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수업에서 나를 만나다 - 교사의 내면을 세우는 수업 성찰
김태현 지음 / 좋은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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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읽으면 많이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수처럼 가르치려 들지 않고, 그렇다고 자신의 경험만을 나열하지 않고, 경험 속에서 느낀 점들을 심화시켜 하나의 실천 방법으로 만들어낸 책이다.

 

경험이 묻어 있기에, 그럼에도 경험을 넘어서 있기에 더 가치가 있는 책이다.

 

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힘들어하고, 수업에서 지치고 좌절하고 결국 관행적인(이 관행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그냥 예전에 했던 대로 했을 뿐이라는, 책임을 미루는 말이지 않은가) 수업 방식으로 돌아가고 마는 현실에서,

 

"그럼에도"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수업을 변화시켜 가려 하는 교사들이 있는데, 그런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여진 책.

 

자신의 수업을 바꾸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던 교사가 대학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냈던 '수업 비평'이나, '아이의 눈으로 수업보기'나 일본의 '배움의 공동체'를 넘어 자신만의 방법을, 철학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수업을 바꾸고 싶어하는 교사들의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실천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한 번 바꾸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책이기도 할 것이고.

 

수업을 바꾸기 어렵다. 교사들은 생각이 진보적일지라도 실제 행동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또한 학교 다닐 때 모범적인 생활을 많이 한 사람들이 교사들이기에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부단히 신경쓴다.

 

그것이 바로 수업을 잘하고자 하는 욕망을 억누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왜냐 하면 나만 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는 교사도 많고, 또 입시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교사도 있기에 남들과 같이, 입시에 나올 만한 내용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이 책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에서 자신감이 없다고, 불안해 한다는 말로 이야기하고 있다. 즉 교사들은 꽤나 자신있게 수업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교사들은 수업을 하면서 많은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내고 있다.

 

이 불안감을 감추려고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 자신의 수업은 한 교실에서 문을 꼭꼭 닫아걸고 오직 자신만의 수업으로 이끌어가는 교사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은 대부분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서 힘들어한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비평적 관점으로 수업을 보고,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수업을 보고, 교사의 내면을 중심으로 수업을 보라고 한다.

 

이 세 가지가 차례로 또는 융합적으로 작용하게 자신의 수업을 성찰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불가능하니 수업 친구를 만들라고 한다. 수업 친구 모임. 그것을 통해서 수업을 함께 공유해 나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수업은 한 번에 확 변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려고 하게 된다고.

 

교사들... 읽으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수업을 성찰하는 힘을 갖게 해주는 책이니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렇게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수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점점 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희망이 보인다.

 

역시 교사는 수업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업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보람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생각할 만한 문장들이다.

37쪽. 수업을 예술적인 차원에서 음미하는 것이 ‘비평적인 관점으로 수업보기’이다. ... 수업은 예술이다. 교사라는 예술가에 의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창작되는 것이 수업이다.

39쪽. ‘교사가 어떤 목적으로 수업을 했고, 그 목적대로 수업이 구현되고 있느냐’를 봐야 한다.

46쪽. 나의 경우에는 사고의 수준을 가지고 배움의 양상을 판단한다. 내게 있어 배움이란, 학생들이 사고를 통해 생각이 새롭게 되어 삶이 변화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 비판적 사고 -> 창의적 사고 -> 성찰적 사고

52쪽. 예상외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수업을 잘하고 싶어도 준비한 대로 수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53쪽. 학생들의 마음을 잘 모아서 한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사의 내면이 견고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작은 행동에도 신경이 쓰이고, 그것으로 인해 수업은 흔들리게 된다.

57쪽. 수업을 같이 보고 내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교사들은 큰 힘을 얻고 수업을 개선해 갈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70쪽. 우리가 수업을 처음 볼 때, ‘수업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수업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즉 수업의 정체성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72쪽. 내 수업의 정체성 찾기! 이를 위해 교사들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해야 한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85쪽. 진정한 교사라면 내 수업 속에서 학생들에게 교과 지식을 익히고 습득하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세상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고, 참다운 행복을 누리는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신념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105쪽. 배움이 있는 수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실 내에서, 적절한 질서 속에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들어줄 수 있는 친밀한 관까 형성되어야 한다.
... ‘경계’가 있지만 ‘존중’이 있는 수업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109쪽. 수업 내 관계에서 교사 스스로 자신만의 철학을 갖기 위해서는 ‘학생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내게 학생은 어떤 존재인지’,‘학생은 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는지’. ‘나는 학생을 어떻게 성장하게 하고 싶은지’ 등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학생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철학을 갖췄다면 이제는 교사 스스로가 평소에 학생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차려야 한다.

