 혼자 툇마루에 앉아 엽차를 마시지 않나, 감기에 걸린 친구를 위해 무를 설탕에 절인 '무사탕'을 직접 만들어 오지 않나, 하는 말이나 행동이 영 유치원생 답지 않기 때문이다.





감도 좋지. 사실 히나타의 정체는 88세 할머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환생한 '애늙은이'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간 후 88세를 일기로 천수를 다한 '토요 할머니'는 어쩐 일인지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다시 태어났다. 가족은 물론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이 할머니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상태('몸은 아이, 두뇌는 어른'인 명탐정 코난이 떠오른다...).






히나타는 겉모습대로 아이처럼, 유치원생처럼 말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지만 88세 할머니의 '연륜'을 쉽게 숨기지 못한다. 순간순간 할머니의 지혜가 툭툭 튀어나오는 것도 그렇고, 오래된 것에는 쉽게 적응하면서 새로운 것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다. 어린 여자애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 조림이라니 ^^ 그런 히나타 때문에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귀엽다. 보고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히나타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사쿠야'라는 여자아이로부터 의미심장한 질문을 받는다. "넌 어디서 죽은 누구야?"라는. 사쿠야는 히나타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환생한 이유를 알고 있는 걸까. 애초에 히나타는 왜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환생한 걸까. 히나타가 잘려나간 기억의 편린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몹시 기대된다. 어서 2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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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풍전
정욱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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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책날개를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책날개에 나온 저자 정욱의 이력이 대단해도 너무 대단해서다. 


저자 정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자이자 만화출판 발행인이자 만화가다. 1946년 생인 그는 신동헌 화백 문하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수학해 <소년한국일보>, <일간스포츠>를 중심으로 <아기유령>, <이춘풍전>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1973년 '원프로덕션'을 설립한 이후 일본 도에이영화사와 TV애니메이션 제작 계약을 체결해 <은하철도 999>, <캡틴하록>, <천년여왕> 등을 제작, 수출했으며, 1977년 '대원동화(주)'를 설립해 <떠돌이 까치>, <달려라 하니>, <지구용사 벡터맨> 등 유수한 작품을 제작했다(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영심이>도 이 분이 제작했다고).





1992년에는 '도서출판 대원(주)(현 대원씨아이)'를 설립해 만화 잡지 <소년챔프>, <영챔프>, <이슈> 등을 발행했고, 1996년에는 '(주)학산문화사'를 설립해 <찬스>, <부킹>, <파티> 등을 발행했다. 창간호부터 사모았던 <파티>를 여기서 다시 볼 줄이야...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전설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 올해 초 개봉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너의 이름은> 등을 국내에 들여온 것도 그가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대원미디어'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작품과 만화 잡지, 단행본 등이 전부 그의 손을 거쳤다니. 만화 팬으로서 그저 존경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백 번 절을 해도 모자랄 것 같다.




이 책은 그가 1970년대 스포츠신문에 연재했던 <이춘풍전>과 <호질>을 담고 있다. 당대 최고의 만화가라면 누구나 거쳤던 스포츠신문 연재만화였던 만큼 작품성과 재미가 보장된다. <이춘풍전>은 조선 후기에 민간에서 유행한 대중 소설로, 두 차례나 가산을 탕진한 어리석은 이춘풍의 일대기를 통해 부조리한 시대상과 허세에 찬 양반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정욱의 만화 <이춘풍전>은 원전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게 각색하고 사회 풍자의 요소를 덧입혔다. 그림체는 요즘 유행하는 그림체와 거리가 멀지만, 원전이 워낙 탄탄한 데다가 각색이 재미있다. 조선 시대 사람 이춘풍이 영어를 읊조린다든가, 갑자기 장면이 전환되어 당대의 세태를 비판한다든가 하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이춘풍전> 원전을 읽지 못한 독자라면 이 만화로 대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박지원의 대표작 <호질전>도 실렸다. 호질은 '호랑이의 꾸지람'이라는 뜻으로, <호질전>은 표리부동하고 위선적인 인물인 북곽 선생을 통해 당시 양반 계층의 부패한 도덕관념과 허위의식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 또한 고전 문학 시험에 빈번하게 출제되는 중요한 작품인 만큼 원전을 접하지 못한 독자라면 이 만화를 통해 접해도 좋을 듯. 원전을 재미있게 각색해 실컷 웃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마음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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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떠나는 두근두근 교토산책
시로 후쿠로샤 지음, 조민경 옮김, 다이라 사토코 원작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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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떠나는 두근두근 교토산책>은 지난주(벌써!)에 다녀온 교토 여행을 준비하면서 구입했던 책이다. 만화라서 부담 없이 쉬엄쉬엄 읽기 좋고, 만화인데도 나름 알차고 유니크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저자 다이라 사토코는 교토 소재의 대학에 진학하면서 교토와 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 도쿄로 이사한 후에도 돈과 여유가 생기면 교토를 방문해 교토의 숨겨진 명소, 맛집, 디저트 가게 등을 샅샅이 훑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교토 여행 필수 코스는 에이칸도 부근에서 긴카쿠지 부근까지 이어지는 '철학의 길'이다. 철학의 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기미야'에서 '마메칸(콩을 달착지근하게 조린 디저트)'을 먹고, 점심 먹을 시간이 되면 프렌치 반찬 가게 '살짝궁 프랑스'에 들러 '빵 도시락'을 먹거나 '료쿠안'에 들러 화과자를 먹는다. 5월 말에서 6월 사이, 밤에 철학의 길을 걸으면 반딧불이를 볼 수도 있다.





