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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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근 유치원'에 아기 토끼가 전학을 온다. 아기 토끼의 눈에 담임인 곰 선생님은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무식하게 힘'만' 센 존재다. 선생님도 싫고 같은 반 아이들도 싫은 아기 토끼는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쓴다. 그랬던 아기 토끼가 어느 날부터 확 바뀐다. 곰 선생님이 아기 토끼가 그린 코끼리를 보고 멋있다고 칭찬해 주고, 같은 반 아이와 싸울 때 아기 토끼의 편을 들어주고, 다른 아이들 몰래 아기 토끼에게만 사탕을 준 후의 일이다. 


그날 이후로 아기 토끼는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말에도 유치원에 가고 싶다며 엄마 아빠를 조른다. 하원 시간에는 곰 선생님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서 곰 선생님과 엄마 아빠 모두를 난처하게 만든다. ("집에 안 가. 난 선생님이랑 결혼해서 맨날 맨날 같이 놀 거야!") 엄마 아빠는 당황해하면서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듯 쿡쿡 웃는다. 곰 선생님도 퇴근길에 아기 토끼와의 일을 떠올리며 빙그레 웃는다. 


안녕달 작가의 <당근 유치원>은 제목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용의 그림책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 아빠라면 깜찍하고 순수한 아기 토끼의 모습에서 아이의 모습을 떠올릴 것 같다. 아이가 없는 나는 아기 토끼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나도 아기 토끼만 했을 때는 아기 토끼 못지않은 '금사빠'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사랑을 두려워하고 사랑 표현에 주저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솔직한 동심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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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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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즐겨 찾는 오픈 채팅방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랑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인 '솔'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 사랑은 솔의 무뚝뚝한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솔의 좋은 면을 깨닫게 되고, 사랑과 솔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외모도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사랑과 솔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부러움인지 시샘인지 모를 시선을 던진다. 급기야 한 친구가 사랑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 이솔 걔 레즈비언이야. 완전 유명했어. 중학교 때." 


조우리의 소설 <오! 사랑>은 두 여성 청소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로, 사랑보다는 성장에 더 무게를 둔다. 중산층 가정의 외동딸로 무탈하게 자란 사랑은 솔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자기 자신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때가 되면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직업을 가지고 (이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거라는 생각에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는 사랑은, 대학에 가지 않고 타투이스트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질 것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국에서 자유롭게 살 거라는 솔의 말에 큰 자극을 받는다. 


급기야 사랑은 솔과 함께 '가출'을 감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가족들을 얻게 된다. 사랑은 가족인데도 전혀 다른 환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를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한 걸까. 개개인의 행복에 반하는 관습이나 문화를 반드시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성장과 사랑에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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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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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다. 어느 날 즐겨 찾는 오픈 채팅방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한 사랑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인 '솔'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 사랑은 솔의 무뚝뚝한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솔의 좋은 면을 깨닫게 되고, 사랑과 솔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외모도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사랑과 솔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본 친구들은 부러움인지 시샘인지 모를 시선을 던진다. 급기야 한 친구가 사랑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 이솔 걔 레즈비언이야. 완전 유명했어. 중학교 때." 


조우리의 소설 <오! 사랑>은 두 여성 청소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소설로, 사랑보다는 성장에 더 무게를 둔다. 중산층 가정의 외동딸로 무탈하게 자란 사랑은 솔과의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자기 자신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때가 되면 남들처럼 대학에 가고 직업을 가지고 (이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거라는 생각에 한 번도 의문을 품은 적이 없는 사랑은, 대학에 가지 않고 타투이스트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질 것이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외국에서 자유롭게 살 거라는 솔의 말에 큰 자극을 받는다. 


급기야 사랑은 솔과 함께 '가출'을 감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새로운 가족들을 얻게 된다. 사랑은 가족인데도 전혀 다른 환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자신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진 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를 사랑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대체 누가 어떻게 정한 걸까. 개개인의 행복에 반하는 관습이나 문화를 반드시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성장과 사랑에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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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거니즘 만화 - 어느 비건의 채식 & 동물권 이야기
보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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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 예술가 중에 비건인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비거니즘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아직' 비건이 되지는 못했다. 1킬로그램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 2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그마저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기른 소들을 도축해 얻으며, 이는 소뿐만 아니라 돼지, 닭, 오리 등 수많은 다른 동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비건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식탁 위에 고기반찬이 있으면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먹어버리는 게 현재의 나다.