116쪽. 수업의 경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교사들은 대개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 ‘내 수업이 재미없으니까 애들이 떠드는 거야’, ‘나는 학생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야.’라는 패배의식이 수업 속에서 학생들과의 경계를 세우는 것을 어렵게 한다.

139쪽. 통제하는 수업에서 학생들을 존중하는 수업으로 나아가려면, 교사는 일단 수업의 힘을 빼야 한다. ... 과도하게 권위만 내세웠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학생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149쪽. 대화하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어떤 형태로든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발행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해야지,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152쪽. 교사가 수업 속에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을 둠으로써, 학생 스스로 친구와 혹은 교사와 대화하면서 의미 있는 배움이 만들어진다.

153쪽. 수업에 여백을 갖는 것은 (이처럼) 교사 주도의 수업을 멈추고 학생들이 생각하고 발표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160쪽. 교사가 대화 있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을 하려면, ‘학생 개개인의 소리를 깊게 들어야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163쪽. 수업 개선의 열쇠는 오히려 작고 소박한 데 있다. 학생들이 발표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학생들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고, 그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것이다.

173쪽. 의미, 의문, 논리, 성찰, 창의, 위계가 있는 내용을 통해 학생들을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끌어야 한다.

180-181쪽. 교사는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요약 정리를 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교과 지식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학생들이 발견하게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세계를 더 깊고 즐겁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192쪽. 똑같은 내용 속에서도 학생을 도전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는 과제를 만드는 교사가 진정한 의미의 ‘좋은 교사’이다. 이것이 교사의 전문성이다. 수업의 프로인 교사는 학생의 지적, 문화적, 정서적 상황을 고려하여 정교한 활동 과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216쪽. ‘마음 열기 – 생각 쌓기 – 생각에 날개 달기 – 삶에 접속하기’의 4단계 틀로, 기승전결의 4단계 글쓰기 구조를 변용

237쪽. ‘수업 친구 만들기’는 학교 동료 선생님 한 명과 함께 서로 수업을 공개하고, 수업에 대해 내면적인 대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

252-253쪽. 수업 나눔은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 내가 그것을 의식하고 관찰하고 성찰하는 것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 수업 나눔에서 중요한 것은 해결의 ‘끝’을 맛보는 것이 아니라 도전의 ‘시작’을 만드는 데 있다.

265쪽. 수업 변화에 대한 열망이 높은 교사는 직접적으로 수업의 문제점을 알려 달라고 하거나, 자신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를 중심으로 조언을 해달라고 한다. 이럴 때는 문제 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하는 컨설팅의 방법을 사용하면 좋다.

268쪽. 예상 외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과 대화 하면서 내용을 연결하는 ‘소통 능력’이 부족해요.

272쪽. 교사는 수업을 열어야 한다. 아무에게나 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친한 동료 교사 한 명에게는 수업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진솔한 수업 나눔을 시작하면서 수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아픔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18쪽. 교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 첫째는 학생에 대한 공감 능력 키우기, 둘째는 세계에 대한 민감성 키우기, 셋째는 공동체에 속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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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공동체 - 손우정 교수가 전하는 희망의 교실 혁명
손우정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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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라는 말과 공동체라는 말이 합쳐져 우리 교육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 수업에서 환멸을 느끼던 교사들이 돌파구로 일본에서 실시한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리라.

 

배움의 공동체는 그래서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무슨무슨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와는 달리, 교사들로부터 시작해서 교사들이 정착시킨 교수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 모습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사실 수업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수업을 가장 많이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바로 교사 자신들이고, 자신의 수업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도 역시 교사들이다.

 

그런 교사들이 무기력과 분노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배움의 공동체를 배우고자 했고, 학교에 도입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과 배움의 공동체의 다리 역할을 이 책을 손우정 교수가 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대학에서 직접 사토 마나부 교수에게서 지도를 받고, 또 그와 함께 여러 배움의 공동체 현장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전파한 사람이 바로 손우정 교수다.

 

물론 배움의 공동체가 일본과 똑같은 방식으로 갈 수는 없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와 우리나라의 특성은 다르며, 또 우리나라에서도 학교마다 특수성이 있기에, 자기 학교에 맞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따라서 이 책에서 손우정 교수가 이야기하듯이 배움의 공동체는 특정한 수업기술(매뉴얼)이 아니라 교육 철학이라고 해야 한다.

