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나잇, 아이 러브 유 1
타라치네 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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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인 오조라는 남들만큼 공부하고 남들만큼 놀면서 살고 있는 그저 그런 청춘이다. 그런 오조라에게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오조라의 어머니. 오조라의 어머니는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암이라는 말을 들었고 여명이 길지 않다고 말했다. 얼마 후 오조라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혼자 남은 오조라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그런 오조라에게 어머니가 남긴 유언은 이랬다. "나의 죽음을 알리는 여행을 하렴." 마침 오래전 집을 떠났던 오조라의 형이 귀국해 오조라에게 같이 떠나자고 말했다. 오조라는 오랜만에 만난 형과 단둘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탐탁지 않았으나 어머니의 유언을 실행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더 커서 형과 함께 떠난다. 첫 번째 행선지는 런던. 두 번째 행선지는 파리.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이 여행을 통해 오조라는 무엇을 얻게 될까.


타라치네 존의 <굿 나잇, 아이 러브 유>는 길 위에서 펼쳐지는 로드 무비, 아니 '로드 카툰'이다. 일찍이 아버지와 형이 잇달아 집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떠남'에 대한 모종의 두려움 내지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었던 오조라는,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여행길에 올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신선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 안의 틀이나 장벽을 부수게 되고, 조금씩 예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다. 낯선 곳에서 낯설 사람들과 만나 낯선 가족들을 보면서 자신의 가족을 긍정하게 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2권도 읽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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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자이언트 슈프림 1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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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의 재즈 플레이어'를 꿈꾸는 일본인 청년 미야모토 다이의 도전과 모험을 그린 만화 <블루 자이언트>의 후속편 격인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이 출간되었다.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의 배경은 유럽으로, 같이 밴드 활동을 했던 멤버들과 헤어져 혼자가 된 다이는 유럽 중에선 그래도 독일이 가장 개방적이라는 말만 믿고 뮌헨으로 향한다.


독일에 도착한 다이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일단 하룻밤 숙박 요금이 가장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짐을 옮겨놓고, 낮에는 색소폰 연습을 하고 밤에는 연주를 할 만한 재즈 바나 클럽을 찾아다닌다. 문제는 도쿄에서도 찾기 힘들었던 재즈 바가 뮌헨에서는 훨씬 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일에선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금지된 곳이 많아서 연습하는 것조차 힘들다. 할 줄 아는 독일어도 없고 돈도 부족한 다이는 그저 버티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다이 앞에 천사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 몸을 녹일 겸 카페에 들어간 다이 옆에 우연히 앉아 있었던 크리스라는 대학생이다. 다이의 사정을 알게 된 크리스는 다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먹을 것도 내준다. 다이가 연주할 만한 재즈 바도 찾아주고, 대학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테이블을 채워주기까지 한다. 내가 누군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이렇게 잘해주느냐고 다이가 묻자 크리스가 하는 말이 걸작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누구라도 감동받을 듯.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크리스 같은 존재였던 적이 있는지 반성하기도 했다.


배경이 독일이어서 그런지 우라사와 나오키 생각이 많이 났다. <블루 자이언트>는 끝까지 다 못 봤는데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은 끝까지 다 볼 생각이다. 작화도 좋고 구성도 탄탄하고 줄거리도 감동적이다. 이참에 재즈 팬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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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10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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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에게 중요한 것은 의뢰인의 주문일까, 화가 자신의 소신일까. 16세기 피렌체를 배경으로 여자는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 아르테의 활약을 그린 만화 <아르테> 10권의 화두는 이것이다.