그래도 언젠가는 비건이 되고 싶어서 읽은 책이 보선 작가의 책 <나의 비거니즘 만화>이다. 주인공 '아멜리'는 어느 날 텔레비전을 켰다가 미식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르 풍미가 화아아악", "겉은 바삭한데 속은 핏물이 촉촉하니. 캬. 예술인 거죠."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흘려들었을 말인데 그날따라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생명체의 살점을 두고, 풍미니 예술이니 같은 말을 하는 장면이 기괴하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아멜리는 그때부터 비거니즘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해 몇 년 후 비건이 되었다. 비거니즘이란 "종 차별을 넘어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동물의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나 철학"을 일컬으며, 이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비건'이라고 부른다. 비건은 동물이 사용되거나 동물이 생산한 음식을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털과 가죽이 사용된 의류, 동물실험이 이루어진 화장품 등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고, 동물을 대상화하거나 착취하는 서비스에 반대하고, 동물과 공존하기 위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비거니즘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혐오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완벽한 비건으로 살기가 어렵다며 자책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비거니즘은 여러 가지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이므로 모두가 따르지 않아도 되고 그래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신념에 따라, 입장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식 또는 방법으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것이 전혀 실천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완전한 비건 한 사람보다 불완전한 비건 열 사람이 낫다는 말이 그래서 생겼다.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보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슬퍼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귀찮더라도 진실하게 살고 싶다. 슬픔이 많아지더라도 다른 존재에게 고통 주며 살고 싶지 않다.' 


이 책을 읽고 완전한 비건이 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전보다 고기를 덜먹게 되었다. 전에는 '기왕이면' 고기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이제는 '가급적이면' 고기가 들어 있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 무엇을 '하는' 것만이 선(善)이 아니고 무엇을 '하지 않는' 것도 선이 될 수 있는데, 단지 무엇을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른 동물들과 인간들의 생명과 환경에 이바지할 수 있다니 이보다 쉬운 선이 또 있을까. 비거니즘을 알지 못하거나 더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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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2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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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으면서 이렇게 짜릿했던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살면서 정희진 작가님의 반의반, 아니 반의반의 반반반.... 만큼이라도 사유하고 글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는 교양인에서 '정희진의 글쓰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두 번째 책이자, 저자가 읽은 64권의 책에 관한 글을 엮은 책이다. '나'와 '너', '여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사유를 깊게 하는 과정에 있어 길잡이가 될 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서문에서 저자는 '여성주의와 글쓰기 공부는 별개의 실천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언어를 통해 매개된다. 그런데 이 언어는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남성에 의해 계승되어 왔다. 여성주의는 남성의 언어를 자명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개입된 권력관계를 질문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알고 있는 지식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배치하는 것이다. 고로 여성주의와 글쓰기는 기존의 지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 편집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글쓰기에서 나를 설명하는 방식은 다섯 가지가 있다. 어떤 대상과의 동일시인 '정체성(identity)', 누구나 지니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거나 부정되는 '당파성(partiality, 부분성)',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적 주체로서 '유목성'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아는 '위치성(positioning)', 글과 글쓴이와 독자 사이의 사회정치적 맥락 상황, 흔히 성찰로 번역되는 '재귀성' 등이다. 흔히 글쓰기는 자기 내면을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외적인 상황과 조건을 파악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사회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다 보면 자신의 계급과 인종, 국적 등을 인식하게 된다. 때로는 이러한 인식이 타인과의 연대 또는 협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이러한 차이에 대한 인식과 이를 뛰어넘는 화합이야말로 글쓰기를 통해, 나아가 여성주의를 통해 이루어야 할 목표라고 설명한다. "페미니즘은 계급, 인종 등 여성들 사이의 다름을 인식하고 차이를 갈등이 아니라 자원으로 삼고자 하는 세계관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rooting), 동시에 이동하고 변화하면서(shifting) 성장하는 것입니다." (189-190쪽) 


사랑에 관한 문장도 적잖이 나온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의미다. 돈과 권력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의미하는 바다. 최고의 의미는 내가 타인의 앎의 노력 대상이 된다는 것(사랑받음), 그리고 상대를 알려는 노력이다(사랑).",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이를 사랑한다. 인생의 절정은 성별, 계급, 나이, 심지어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상호 성장을 위해 자잘한 것(권력, 돈, 명예) 혹은 자기가 알던 유일한 세계를 포기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앎이 사랑이고, 사랑이 사람을 살게 한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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