 

철학의 공유. 이것이 바로 교육개혁의 시발점이었다. 수업개선의 첫걸음이었다. 얼마나 수업을 바꾸고 싶었으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였겠는가.

 

배움의 공동체를 받아들이고 정착시킨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배움이 커졌다고 한다. 배움이 커졌다는 얘기는 무력감에 빠져 학습으로부터 도피하는 아이들이 줄었다는 얘기가 되고,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얘기이며, 교사는 교사, 학생은 학생이라는 대립적인 관계가 교사와 학생이 함께 하는 서로 신뢰하는 관계로 변했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 손우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관련해 그동안 그가 겪은 실천을 바탕으로 배움의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 이론에 대해 정리해주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이 좋은지, 또 구체적인 수업사례를 들어 배움의 공동체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여 이 책은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개론서라 할 만한데, 개론서는 큰 틀의 이론을 제공하고 있으니, 세부적인 사항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채워넣어야 한다.

 

그 채움을 교사들이 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정착한 학교도 있다. 그리고 배움의 공동체를 시도하는 학교도 있고.

 

그렇다. 지금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눈을 뜨고 수업을 듣는 학생이 한 반에 5-6명 남짓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교사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중학교에서는 학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조차도 익히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는데...

 

이것을 한 번에 해결할 만병통치약은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배움의 공동체를 도입할 수는 있겠다.

 

물론 지금 학교 현장의 현실적인 면에서 많이 힘들기도 하겠지만, 교사들이 스스로 이런 수업방법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는 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길게, 조급하지 않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아이들을 배움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수업 방법, 그 중에서 검증된 방법인 이 배움의 공동체...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임상실험 보고서이자, 이론서이면서 홍보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

 

이 책의 개론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채워넣으려는 많은 교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직은 우리 교육에도 희망이 있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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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 교실을 리드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52가지 수업 매뉴얼
더그 레모브 지음, 구정화.박새롬 번역 및 감수 / 해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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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최고의 교사는 제갈공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갈공명이라고 한 이유는,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수업 현장에서 하나하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명이 적벽대전에서 한 일을 생각해 보라. 조조의 생각과 행동을 꿰뚫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한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처럼, 조조는 공명에게 완전히 속해 있었다. 공명이 지닌 그런 자세... 전지전능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전지전능이 신의 경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공명은 분석과 종합을 통한 예측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수업 현장에서 공명처럼은 될 수 있다. 학생들의 상황을 한 눈에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이끌 수 있을까를 알고 있는 교사이기 때문에, 최고의 교사는 곧 공명이다.

 

그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고의 교사가 되는가? 그것은 교사들이 수업을 잘 할 수 있는 기법을 익히면 된다는 것이다.

 

교육을 철학으로만 할 수 없으니,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법을 익히고 그것을 수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만 좋은 수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교실을 리드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52가지 수업 매뉴얼'이다.

 

사람들은 교육에서 전략과 기법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략이 교육철학에 해당한다면, 기법은 수업에서 행하는 행동, 태도 등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전략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기법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 눈에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위대한 가르침은 예술이다' 라고 하면서 '위대한 예술품은 부지런히 연마하여 익힌 기술의 결과'(5쪽)라고 한다.

 

그런 기술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하면서 용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전략과 기법에 대해서 보자.

 

교사와 같이 가르치는 직종에서는 대개는 '전략'이라는 용어를 많이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흔히 가르치는 수단들을 가르칠 때 '전략(strategies)'이 아닌 '기법(techniques)'이라고 칭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전략'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보를 주는 식의 일반화된 접근 방식이라면, '기법'은 보다 구체적이고 특정한 방식을 말한다. - 9쪽

 

하여 기법은 누구나 익히고 연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식을 말한다. 수천 수만 가지의 기법이 있을 수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기법을 찾아 몸에 익히는 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책을 끝맺는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교육을 예술에 비유한 까닭은 가르치는 일이 어렵고 신중함과 수완이 필요하며, 기법을 익히는 데도 일정한 기술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학교가 직면한 여러 문제 상황을 변화시키고 학업 성취 격차를 감소시킨 교사들의 지혜가 종합되어 있다. - 297쪽

 

그렇다면 이 책의 장점은 무엇인가?

 

교육에서 요즘은 학생들을 중심에 놓고,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은 교육의 중심을 교사에 놓고, 가르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배움을 유발하는 것조차도 교사의 가르침이라는 얘기다. 학생들이 어떻게 배움에 이르게 할지를 최고의 교사들은 기법으로써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배움과 가르침이 상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이 시대에 뒤떨어진 이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시대에 뒤떨어진, 오로지 교사를 중심에 놓고, 교사의 기술만을 강조하는 책은 아니다.

