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교육 - 미래의 학교를 디자인하다
키런 이건 지음, 김회용.곽덕주 옮김 / 학지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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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에 대한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제목의 가운데에 '미래의 학교를 디자인하다'란 말이 들어 있어서 상상력 교육에 관한 책이 아니라, 교육에 대한 상상력을 다룬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교육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고, 교육개혁에 대한 논의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개혁이 성공했다는 나라는 별로 없고.

 

그나마 북유럽쪽이나 유럽쪽의 교육이 좀 나은 편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국도 마찬가지일테고, 일본도, 그리고 중국도...

 

하지만 교육개혁을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다르고, 같은 나라에서도 학자들마다 다르다. 또 정치적 지향성에 따라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백년을 내다보고 개혁해야 하는 교육이 조변석개식으로 그때 그때 땜질 처방에 그친 경우가 많다.

 

몇 십년을 뚝심을 가지고 일관성을 지닌 교육개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만 보아도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지 못한 지가 꽤 되고 있으니... 어떻게 교육을 개혁하자는 건지...

 

늘 그 나물에 그 밥이듯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교육부 장관이 아닐런지... 차라리 자신이 없으면 단위 학교내에서, 아니면 지역 교육청에서 알아서 교육개혁을 할 수 있도록 가만히나 있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나서서 교육개혁을 후퇴시키는 경우도 많았으니...

 

이 책은 교육 개혁에 대한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아니 상상으로 만들어낸 교육개혁의 모습이다. 미래에 이런 식으로 교육이 된다는 그런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유토피아적 공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이렇게 되지 않는다면 인류는 교육제도에서 대실패를 경험하게 될테니... 비록 상상 속의 교육개혁이지만, 이것을 현실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몫이 아니던가.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교육을 세 가지가 어정쩡하게 결합되어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회화 기능과 학문적 기능, 그리고 발달적 기능인데...

 

사회화에 치중하다 보면 학문적 기능이나 개인 발달을 도외시하게 되고, 개인 발달에 중점을 두게 되면 사회화 쪽이 소홀해지고, 학문적 기능에 중점을 두면 떨어져 나가는 다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없고 등등.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교육을 개혁해야 할까? 어정쩡한 세 목표를 다 이루려는 생각을 포기하라고 한다.

 

그냥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전통주의 교육관이나 진보주의 교육관을 모두 비판하고 있으면서 제3의길(얼마나 좋은 말인가. 그러나 얼마나 실현하기 힘든 말인가)을 택해야 한다고 한다.

 

제3의길을 가기 위해서 교육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신체적-신화적-낭만적-철학적-반어적 교육으로 말이다.

 

이것들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즉 한 단계 한 단계 순서를 밟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를 건너뛰었을 때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신체적이라는 말은 몸을 움직이는 단계다. 아마도 유아기 때 필요한 교육인데... 우리나라에서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산수를 가르치고,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이 단계를 건너뛴 비교육적인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7세까지는 아이들은 글에서 멀어져 신체활동을 중심으로 놀게 해야 한다.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신화적 단계다. 이 단계에서도 글은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이 단계는 구술의 단계다.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단계다. 역시 7-9세 정도까지 이런 단계에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과 비교해 보라.

 

낭만적 단계는 영웅을 추구하는 단계다. 자신의 현재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단계, 그래서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단계가 바로 낭만적 단계다. 이 때 학생들은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그를 모방하고자 한다. 그 영웅이 책에나 나올법한 그런 영웅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분야에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런 단계를 거치면 자연스럽게 일반화할 수 있는 단계인 철학적 교육으로 나아가고, 마지막 최종단계인 반어적 교육에까지 이르를 수 있다고 한다. 반어는, 다르게 보는, 그런 교육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이 반어에는 반드시 유머가 포함되고, 그래서 이 책에서는 교육에서 유머는 꼭 필요하다고, 아니 아주 중요하다고 하고 있다. 유머가 있다는 얘기는 여유가 있다는 얘기가 여유가 있다는 얘기는 남의 얘기를 받아들일 마음가짐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하여 상상 속의 학교에서는 '대화, 웃음, 정서적 참여는 2050년대의 학교교육을 지배했던 상상력 교육의 핵심적 도구였다'(336쪽)고 말하고 있듯이 최첨단 과학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요소들이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2050년의 교육에 대해서 상상해서 말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이미지로 딱 그려지지는 않지만 지금의 교육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임은 짐작할 수 있다.

 

오전에는 학문적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직업교육(사회화 교육)을 하기도 하고, 아예 학교가 두 공간으로 분리되어 공부와 사회화가 함께 존재하기도 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고... 학생들은 상상력 교육으로 모든 교육을 받고 있는 그런 시대... 그것이 저자가 꿈꾸는 미래 교육의 모습이다.

