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잘하는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
고메다 마리나 지음, 박연정 옮김 / 한빛라이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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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프리랜서인 나는 오래전부터 재택근무를 해왔지만, 재택근무 경험 없이 직장에서만 일하다 갑자기 집에서 일을 하게 된 사람들은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일본의 정리수납 어드바이저인 저자는 집에서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 '정리법'을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사무실이나 독서실에서는 집중이 잘 되는데 집에서는 집중이 잘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일 또는 공부를 하다가 딴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시각을 자극하는 것이 너무 많아서일 수 있다고 한다. 일 또는 공부와 상관없는 책이나 잡지, 스마트폰, 잡다한 문구류, 음식, 사진 등이 시야에 들어오면 아무리 집중하려고 애써도 집중할 수 없게 되고,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과 공부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집중력이 높아지는 방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다음의 팁을 제시한다. 


1. 책상에 물건을 두지 마라 : 기본적으로 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가장 좋다. 빨리 집중하고 싶다면, 우선 메모지에 해야 할 일을 적는다. 그런 다음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전부 치운다. 책이나 문서, 문구류는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꺼내서 사용하고, 사용 후 반드시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컴퓨터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 등도 가능한 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적은 상태로 만든다(모니터 암,  무선 키보드, 무선 마우스 등 활용). 


2.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가까이 둔다 :  저자는 물건을 '사용 빈도'에 따라 일일 폴더(오늘 사용한 물건) - 주간 폴더(일주일 이내에 사용한 물건) - 월간 폴더(1개월 이내에 사용한 물건) - 연간 폴더(1년 이내에 사용한 물건) 순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 일일 폴더는 (책상 위가 아니라) 책상에서 손이 닿는 범위에 놓은 공간 박스 상단에 보관하고, 주간 폴더는 공간 박스 중, 하단에 보관한다. 월간 폴더는 벽장이나 옷장의 핸디존, 연간 폴더는 창고에 보관한다. 어느 폴더에도 해당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하게 처분한다. 


이 밖에도 정리에서 인테리어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종이나 옷은 버리지 말고 공유한다, 책 정리법, 서류 정리법, 책상과 의자 선택 방법, 소형 디지털 기기 선택 방법, 어댑터 정리법 등 다양한 정리법과 정리 기술을 소개한다. 내용이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며,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과 사진 자료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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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과 미오의 예술기행 - 카프리초스에서 앨범까지
이경희 지음 / Spanner Studio(스패너스튜디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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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 <방람푸에서 여섯날>을 읽고 팬이 된 이경희 작가의 책이다. 처음 책을 샀을 때 가격에 비해 사양이 너무 좋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드커버 양장본인 데다가 사이즈도 일반 단행본에 비해 훨씬 크고, 심지어 형식은 그래픽 노블. 내용도 알차고, 이경희 작가님 그림 좋은 거 말해 뭐해... 근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한 정가가 겨우 15,000원!!! 인터넷 서점에서 10퍼센트 할인받으면 13,500원!!! 여러분 이 책 사세요... 두 권 사서 한 권은 친구한테 선물하세요...! (=나)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인 미오(이경희 작가)와 만화가, 화가인 하울은 8년 차 부부다.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릴 텐데도 그림에 대한 갈증이 컸던 두 사람은, '그림만 실컷 보고 오는 여행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프랑스 파리를 떠올렸다. 파리에는 부부가 좋아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도 많고, 프랑스가 만화로 유명한 만큼 만화 서점이나 사람들이 만화를 즐기는 방식을 볼 수 있는 장소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2015년 가을과 2017년 여름, 두 번에 걸쳐 파리를 여행했다. 일정의 최우선은 당연히 그림이었다. 프티 팔레에서는 고야를 비롯한 낭만주의 화가들의 판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감상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 이전부터 인상주의, 인상주의 후기의 미술 작품들을 보았다. 퐁피두 센터 현대 미술관에서는 20세기의 현대 미술 작가들과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들을 만났다.


2015년 파리 여행 중에는 만화가 출판 시장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만화 강국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들렀다. 르네 마그리트 뮤지엄과 만화 서점, 벨기에 만화 센터, 캐릭터 피규어 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파리에도 적지 않은 수의 만화 전문 서점이 있다. 참고로 프랑스어권에서는 만화를 '방드 데시네(Band Dessinee)'라고 부르며, 줄여서 '베데(BD)'라고 말한다. BD 문화권에서 출판되는 단행본 형태의 책은 '앨범(Album)'이라고 부른다. 


그림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저자 부부처럼 그림만 실컷 보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프랑스 사람들이 만화를 좋아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벨기에도 만화 강국이라고 하니 언젠가 프랑스와 벨기에 모두 가보고 싶다(그전까지 프랑스어 공부에 진척이 있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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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의 말 - 삶이 작품이 된 예술가, 집요한 낙관주의자의 인터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아녜스 바르다 지음, 제퍼슨 클라인 엮음, 오세인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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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다루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고 여전히 애정하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이미지를 다루는 일을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특히 영화는 텍스트를 이미지로, 영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한층 더 복잡하고 어렵고, 그래서 더 매력적인 일처럼 보인다. 그래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 그중에서도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이 있고 호기심이 있다. 