 

아무리 배움을 중심에 놓더라도 교사의 역할이 있으니, 최소한 교사가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익혀야 한다는 주장이니,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이 있다.

 

물론 산업시대의 학생들처럼 엄격한 규칙, 관리 등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거슬리기는 하나, 거슬리는 부분은 건너뛰면 되는 것이고,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자신의 체형이나 기질, 성향에 맞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법들을 나열하는 것은 그 기법들 중에 자신에게 맞는 기법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하기 위해서 이다.  그러니 이 책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수업 현장에서 교사 자신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을 강화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의 중심은 물론 학생의 배움에 가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52가지나 되는 기법들이 나와 있고, 그 기법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어서, 그 기법을 당장 실험해 볼 수는 있다. 또 자신의 방식으로 몇 가지 기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게 이 책의 장점이다.

 

배움과 가르침이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은 배움을 유발하고, 다시 배움이 가르침을 유발한다면 교육은,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을 예술로 만드는 교사, 바로 제갈공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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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춤추게 하는 감동의 수업여행 : 영혼을 흔드는 스토리텔링 수업
권순현 지음 / 테크빌교육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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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춤추게 하는 감동의 수업여행"이다. 교실이 춤춘다는 비유적인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다.

 

학교 그러면 근엄하고 딱딱한 도저히 융통성이라고는 없는,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변화도 없이 늘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지루하고 단조로운 그러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 중에서도 교실은 네모들의 천국이다.

 

네모가 아닌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벽에 걸려 있는 시계 정도라고나 할까?

 

이렇게 딱딱한 천편일률적인 교실에서 무슨 창의성이 나오고, 무슨 재미와 흥미가 느껴지겠는가. 그냥 시간만 보내고, 네모들의 대표자인 교과서들은 고문도구처럼 학생들에게 느껴질 뿐이다.

 

교과서라는 고문도구를 들고 들어온 교사는 또 어떤가? 근엄 그 자체...규칙, 진도,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런 교실이 춤춘다? 춤추지 않고 그냥 잠만 자고 있는 교실을 깨워 들썩이게 한다. 어떻게?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교실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해서 잠든 교실을 깨우는 것이다. 단지 깨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춤추게 한다. 활발하게 움직이게 한다.

 

비로소 아이들이 살아있는 수업이 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이야기와 함께 살아온 아이들에게 다시 이야기를 만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했던 교수법이고, 이런 교수법이 단지 이론으로 정리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학창시절을 곰곰이 되새겨 보라. 어떤 수업이 기억에 남는가? 지식을 머리 속에 넣던 수업은 까마득히 사라져 버리고, 오직 학창시절의 기억은 재미있었던 이야기가 있는 수업이다.

 

좋아했던 선생님이 무슨 내용을 가르쳤다가 아니라 그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가 선생님과 함께 기억에 남는 것이다.

 

우린 이미 그것을 경험했다. 단지 잊고 있었고, 이론으로 정립하지 않았을 뿐. 예전 선생님들도 몸으로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이제 공식적으로 수업에 들여오자고 하는 것이다. 교실에 이야기를 들여와 할용하자는 이론이 정립되고, 실현되고 있다.

 

그런 필요성과 사례들을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공간, 다양한 수업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수업과 연계가 되고, 아이들에게 다가갔는지, 그런 수업이 어떻게 아이들을 활기차게 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교사들은 이렇게 노력을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생명은 수업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수업이 잘 되었을 때 가장 즐겁고, 수업이 잘 안 되었을 때 가장 절망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수업이 잘되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의 일환이 바로 스토리텔링 수업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성공 사례들을 곧이곧대로 자신의 수업에 적용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교사들은 교실의 상황을 가장 잘 알기에 자신의 교실에 맞는 수업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많은 사례들 중에서 자신의 교실에서 실현이 될 것들을 선택하고, 또 자신의 교실 상황에 맞게 변용하여 적용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엘리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나라 교사들 아닌가? 그러니 이런 책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이 책을 읽으며 교사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자신들의 교실이 춤추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교사들이 이렇게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믿고, 교실이 춤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한 교실에서 수업 받는 학생이 20명 정도가 되게 학생 수를 줄여야 하고, 학교에서 온갖 실험 실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설 및 기자재를 구비할 수 있게 해야 하며,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일들을 요구하지 않는 근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교실이 춤추는 시기가 더 당겨지고, 춤추는 교실에서 생동감있게 공부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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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춤추게 하는 감동의 수업여행 : 마음을 움직이는 참여수업
권순현 지음 / 테크빌교육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학생들의 참여수업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예전에 열린수업이니 협동학습이니 하는 것과 요즘에 유행하는 배움의 공동체, 또는 발도르프 교육, 프레네 교육 들을 총망라하여 수업에는 학생들이 참여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기억의 효율성

