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을 생각하다 - 인생에서 최선의 선택이 고작 교사인 이들을 향한 열정적인 옹호
테일러 말리 지음, 정여진 옮김 / 니들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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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처음에 이런 말로 시작한다.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의 직업이 교사인 사람들에게서 아이들이 대체 뭘 배울 수 있겠습니까?"

 

변호사가 저자에게 물은 말이라고 한다. 교사라는 직업은 사회에서 우대받지도 못하고, 그리 재능이 필요하지도 않은 직업이라는 뜻이고, 겨우 자신의 선택이 교사인 사람에게 학생들이 배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교사가 된 사람들에게 이 말보다 더 모욕적인 말도 없으리라.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받아치고 싶다고 한다.

 

"이도 저도 되는 일이 없을 때는 법대에 가면 된다."

 

그러나 저자는 입 밖으로 이 말을 내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다른 일에 착수한다.바로 신입교사 1000명 만들기다.

 

자신의 시 "교사가 만드는 것"을 읽고 교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 천명이 생기게 하는 것. 아마 이 책은 그의 그런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비록 교사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도 사회적 존경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르친다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아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교사가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아마 교사는 최선의 선택이 고작 교사인 사람들이 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자신의 사명감을 지니고 교사가 된 사람들일 것이다.

 

가르친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이 책에 잘 나와 있는데, 그럼에도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 교사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서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경험으로 만들어낸 책이기도 하고, 교사에 대한 열정적인 옹호를 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마 교직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교사들이 읽으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교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고.

 

교사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자세로 교육에 임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 읽어도 좋을 것이다.

 

교직이란 천직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남을 가르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의 전존재를 거는 일이기에 함부로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교직에 대한 선호도가 꽤 높지 않은가? 왜 안정적이니까. 그럼에도 교사의 사회적 지위는 그리 높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데...

 

학교에서 또는 다른 곳에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책을 읽으면 교사에 대해서 좋은 면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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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교는 무사했다 - 학교폭력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들
하승우.조영선.이계삼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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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에 4대악 척결이 있었다.

 

대통령이 된 분이 우리 사회가 지닌 가장 문제로 꼽은 악이 바로 4대 악일테니, 그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될 무시무시한 악일테다.

 

4대악은 사라져야 한다. 그 4대악이 무엇인지 보면,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그리고 불량식품이다.

 

이들이 과연 4대악인지에 대해서는 논란도 있겠지만, 공약이니만큼, 이들을 없애기 위해서 노력했을텐데, 공약이 어느 정도 실천이 되었는지는 두고두고 평가해 볼 일이니, 지금은 잠시 미뤄두고, 이 책과 관련이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겠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영되고 있는 공익광고가 있다. "학교폭력이 자라면"이라는 제목이라는데...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그 광고를 볼 수 있으니 참조하길 바라고.

(http://www.mgoon.com/ch/kobacoac/v/6089218)

 

그런데, 나는 이 광고를 보면서 마음이 좀 불편했다. 물론 '시집살이 한 며느리가 시집살이 시킨다'는 우리나라 속담도 있지만, 학교폭력이 자라면 사회폭력이 된다는데, 과연 그럴까?

 

시집살이 시키는 며느리가 처음부터 나왔을까? 이미 문화로 자리잡았기에 그런 며느리들이 나온 것 아닐까?

 

반대로 학교폭력이 왜 나왔을까 생각해보면, 학교폭력이 자라서 사회폭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이 반대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폭력이 만연하기에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생각. 다른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 이렇게 말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그런데 왜 사회폭력이 학교폭력으로부터 자란다고 할까? 반대가 맞을텐데... 사회폭력이라는 윗물이 있기에 학교폭력이라는 아랫물이 생긴 것일텐데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의 주장은 때로는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이 책의 글쓴이들이 말하듯이 대책은 없다. 대안이 있을 수가 없다. 그냥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줄 뿐이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 그것이 대안일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자꾸 현실을 잘못된 안경을 쓰고 보게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학교폭력근절대책이나 예방책은 위에서부터 바라본 학교폭력 대책이다.

 

반면에 이 책은 아래로부터 바라봄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다.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위, 저 멀리서 바라보고 세운 대책과 밑에서 직접 겪으면서 세운 대책은 천양지차일 수밖에 없다.

 

어느 것이 더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말 안 해도 뻔하고. 현직교사도 있고, 전직 교사도 있고, 인권운동가도 있고... 여러 사람이 학교폭력에 대해서 고민하고 분석한 글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읽는다고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마음은 더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잘못 아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

 

지금 현재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에 이 책의 분석은 유용할텐데... 학교폭력을 소수의 문제학생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그들을 골라내고 격리하고 치료하면 해결된다는 식의 접근방식은 해결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이 책의 주장에 공감하며...