아녜스 바르다의 인터뷰집 <아녜스 바르다의 말>을 읽은 것은, 그런 동경과 호기심에서이다. 사실 나는 아녜스 바르다의 엄청난 팬은 아니다. 그의 영화 중에 본 작품이라고는 2017년작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이 유일하다. 이 책은 내가 아는 바르다의 영화 세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제부터 알아갈 바르다의 영화 세계를 미리 공부하기 위해 읽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실제로 이 책을 통해 바르다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이 매우 많다. 


첫째는 바르다가 처음부터 영화감독을 지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1928년생인 바르다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졸업 후 사진가로 일했다. 그러다 우연히 영화계 인사들과 사귀게 되었고, 1954년 첫 영화 <라 푸앵트>를 발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때까지 바르다가 본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다섯 편이 고작이었다. (이때만 해도 영화는 지금처럼 주류 미디어가 아니었다.)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아서 영화 문법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 자신을 누벨바그의 대모로 만든 것 같다고 바르다는 말한다. 


둘째는 바르다가 자신의 삶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1972년 아들 마티외가 태어나면서 몇 년 간 집에서 육아에 전념하게 된 바르다는, 어머니가 되었다는 사실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구속하고 제한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었다. 집 창고에 있던 90미터 길이의 전선을 꺼내 집안 콘센트에 꽂고 '탯줄'처럼 쥔 채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만든 영화 <다게레오타입>이 그것이다. 


2000년 작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도 바르다가 길거리에서 음식물을 줍거나 집어 드는 사람들을 본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과거에는 저런 사람들이 많았다는 생각을 하다가 어릴 적의 기억을 떠올렸고, 그 기억은 그를 장 프랑수아 밀레의 명작 <이삭 줍는 사람들>로 데려갔다. 이런 식으로 일상에서 어떤 광경을 보고 흥미를 느끼고, 흥미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는 발상의 방식, 사고 과정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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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20세기 - 오늘의 클래식, 시대의 아이콘, 나의 취향이 된 20세기 걸작들의 문제적 탄생기
김재훈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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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분야의 아이콘들을 그래픽 노블로 소개하는 형식의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프, 전쟁 포스터, 디저트, 자전거, 철도, 2부에는 바우하우스, 타이프페이스, 펭귄북스, 솔 바스, 의자, 자동차, 마터호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3부에는 도무스, 위스키, 로버트 크럼, 팝아트, 비저네어, 하비에르 마리스칼이 나온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라이프, 펭귄북스처럼 지금도 유명한 잡지, 책의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자전거나 의자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겨 사용하는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를 그림으로 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이 책을 보니 20세기 문화의 특징은 산업, 상업과의 연계인 것 같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프 같은 잡지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언론 및 광고 산업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고, 자전거, 철도, 의자, 자동차 등이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 따르는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디저트나 위스키처럼 유럽 일부 지역에서 주로 소비되던 아이템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것 역시 교역의 발달, 세계화 등과 관련이 있을 터. 콘셉트도 좋고 내용도 좋고 작화도 좋아서 2권, 3권도 계속해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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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 - 그림으로 남긴 순간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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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진보다 그림이 풍경이 담고 있는 분위기나 정서를 더욱 잘 표현하기도 한다. 여행 드로잉 작가 리모 김현길의 책 <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를 읽으며 여실히 느꼈다. 저자 리모 김현길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여행과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여행 드로잉 작가가 되었다. 


저자의 전작 <혼자, 천천히, 북유럽>이 워낙 좋았기에 신간도 많이 기대했는데 읽어보니 역시 좋았다.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제주를 여행하면서 직접 보고 화폭에 담은 그림들과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는 학부생 시절부터 한 달이 멀다 하고 제주를 들락날락했을 만큼 제주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제주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섬의 다양한 표정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을 주었고, 여행 드로잉 작가가 되고 나서는 매혹적인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잠시 즐기다 떠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오래오래 들여다보고 알아갈 가치가 있는 장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졌다. 


책을 펼치면 먼저 여행 드로잉을 위한 준비물이 나온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연필부터 펜, 만년필, 붓, 수채물감 등 다양한 도구의 특징 및 장단점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야외에서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장비(스케치북, 화판, 전용 가방, 의자 등)를 고를 때에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등이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목차는 동쪽 마을, 원도심과 동지역, 서쪽 마을, 중산간 마을 순으로 되어 있다. 처음에는 낯선 지명이 많았는데 읽다 보니 만춘서점, 소심한책방 등 익숙한 가게명이 많이 보여서 반가웠다. 카페 서연의 집(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을 비롯해 인기 있는 제주 카페, 제주 맛집 정보도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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