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길에서 본 큰바람 

버스 타고 오는 미시령길
산들이 내게 바람을 보여주었다
시인 황동규는
‘미시령 큰바람’이라고 노래했는데
거대한 능선들이
출렁출렁 흔들흔들
춤을 추며 큰바람을 보여주었다
미시령 큰바람을 맞아
우리도 큰산이라고
갖가지 나무들이
색색 옷을 입고
다른 하나가 되어
여기저기서 바람을 보여주었다
큰산이 있어야 큰바람을 보고
큰바람이 있어야 큰산을 본다고
 
그러나
큰산은 통이 아니라
낱낱인 하나라고
작은 것들이 모여야
큰것이 된다고
미시령길에서 본 큰바람이
산을 통해
나무를 통해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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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2 1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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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2 1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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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애

-선생 노릇6


공기가 흔들린다.

순간,

온몸의 세포가 활동을 멈추고

한 곳으로 집중하는데,

눈만은 애써 딴 곳을 보려 한다.

온몸에 다가오는

따스한 공기들.

모른 체 하려 해도

구석구석 빠짐없이 내 속으로

들어와,

숨조차 쉴 수 없는

마음 속

꽉 찬 설레임.

피하려 해도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시나브로 비집고 나오는

사랑,

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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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고을


혁명 광주는

아직도 우리의 가슴에

살아있다


그때 광주는

붉은 피가 흐르는

민중의 한이 흐르는

도시


지금 광주는

민중의 가슴에

빛을 주는

빛고을


나는 

아직도 

괴로운 마음으로

광주를 이야기하지만


광주가 아닌

빛고을이

사람들 가슴에

하나하나 담기도록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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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8 16: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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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8 16: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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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 그리움

 


 

그리움을 참다

 

칼에 찔리다

 

천, 만,

 

마음을 찌르는 칼

 

온몸에 돋는 피멍

 

피멍이 굳어

 

먹빛으로 변해가다

 

더는

 

참을 수 없을 때

 

그리움 말고는 더

 

생각할 수 없을 때

 

오직 그대를 향해

 

일절 망설임 없이

 

내리 쏟아지리라

 

그리움들이

 

수직으로

 

세상을 하얗게 채우게

 

누구라도 알 수 있도록.

 


 

비록 그대에게 닿아

 

내 자신이 부서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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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3 0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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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3 1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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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먼 한글의 길


있는 놈들은

늘,

더 잃기를 싫어하지.

한자에 목숨을 걸던 이들은

쉽게도, 너무도 쉽게도

영어로 숭앙의 대상을 바꾸지.

한글로도 다 되는데

온갖 말들을 늘어놓아

헤매게 하더니

이제는 영어만이 살길이다

혼용도 아닌 공용이다 하지

그래, 언제나

다른 글자는 있는 놈들 차지였지

한글만 쓰기,

멀고도

우리 갈 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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