지난 9권에서 아르테는 실비노 추기경의 명에 따라 스페인에서 온 이레네라는 귀빈을 맞으러 간다. 하필 이레네가 머무는 곳이 아르테가 화가가 되기 전, 그러니까 아직 평범한 귀족 아가씨일 때 살았던 집이라서 아르테의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직접 만나 보니 이레네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었고, 아르테는 실비노 추기경에게 이레네의 초상화를 그리라는 명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레네에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르테를 이레네의 직속 시녀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몇 장의 스케치를 완성한 아르테는 그것들을 이레네에게 보여준다. 이레네는 아무거나 괜찮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데, 자신의 그림에 감동받기는커녕 이런저런 요구를 하거나 불만을 이야기하지도 않는 이레네의 모습에 아르테는 좌절한다. 자신의 그림이 의뢰인을 감동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화가는 어디까지나 의뢰인의 주문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존재다. 의뢰인이 감동받지 못한 그림을 완성하는 게 맞는 걸까. 의뢰인의 요구를 무시하고 화가 자신의 소신을 추구해도 되는 걸까.


아르테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레네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고, 이번에는 아르테가 이레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실비오 추기경과 스승 레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과연 아르테는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이레네가 피렌체를 찾은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10권이 되도록 작화 수준이 일정하고 이야기 전개도 한결같이 흥미진진하다. 이런 명작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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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1
무라야마 나치요 그림, 오리가미 쿄야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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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시리즈 누적 판매 부수 30만을 돌파한 인기 소설 <기억술사>가 무라야마 나치요의 작화로 코미컬라이즈된 만화판이 출간되었다. 안 그래도 <기억술사>라는 제목을 보고 낯익다 싶었는데 2017년 국내 출간 당시 읽었던 소설의 만화판이라고 해서 반가웠다.


요시모리 료이치는 도시괴담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다. 료이치는 여러 도시괴담 중에서도 사람의 기억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기억술사'에 관심이 많다. 어릴 적부터 남매처럼 자란 마키와 대학에서 만나 짝사랑하고 있는 쿄코 선배가 기억술사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특정한 기억을 부자연스럽게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료이치는 가까운 사람과의 추억을 자신만 기억하고 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억술사를 만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기억술사를 찾는 과정에서 타카하라 토모아키라는 변호사를 만나게 된다.


원작 소설도 재미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만화도 못지않게 재미있다. 작화도 귀엽고 무엇보다 타카하라와 타카하라의 비서 역할을 맡고 있는 토노의 '케미'가 좋았다(설마 내 눈에만 BL로 보인 걸까 ㅎㅎㅎ). 2권에선 료이치와 함께 기억술사의 행방을 쫓는 '기억술사 추적 팀'의 활약이 그려질 예정이다. 벌써부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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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라고 합니다 4
츠케 아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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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진지한데 남들 눈에는 특이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노다라고 합니다>의 주인공 노다도 그런 캐릭터다. 도쿄 외곽에 있는 하위권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하는 노다는 매사에 진지한 성격이다. 러시아 문학에 나오는 음식 맛이 궁금하면 도쿄에 있는 러시아 식당을 수소문해서라도 직접 먹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에서 손님이 드링크바를 주문하면 "의외로 본전을 뽑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주문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


처음에는 이런 노다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넉넉한 형편도 아닌데 무슨 맛인지도 모르는 러시아 음식을 사 먹는 데 돈을 쓰는 건 아깝다고 했다. 손님이 본전을 뽑든 못 뽑든 드링크바를 주문하면 매출이 오르니 괜한 말을 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노다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에 감동받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 쓸데없어 보이는 일들도 노다가 하면 괜히 더 재미있어 보이고, 겉으로는 사람 좋은 척하면서 속내는 시커먼 사람들과 달리 노다는 허세도 안 부리고 악의도 없으니 훨씬 더 믿음직하다는 걸 깨닫는다.


4권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나온다. 어느 날 노다는 살면서 한 번쯤 멋지게 땅에 엎드려 절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여기서 절은 그냥 절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사죄할 때 하는 '도게자'라는 행위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 세상에 멋지게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은 없어."라며 노다를 말린다. 그런데 마침 노다가 누군가에게 사죄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기고 '이 때다!' 싶었던 노다는 재빨리 땅에 엎드려 절하며 사죄한다. "참으로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ㅋㅋㅋ) 이 밖에도 짧지만 유쾌하고 강렬한 에피소드가 많이 있다. 노다가 패션지 모델로 발탁될 뻔한 에피소드도 있는데 이것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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