 

지금,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에도 많은 개혁 방법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그런 교육개혁에 우선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된다면 교육개혁의 방향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교육개혁의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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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에게 모두 빚진 사람들이다 - 그러나 물러설 수 없는 희망에 대하여 함께 걷는 교육
송인수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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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당연한 말이어야 하는데, 당연한 말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 사람이 평생을 배워야 한다고 배움이 멈추는 날이 곧 죽음의 날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배움은 곧 교육을 동반하고, 배움이 없는 교육은 있을 수 없지만, 배움이라는 말과 교육이라는 말이 이렇게 일치하지 않은 시대도 없지 않을까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은 넘치는데 배움은 없는 상황이 되고, 교육이 꼭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지만, 학교를 넘어서 학원이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넘어간 지가 오래되었다. 즉 공교육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는 얘기다.

 

학교에서 6-7교시 수업을 듣고, 그것도 모자라 학원에서 10시까지(지금은 법으로 심야 학원 교습을 막아서 그렇지 예전에는 새벽까지 학원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수업을 듣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교육이라는 이름에 갇혀 살고 있다. 그것도 무려 12년이나.

 

이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고, 이 책의 저자는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공교육 현장의 교사로 활동하다가, '좋은 교사' 모임의 대표로 학교를 그만두고 상근 활동가로 활동하고, 그 모임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으로 자신의 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교육이 사라져 이런 이름을 지닌 단체가 발전적 해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때그때 써왔던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 이 책이다. 그의 내면 속에서 일어났던 고민들, 그리고 활동의 모습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가 있다.

 

그는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옳은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어른인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러면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어떻게 갚을 것인가? 그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 이 땅에서 사교육을 없애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내 자식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이 현실을 가만 놔두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풍요의 시대라고 하지만, 이 풍요가 아이들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교육까지도 넘칠 정도로 풍요로울 필요가 있을까? 배움을 사장시키는 교육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하여 교육 분야에서도 지나친 풍요는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사교육이 다 필요없다는 말은 아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배움은 당연히 사교육, 즉 학교 밖에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입시에 매달린 사교육은 아이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그런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의 글. 그런 활동의 이면에 있는 고민들, 안타까움들, 그러나 가야만 하는 길이기에 기꺼이 그 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하여 저자는 사교육이라는 현실의 벽이 아무리 공고하더라도 조금씩 틈을 내기 시작하면 결국 지금과 같은 사교육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을 몇 년이라고 못을 박지 않더라도 곧 그런 시대가 와야 한다고 한다. 아니, 그런 시대는 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

 

사교육을 없애지 않고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계속 나아가게 한다면 우라는 아이들에게 빚을 갚지 못하고, 오히려 빚만 더 지게 되는 꼴이 된다.

 

하여, 우선 나부터라도 불필요한 사교육을 줄이거나 받게 하지 않아야겠다. 그것이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테고...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 책이다. 반가운 책이다.

 

덧글

 

출판사의 책읽고 서평쓰기에 응모했더니, 운 좋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내게 돌아왔다. 책을 보내준 출판사...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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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 스토리텔링을 만나다 도모생애교육신서 30
배철우 지음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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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부는 독서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서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물론 공부의 끝은 실천이고, 실천을 하지 않고 자신의 머리 속에만 꽁꽁 가두어 놓은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밖으로 나오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고, 그러한 지식은 우리의 삶에 별 볼 일이 없다.

 

하여 우리가 독서라고 했을 때는 자신의 머리 속에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발현되는 읽기를 독서라고 한다. 독서는 그만큼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과거를 현재의 우리와 연결해주고 있으며, 현재의 우리를 미래와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한 독서가 요즘은 자꾸 뒤로 밀려 가고 있다. 스마트폰 등등 첨단기기의 발달로 인하여 종이에 인쇄된 글을 읽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책도 e-북이라고 하여 전자책이 나와 종이를 만지는 감촉에서 벗어나 화면을 보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언제든지 그만 읽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어서 책을 진득하게 오래동안 읽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점이 독서가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독서가 입시의 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억지로 읽어야만 하는 활동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래서 책은 더 읽기 싫은 것, 하지만, 대학가기 위해서는 어떨 수 없이 읽어야만 하는 것으로 변한 감이 있다.

 

그래도 독서는 중요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로 연결되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데, 또 차분히 자신을 성찰하는데,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독서만큼 좋은 활동이 없다.

 

이 좋은 독서 활동, 어거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재미 있어서,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으로 바꾸는 방법,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과 독서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이야기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와 독서가 연결이 된다면 독서는 우리에게서 멀어지지 않고 우리의 삶과 늘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요즘은 독서교육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있다. 이 책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고.