보고 들은 것의 50%  읽은 것의 10%  본 것의 30%  들은 것의 20%  말하고 행동한 것의 90% 말한 것의 70%   - 12쪽

 

또 학습 피라미드를 보면

 

24시간 후 평균 기억률

 

강의 5%  읽기 10%  시청각 체험 20%  시험 30%  그룹토의 50%  실행 70%  설명하기 90%  -13쪽

 

이 연구 결과들을 보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직접 참여했을 때 가장 잘 기억하고, 가장 오래 기억한다. 이점을 명심하고 우리나라 교육현장을 살펴보면 암담한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참여보다는 교사의 일방적인 전달이 많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실험 실습을 하기보다는 책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학습의 효율성을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다. 학습의 효율성을 따지기 전에 이미 학습에서 학생들은 멀어져 있고, 이것이 한 때 학교붕괴, 교실붕괴라는 말까지 만들어낼 정도였다.

 

지금도 인문계 고등학교 교실에 가보면 학습붕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의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학습에는 흥미가 없는데 자연스레 그냥 고등학교, 그것도 자신의 특기를 살릴 특성화고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 않아 인문계로 올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이 수업 현장에서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고, 학교 책상을 자신의 침대로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학습에서 멀어진 아이들을 다시 학습으로 끌어올 수가 있을텐데, 그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참여수업이라는 것이다.

 

교사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수업의 중심을 옮기고,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하고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 그렇게 하게 위해 교사가 준비해야 한다는 것.

 

수많은 참여수업 사례들이 이 책에 나와 있다. 백화점 식으로 좋은 참여수업 방법들이 자신들의 성공담과 더불어 나와 있는데, 이들 중에 그 학교, 그 수업, 그리고 그 교사와 학생들에 맞게 응용하여 참여수업을 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제법 있다.

 

다양한 참여수업 방식들이 나와 있으니 수업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교사라면 참조할 수 있을 방법들이 많이 있다. 그게 아마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 좀 아쉬운 게 있다.

 

논어에서도 첫 시작이 바로 배움이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몇 천 년 전 동양의 성인도 자신의 책을(물론 제자들이 엮은 것이지만) 배움으로 시작한다. 배움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는 우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배움을 추구한다는 얘기고, 배움이 없이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르침으로 시작하지 않고 배움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는 교육의 주체는 바로 학생이어야 한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하여 예전에는 스승을 찾아 학생들이 여러 곳을 다니기도 했는데, 그만큼 예전에는 교육의 주체가 학생에게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교사의 교수법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교사의 학문적 능력, 인품 등이 문제였을 뿐이다.

 

왜냐하면 이미 자신은 배우고자 하는 욕구로 꽉 차 있었기에 배우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하는 교수법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게 아니다. 최근에 교육의 중심을 학생으로, 배움으로 옮기자는 논의가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육의 중심은 교사다.

 

이렇게 참여수업을 이야기라는 책이 나오는 것 역시 교육의 중심이 교사라는 얘기다. 교사가 학생들이 배움을 자신의 욕구로 만들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중심에 놓고 책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흥미, 적절한 보상, 여기에 성적 향상...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업이 아니게 된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고 있다.

 

하여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평가가 바뀌지 않는 수업방법의 개선은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으로 가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렇게라고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수업이 늘어난다면 점차적으로 평가도 바뀔테니, 이런 수업방법이 문제가 있기에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더 장려하고 강조하여 이런 수업방식이,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의 주체가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되게 하는 수업이 늘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이런 수업방법에 맞게 평가방식이 바뀔 것이고, 평가방식이 바뀌면 또 수업방식도 바뀔 것이고,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관념도 바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학력만을 중시하는, 공부 못하면 사람대접 못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들이 들었는데... 심호택의 시가 생각났다. 적어도 이런 교육을 하는 부모가 사라지는 사회, 그리고 그런 교육이 잘못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

 

     똥 지 게

 

우리 어머니 나를 가르치며

잘못 가르친 것 한 가지

일꾼에게 궂은일 시켜놓고

봐라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저렇게 된다

똥지게 진다

 

심호택, 하늘밥도둑, 창작과비평사, 1996년 초판 7쇄.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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