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이들에게 모두 빚진 사람들이다 - 그러나 물러설 수 없는 희망에 대하여 함께 걷는 교육
송인수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당연한 말이어야 하는데, 당연한 말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 사람이 평생을 배워야 한다고 배움이 멈추는 날이 곧 죽음의 날이라고 말들을 하지만, 배움은 곧 교육을 동반하고, 배움이 없는 교육은 있을 수 없지만, 배움이라는 말과 교육이라는 말이 이렇게 일치하지 않은 시대도 없지 않을까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은 넘치는데 배움은 없는 상황이 되고, 교육이 꼭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되지만, 학교를 넘어서 학원이라는 거대한 공간으로 넘어간 지가 오래되었다. 즉 공교육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사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이 더 많은 시대가 되었다는 얘기다.

 

학교에서 6-7교시 수업을 듣고, 그것도 모자라 학원에서 10시까지(지금은 법으로 심야 학원 교습을 막아서 그렇지 예전에는 새벽까지 학원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수업을 듣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교육이라는 이름에 갇혀 살고 있다. 그것도 무려 12년이나.

 

이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고, 이 책의 저자는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공교육 현장의 교사로 활동하다가, '좋은 교사' 모임의 대표로 학교를 그만두고 상근 활동가로 활동하고, 그 모임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으로 자신의 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사교육이 사라져 이런 이름을 지닌 단체가 발전적 해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때그때 써왔던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 이 책이다. 그의 내면 속에서 일어났던 고민들, 그리고 활동의 모습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가 있다.

 

그는 열심히 사는 것보다는 옳은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어른인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러면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어떻게 갚을 것인가? 그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 이 땅에서 사교육을 없애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내 자식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이 현실을 가만 놔두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풍요의 시대라고 하지만, 이 풍요가 아이들의 정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교육까지도 넘칠 정도로 풍요로울 필요가 있을까? 배움을 사장시키는 교육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하여 교육 분야에서도 지나친 풍요는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사교육이 다 필요없다는 말은 아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배움은 당연히 사교육, 즉 학교 밖에서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입시에 매달린 사교육은 아이들을 병들게 할 뿐이다.

 

그런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의 글. 그런 활동의 이면에 있는 고민들, 안타까움들, 그러나 가야만 하는 길이기에 기꺼이 그 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하여 저자는 사교육이라는 현실의 벽이 아무리 공고하더라도 조금씩 틈을 내기 시작하면 결국 지금과 같은 사교육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을 몇 년이라고 못을 박지 않더라도 곧 그런 시대가 와야 한다고 한다. 아니, 그런 시대는 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미래가 없다.

 

사교육을 없애지 않고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계속 나아가게 한다면 우라는 아이들에게 빚을 갚지 못하고, 오히려 빚만 더 지게 되는 꼴이 된다.

 

하여, 우선 나부터라도 불필요한 사교육을 줄이거나 받게 하지 않아야겠다. 그것이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테고...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준 책이다. 반가운 책이다.

 

덧글

 

출판사의 책읽고 서평쓰기에 응모했더니, 운 좋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내게 돌아왔다. 책을 보내준 출판사...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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