 

우선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스토리텔링이 왜 중요한지, 의미는 무엇인지를  1부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 다음에 2부에서는 독서와 스토리텔링을 연결시켜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스토리텔링 기법이 있으며, 그것이 독서와 연계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우리가 이미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도 많다. 하다못해 독서 감상문 쓰기 역시 독서와 스토리텔링이 만나고 있는 지점이 되니 말이다.

 

여기에 더 많은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나중에는 독서토론까지 나아가고 있는데, 이러한 점들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적용하기 쉽게 정리를 해주고 있으며, 배우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으며 독서에 스토리텔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고 있다.

 

하여 우리가 그냥 독서후 활동이라고 하고 넘어갔던 많은 활동들이 모두 스토리텔링과 연결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스토리텔링과 연결이 되면서 지루한 책읽기가 아닌 재미있는 책읽기, 의미있는 책읽기가 됨을 보여주고 있다.

 

독서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는 것은 창작된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동적 독서활동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도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창작교육이 무시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창작교육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본다.

 

이 책에서 보듯이 독서가 읽기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자기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곳까지 나아가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는 지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 교육현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는 읽기와 쓰기가, 읽기와 말하기가 함께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것이 바로 독서와 스토리텔링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처럼 독서와 스토리텔링이 만나면 좀더 효율적이고 재미있고 의미있는 독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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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디베이트 - 책 읽기의 혁명, 교육 혁명
최은희.유담 지음 / 글누림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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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런 말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책이 물고기라면 독서디베이트는 낚시법이다"

 

우리는 흔히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라고 한다. 그것이 바로 교육이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돈을 교육에 투자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낚시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물고기를 잡아서 대령하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 선행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배운 것은 공부법이 아니라, 지식이고 내용일 뿐이다. 그것은 시일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질 뿐이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학생들은 시험 전에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시험이 끝나자마자 그 모든 것을 잊는다고.

 

오로지 시험을 위해서 지식들을 머리 속에 잠시 저장해 두었다가, 시험이 끝나고 나면 그 저장소에서 지식들을 내보내고 만다. 왜냐하면 지식의 저장소는 한계가 정해져 있으니 다른 내용을 다시 받아들여 시험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저장소를 비워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외우고 비우고, 외우고 비우고. 시험보고 점수받고 잊고, 시험보고 점수받고 잊고.

 

삶과는 동떨어진 공부를 하기만 하니, 창의성이니 사고력이니 하는 것들은 고사하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능력마저도 잃고 만다. 또 남의 말을 듣는 능력도 잃고.

 

어른들의 모습을 보아도 이것은 극명하게 잘 드러난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사회에서는 재대로 된 교육이 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그런 사회로만 갈 것인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하여 교육 분야에서 하나씩 변해가고 있다. 예전의 교육으로는 더이상 좋아질 수 없다는 인식을 많이들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이 바뀌고 있는데, 그러한 교육방법 중에 '독서디베이트'를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단지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책을 읽고 조사하고 토의하고 토론하고 글쓰는 과정. 이것이 바로 '독서디베이트'다.

 

독서디베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틀이 필요한데, 간단하게 정리를 하면 찬성(1,2,3 -논의, 질문 - 반론 1,2 - 정리)과 반대(1,2,3 -논의, 질문 - 반론 1,2 - 정리)로 나눌 수가 있다. 이렇게 두 집단으로 나누고 이를 이끌어갈 사회자를 정하면 된다.

 

나머지 학생들은 참관인이자 평가단이 되고, 디베이트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다른 쪽의 학생들 발언을 요약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만 듣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하다. 이것을 학교에서 모든 교육활동에 실시하면 된다. 그런데도 왜 이런 독서디베이트가 제대로 잘 실행이 되지 않을까?

 

단지 교사들이 독서디베아트에 대해서 문외한이기 때문일까? 이렇게 형식상 딱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이미 이러한 토론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많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독서디베이트가 다시 부각이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제는 예전의 교육대로 하면 더이상 전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독서디베이트를 통해서 읽기 능력, 조사능력, 표현능력, 듣기능력 등 여러 가지 능력을 키울 수 있기에 어떤 과목에 적용해도 가능한 것이 이 독서디베이트다.

 

다만, 학급당 인원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작은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교사들이 시험에 연연해 점수화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사들이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아이들을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다른 행정적인 일을 줄여주어야 한다.  

 

이런 여러 요인들이 독서디베이트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는데 장애로 작용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장애는 독서디베이트를 실시하면서 하나하나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나 학부모들, 또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이런 인식을 공유한다면 말이다.

 

"우리는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단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 공부하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런 교육방법 중 하나로 "독서디베이트"가 있다.