 

학교폭력의 가장 문제가 학교라는 이 책의 주장에도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학교폭력 해결의 열쇠는 역시 학교가 쥐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는 없는데...

 

결자해지(結者解之)!

 

학교폭력은 학교가 해결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해결의 주체는 누구여야 할까? 학교라는 무생물을 주체로 내세울 수는 없으니, 결국 해결은 교사와 학생이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이 책에서는 대안이라고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논의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주로 '인권'과 '공감' 그리고 '우정'이다.

 

사실 이 중 하나만 제대로 해결되면 나머지 것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들이니, 이 셋은 한 덩어리라고 보면 되는데...

 

이들이 가능하게 하려면 학교라는 공간이 바뀌어야 하고, 학교의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고, 교사들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것과 더불어 사회가 바뀌어야 하는데... 사실 사회의 커다란 폭력들이 존재하는 한, 학교폭력은 사라지기 힘들테니 말이다.

 

학교폭력을 학교에만 책임지우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인데... 그럼에도 학교는 무사했기에, 학교가 우선 더한 책임의식을 지니고 학교폭력에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쩔 수가 없다.

 

여기에 교사와 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관심도 잃지 않고, 참여하는 학교 현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학교폭력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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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 -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
에르빈 바겐호퍼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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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전국의 학교들이 시험기간일 것이다. 4월말에서 5월초면.

 

초등학생이야 시험 부담을 조금 덜었다고 하지만(이렇게 얘기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초등학생들이 얼마나 시험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이들은 벌써 대학을 바라보며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원에 등록된 학생들 가운데 초등학생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중학생은 본격적으로 시험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입시를 의식하게 되고, 학교에서 보는 시험 하나하나가 다 부담으로 다가오게 된다.

 

고등학생이 되면 더 힘들어지고, 그렇다고 대학생이 되면 나아지는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대학 들어가면 좀 편해지려니 했는데, 그때는 정말 공부다운 공부를 하겠거니 했는데, 대학생들은 취업이라는 절대절명의 난관 앞에서 다시 시험에 목매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공부를 하지? 분명 자신을 위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하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상급학교로 가면 갈수록 공부가 힘들어지고 자신은 점점 불행해진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또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일까? 간단히 말하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는데, 다른 말로 하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하는데, 왜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복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걸까?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공부하는가?

 

나를 위해서, 내 행복을 위해서 공부한다면 지금의 학교 교육은 어떤가? 학교 교육이 그런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가?

 

이 책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학교는 진정한 공부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한다. 학교에 다니면 다닐수록 자신을 잃고 다른 사람의 기준을 제것인양 받아들일 뿐이라고 한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학교 교육. 그럼에도 학교 교육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경쟁, 성과 중심의 사회, 경제가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자신이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또 이 두려움은 역시 학교 교육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전염되고 내면화되었기 때문에 벗어날 생각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새로운 시대가 되고,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하는데, 사회가 잘못을 저질러 놓고,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지금의 사회 제도에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시도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행복에서 멀어진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연스러움, 그것이 바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그런 자연스러움이야말로 나를 위한 행복 추구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아이를 자연스럽게 키워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이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시험 기간. 아이들이 찌들어 있는 이 기간 같은 것은 이 책에서 다루지지 않는다. 새로운 교육은 그러한 시험 자체를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성장에 시험은 없다. 시험은 경쟁을 우선하고, 또 줄세우기를 강요하기에 행복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해서 많은 논의들이 있지만, 이 책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부인가, 무엇을 위한 공부인가에서 출발하지 않는 교육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 정말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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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소통, 문학토론의 내용과 방법 진화하는 국어교육학 2
이인화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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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소통'이라고 했다. 해석이란 자신이 읽은 작품을 자신의 잣대로 분석해내는 작업이라면 소통이란 그런 작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을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것, 다른 말로 문학을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 그것은 자신의 해석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나은 해석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학교에서 문학을 배우면서, 특히 소설을 배우면서 이러한 해석 소통에 이르고 있는가?

 

오히려 우리는 해석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해 교사에 의존하거나 참고서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만의 생각으로 문학에 다가간다는 것은 웬지 정답에서 멀어지는 것 같고, 무언가 잘못된 읽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는 않은가.

 

그러므로 해석도 제대로 되지 않고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소통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가 바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아니던가.

 

슬프게도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보다는 주어진 정답을 찾는 행위가 더 중요하고, 이러한 일들은 수능이라는 전국 최대 행사에서 정점을 찍게 된다.