니조성(니조조)에서 가까운 JR 니조 역 근처의 '교토 산조카이 상점가'에는 저자가 교토 전역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파는 가게가 있다. 바로 '야노지사쿠엔'의 '녹차 소프트아이스크림'이다. 우지에서 재배한 녹차로 만든 이 소프트아이스크림의 가격은 단돈 160엔. 지역의 아이들이 용돈으로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다(일본은 소프트아이스크림 가격이 300~500엔 대 정도로 한국보다 비싸다. 맥도날드는 100엔.).





교토 여행을 할 때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버스지만, 체력이 좋으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교토 시내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 또는 호텔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교토의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다. 이 밖에도 교토에서 직접 살아보고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방문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깨알 같은 정보가 담겨 있다. 좌선 체험, 기모노 체험, 가죽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기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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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진 구루구루 애장판 1
에토 히로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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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내게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는 그야말로 '전설'처럼 기억되는 만화다. <슬램덩크>, <세일러문> 등 지금도 일본 만화계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이 줄줄이 나오는 가운데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가 발했던 존재감이란. 아무리 봐도 용사와 마법 소녀라기보다는, 같은 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같은 '니케'와 '코코리'가 딱히 목적도 없고 의욕도 없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모험을 즐기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바로 그 만화가 올해 7월 애니메이션 <마법진 구루구루>로 리메이크되었고, 그에 맞춰 <마법진 구루구루 애장판> 1권과 2권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과 원작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애장판은 번역상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일단 제목이 다르다. 한국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제목은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인데 원작과 애장판의 제목은 <마법진 구루구루>다. 여자 주인공 이름은 '코코리'가 아니라 '쿠쿠리'다. 니케는 '용사'가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난 것이 아니라 '용자'가 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 밖에도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찾아보면서 읽으면 재밌겠다.





<마법진 구루구루>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건데, 니케는 뺀질뺀질 하게 굴고 허풍 떨 때가 가장 니케답고 귀엽다. 용자가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니케는 뺀질뺀질한 녀석이었다. 젊은 시절 용자가 되고 싶었던 니케 아버지는 니케가 자신의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랐고, 그리하여 니케가 딱히 원하지 않는데도 용자가 되기 위한 여행을 보낸다. 아버지가 젊을 때 썼던 낡은 투구를 선물로 주자 이런 게 내 스타일이라며 폼 잡는 니케. 그런 니케를 꼴 뵈기 싫어하며 날려 버리는 니케 아버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





니케가 뺀질뺀질 하지만 귀염성이 있는 딱 그 나이대의 남자아이라면, 쿠쿠리는 그동안 어떤 사연 때문에 그 나이대로 살 수 없었던, 조금은 불쌍한 여자아이다. 쿠쿠리는 '미구미구족'이 발견해 자기들만이 써온 마술인 '구루구루'를 펼칠 수 있는 미구미구족 최후의 생존자다. 13년 전 미구미구족의 생존자라는 남자가 찾아와 구구루루 교전(敎典)과 쿠쿠리를 노파에게 맡겼고, 노파는 남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쿠쿠리를 집 안에 가둬놓고 키웠다. 


노파로서는 쿠쿠리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지만, 쿠쿠리로서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이 혼자서 생활하는 것이 답답했고, 미구미구족 최후의 생존자로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마법 공부만 하는 것이 지겨웠다. 그러던 차에 스스로를 용자라고 일컫는 니케가 나타나 함께 모험을 떠나자고 하니 반가울 수밖에. 어려서부터 힘든 나날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고 씩씩한 쿠쿠리가 나는 참 좋다.





<마법진 구루구루> 전체를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니케와 쿠쿠리가 모험을 떠나기 직전에 시장에서 모험에 필요한 물건을 사는 대목이다. 생애 처음으로 시장에 가본 쿠쿠리는 예쁜 옷도 사고 싶고 액세서리도 사고 싶다. 하지만 알고 보니 쿠쿠리가 입고 있는 칙칙한 망토가 방어력이 가장 높은 데다가 충동구매를 하면 안 된다고 니케가 말려서 쿠쿠리는 마음을 접는다. 그런데 저 멀리서 달려온 니케가 쿠쿠리에게 뭔가를 건네준다. 그것은 니케가 자신에게 필요한 철검을 사고 남은 돈으로 산 꽃장식 머리핀 ^^ 평소에는 뺀질뺀질하고 허세가 가득해도 쿠쿠리 마음은 기가 막히게 아는 니케가 귀엽다 ^^





<마법진 구루구루>의 인기 캐릭터 '북북춤 할아버지'도 오랜만에 보니 참 반가웠다. 북북춤 할아버지가 등장하는 순간 북북춤 할아버지 전용 배경 음악(띠라디라디라 띠라디리라~)이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든 건 내 착각일까 ^^ 이제 보니 북북춤 할아버지가 일본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를 닮은 듯하다 ^^





<마법진 구루구루>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깁플도 나온다(깁플 오랜만이야 ㅠㅠ). 난 이렇게 얼굴이 몽실몽실하고 표정이 묘한 캐릭터가 좋다 ^^ 이제 보니 깁플이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어피치를 닮은 듯하다(아니, 어피치가 깁플을 닮았다고 해야 하는지도) ^^





<마법진 구루구루 애장판> 1권에는 초판 한정 부록인 아크릴 스탠드가 포함되어 있다.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를 봤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러 애장판을 소장하게 될 줄이야. 이 스탠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뭉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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