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길에서 본 큰바람
버스 타고 오는 미시령길
산들이 내게 바람을 보여주었다
시인 황동규는
‘미시령 큰바람’이라고 노래했는데
거대한 능선들이
출렁출렁 흔들흔들
춤을 추며 큰바람을 보여주었다
미시령 큰바람을 맞아
우리도 큰산이라고
갖가지 나무들이
색색 옷을 입고
다른 하나가 되어
여기저기서 바람을 보여주었다
큰산이 있어야 큰바람을 보고
큰바람이 있어야 큰산을 본다고
그러나
큰산은 통이 아니라
낱낱인 하나라고
작은 것들이 모여야
큰것이 된다고
미시령길에서 본 큰바람이
산을 통해
나무를 통해
말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