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풍경
하얀 꽃들이 피어 있다.
제각기 열중한 모습으로.
손에,
한 가지씩 쥐고서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머리에서 손끝으로,
손끝에서 머리로.
모든 지식의 회로가 작동한다.
아는 것, 모르는 것
모르는 것, 아는 것
한 순간의
운명을 위해
검은 점들이 모인다.
점들의 순서……
앞선 점들을 갖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손, 손들,
하얀 손들……
편애7
맑은 기쁨
넌 나에게
머리로는 1/N이다
하지만 마음에선 늘 N/1이다.
이 무서운 마음
눈이 애써 외면하려해도
마음은,
온 신경은
어찌할 수 없이 흔들리고
오직 한 곳으로만
흐르고 만다.
편애6
끝을 보면서
사랑해야 함은
헤어짐조차
설레임으로 만든다.
헤어짐을 생각하며
지금 이 순간
그리움에 싸여 있는 것
그리움조차
잃어가야 하는 것
지독한 감기,
열병.
편애5 독감이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오직 믿을 건 세월과 내 의지 뿐.
편애4
내겐 고요한 기쁨이었지
깨끗한 기쁨이기도 했고
맑은 기쁨이기도 했어.
서로 향기가 비슷해
그냥 그리워 하고,
찾고,
멀리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움직임이라기 보단
가만히 있음
제 마음에
담아놓기였지
무언가
티끌이 낄 수 없는
마음들의 연결.
내겐
가슴 시린
한 해가 될 거고
남은 기간
그리움이 될
만남이겠지.
내 엄청난
편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