 

아이들이 독서디베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책을 최소한 3-5번은 읽어서 내용을 파악해야 하고, 다른 연관된 도서를 찾아야 하고, 또 사회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고민해야 하니 자연스레 공부법을 익히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공부법을 통해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 표현력, 듣기능력 등이 한꺼번에 길러질 수 있고, 이는 아이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작품들이 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또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대상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다른 작품으로 바꾸어서 적용한다면 중고등학교, 또 대학을 넘어 성인들에 대한 교육에까지도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교육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유대인들의 도서관처럼... 끝없이 자연스럽게 토론하고 토의하는 그런 교육이 우리 학교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에서도 이루어진다면... 그런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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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아이를 바꾼다 - 긍정의 건축으로 다시 짓는 대한민국 교육
김경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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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 정말 중요한 일이고, 현재를 넘어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인데, 이런 교육에 대한 논의가 무성함에도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사람들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상태, 그럼 미래는 행복해질까?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인데, 그나마도 대안학교다 혁신학교다 하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가 많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안학교야 원래 취지가 공교육의 반대편에 서서 어떤 교육철학을 지니고 이루어진다고 하니 논외로 한다면 공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혁신학교는 나름대로 성과를 거둬가고 있기도 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뛰쳐나가려고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혁신학교의 성공을 학력에 두고 판단을 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판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혁신학교가 성공했다고 해서 혁신학교 주변의 집값들이 덩달아 오른다는 기사는 혁신학교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기사들이나 판단은 교육의 성패를 학력에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들의 행복은 들어있지 않다. 우습지 않은가? 교육은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복을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행복을 오로지 학력이라는 잣대로 재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에 혁신학교들이 이상하게도 수업혁신이다, 생활혁신이다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무언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무엇이 빠져 있었을까 하다가 이 책을 읽는 순간 "아!"하고 말았다. 그래, 바로 이것이구나, 이것이 지금 우리 교육혁신에 빠져 있는 거구나.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었다. 우리는 학교라는 공간을 그냥 주어진 것으로만 알고 그 공간 속에서 학생과 교사들의 관계에만 신경을 썼다. 사실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막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수업이든 생활지도든 이런 쪽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학교라는 공간으로 접근을 한다.

 

아이들이 대부분 지내야 하는 공간인 학교가 왜 가장 낙후된 시설만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가. 도대체 적어도 12년을 지내야 하는 공간이 6년, 3년, 3년 이렇게 변화가 되어도 공간의 변화는 없는가.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차이가 느껴지는가. 어느 도시에 가도 학교는 아, 저것이 학교구나 하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획일적이다.

 

거기다 학교 내부를 살펴보면 도무지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여기에 거의 모두가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삭막하기는 이루 말할 데가 없을 정도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 지내는 공간으로서 학교는 과거의 유물에 속할 뿐이다. 미래의 사람을 과거에 얽매어 놓고 거기서 미래를 상상하라고 한다. 가능한가? 이 가능하지 않음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오직 교과내용이든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게라든지 하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다행이 몇 년 전부터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생겨왔고, 또 학교라는 공간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어왔다. 이 책은 그것에 대한 기록이다.

 

학교라는 공간이 바뀌었을 때 어떻게 교육이 바뀌는지를 실제 경험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공간으로 바꿨을 때 학생들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또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이 참여하지만 학교 공간을 바꾸는 일에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의 참여를 필수적으로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결국 학교에서 가장 오랫동안 있는 사람은 학생과 교사 아니던가. 그러면 이들이 가장 편안하고 좋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에서, 또 자신의 공간을 자신들이 바꾸어간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이렇게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참여하에서 학교라는 공간을 고쳐 간다고 한다.

 

어떤 학교는 화장실을, 어떤 학교는 복도를, 도서관을, 쉼터를... 각자 학교의 사정에 맞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전문가들과 협조하여 고쳐간 기록이 이 책인데...

 

이런 과정을 읽어가면서 혁신학교가 한 가지 놓친 것이 바로 이런 학교라는 공간의 개조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몇몇 학교에서는 벽화그리기를 통해 환경을 바꾸려는 모습도 보였으나,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창출로는 나아가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점을 깨닫게 하고, 공간 변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해준 책인데...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것이 이들이 한 일의 주제다. 여기서 문화란 학교라는 공간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붙였을테고... 어떤 학교에서는 쉼터이자 갤러리이자 카페가 되는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

 

정말로 학교에 문화가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학부모가 언제든 와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들이 학교라는 공간에 담겨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단순한 꿈이 아니라,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임을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가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의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지원예산이 대폭줄어 이제는 학교예산으로 해야만 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학교라는 공간이 이토록 중요한데,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아니 우리나라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에서는 학교 공간의 변화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우선인가 생각해 보라.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우선 아닌가.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학교에서 지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고, 나라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의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읽으면서 즐거워지는 책인데... 예산 지원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후기에 가서 마음이 좀 무거워졌다. 이 무거워진 마음이 정책의 변화로 가벼워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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