 

그러니 문학을 읽어도 정답 찾기에 집중하지 그 문학에 제 나름의 해석을 가하고, 그런 해석들이 서로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소통을 통해 좀더 나은 해석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게 문제다. 문제가 나왔으므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이 점에서 해석 소통에 대한 해결책을 나름대로 궁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박사 학위 논문을 보완한 책이라고 하는데... 해석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교육에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치하게 작업한 책이다.

 

이러한 작업이 학교 현장에 적용이 되면 좋으련만, 읽으면서 자꾸만 이 책은 책으로서만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안타까웠다.

 

연구자가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연구 작업을 할 때와 그 연구 작업의 결과를 교육현장에 적용할 때는 차이가 많은데...

 

교육현장은 이론과는 달리 온갖 변수들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수는 학생이고, 교실에 있는 학생수이며, 또 시험이라는 거름장치이다.

 

이런 변수들이 이론의 적용에 거리가 있게 하는데... 그럼에도 이론이 필요한 이유는, 그 이론이 세세한 실천과정까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해야 한다는 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즉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이런 책과 같은 이론서이고, 이런 방향성을 인식하고 실제로 학교에 적용하는 것은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데...

 

갈수록 문학과 멀어지고 있는 시대, 어쩌면 문학을 읽고 깊이 있게 해석하고, 소통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더 멀어지는지도 모른다.

 

문학과 멀어지면 문화를 형성하는데도 문제가 있으니, 학생들, 또는 젊은이들로 하여금 문학을 읽고 해석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갖도록 사회가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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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윤리와 소설 교육 진화하는 국어교육학 1
정진석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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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학위 논문을 보강해서 책으로 냈단다.

 

사실 나같은 일반인들이 박사논문을 읽으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한다. 대학을 나와서도 박사 논문을 접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박사논문들이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기보다는 대학에서 학문을 한다는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박사논문 쪽을 기웃거리는데,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에 관한 책을 읽기 좋아하는데, 문학교육에 관한 책은 접하기 힘들었다는 이유로 멀리한 것이 요즘 내 사정이었다.

 

다행히 문학교육에 관한 책이 나왔다. 박사논문을 보충해서 책으로 펴냈으니, 책으로 펴냈다는 얘기는 전공을 하는 사람들에게 읽히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나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도 읽히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니 한 번 읽어볼밖에.

 

그러다 곧 후회하고 만다. 이거야 원, 학문한다는 사람들끼리 통할 말들이 막 나오고 있으니, 에고...

 

자세히 읽기는 포기하고, 대략 큰틀을 따라 읽기로 한다. 제목을 보자, 소설의 윤리와 소설 교육이다.

 

소설의 윤리라? 소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니, 사람들끼리 살아가는 모습에서 자연스레 윤리가 나온다. 소설에서 윤리를 찾아내지 못하면 그것은 소설을 읽지 않은 거와 마찬가지다.

 

설마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문체와 기법만을 파악하고 말지는 않겠지. 소설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윤리가 명확하게든 또는 숨겨져서든 들어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소설을 읽고 그 소설에 나타난 윤리에 대해서 서로 자신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비교하고, 삶에 적용하는 것 아닐까.

 

어떻게 소설을 내 삶으로 끌어오느냐 하는 문제에서 소설 교육이 등장하고, 이런 점에서 이 논문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단계를 제시하고, 구체화하고, 학생들의 글을 통해 더욱 자세히 설명해 내고 있는데... 그런 노력들을 떠나서 소설에 나타난 윤리가 우리들 삶에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학문적 연구로 다루고 있어서 실제 체험에 대한 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학생들에게 소설을 읽히는 이유는 사실 소설 속에 나타난 윤리를 파악하고, 그에 대해서 자신의 관점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삶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으로 학생들의 삶에서 그 소설의 윤리가 체험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니겠는가.

 

어떻게든 자신의 삶에서 추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소설 교육의 목표일텐데... 우리나라 학생들, 이런 교육이 도입되면 거기에서도 이론을 추출하여 정답을 찾는 노력만을 하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런 책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바로 소설을 소설답게,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읽을 수 있는 교육방법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했다는데 있다.

 

자꾸만 이런 학문적 성과들이 쌓이면 교육이 바뀌게 되니 말이다. 그때는 소설을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경험으로 읽고 즐기게 되겠지. 그러면 자연스레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경험의 폭은 넓어지며 삶은 더욱 깊어지게 되겠지.

 

소설이 우리 삶에 해왔던 역할이 학생들에게도 시험이라는 부담이 아니라 삶을 만끽하게 하는, 대리 체험하게 하는 즐거움으로 다가오게 되겠지.

 

그렇게 되기 위한 하나의 징검다리, 바로 이 책이지 않나 싶다.  소설에서 나타난 윤리를 소설 교육에서 어떻게 다룰지를 연구한 책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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