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 교사들과 함께 쓴 학교현장의 이야기
엄기호 지음 / 따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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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읽히는 책이다. 이렇게 절절하게, 또는 적절하게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교육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 더 좁혀서 이야기하면 학교에 근무하면서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이다. 제목에 쓰인 조사 "도"가 마음에 안 든다. 학교를 두려워 하는 존재가 또 있다는 얘긴데... 학교를 누가 두려워하지?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두려워 하나? 아니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시간을 때우는 공간에 불과하다. 학교라는 공간은 친구들을 만나 놀거나,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고, 때로는 학원공부로 인해서 부족한 잠을 때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사교육을 받을 수 없지만,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고자 학생에게는 학교가 배움의 공간이 되고, 교사들이 가르침을 주는 존재가 되겠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니... 학교가 학생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수는 없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학부모가 학교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자기 아이의 성적? 아니면 자기 아이의 인성? 또는 남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성? 아니다. 학교는 그냥 보내는 곳이다. 자신이 일을 하는데 아이를 돌볼 수 없기에 돌봄이 필요한 공간으로 학교는 존재할 뿐이다. 여기서 지식이나 인성, 사회성이 길러진다면 더욱 좋겠지만 학교에 우선으로 치는 가치는 돌봄이다. 아이가 무사하게, 건강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따라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학교는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하면서 공통의 기억을 형성하는 "장소"로서 기능하지 않는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공간일 뿐이다. 이런 공간에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학교에 가장 두려움을 가지는 존재는 단연 "교사"다. 따라서 제목이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가 아니라, "교사는 학교가 두렵다"가 되어야 한다. 다른 존재는 몰라도 교사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이 두려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게 이루어져 있다.

 

학교는 교사들의 삶의 장소이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생활함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렇듯 학교는 교사들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된다. 그런 장소에서 무언가 결핍을 느꼈을 때,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가 잘 안되고 있다고 느낄 때 불안감을 느낀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낄 때 엄청난 불안감을 지니게 된다.

 

그만큼 지금 학교는 교사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다. 만족을 주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고역일 정도로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교육관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둉료교사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모든 존재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기에 교사들은 불안감을 지닐 수밖에 없다.

 

"신인류" 또는 "별종"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학생들과는 관계가 단절되어 있으며, 자기 자식만의 이익을 위해서 학교에 간섭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과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며, 사사건건 간섭을 하고, 오히려 교육에 맞지 않는 지시를 한다고 여기는 교육관료들과는 예전부터 담을 쌓고 지냈으며, 한 때 동료성을 발휘하여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던 동료들과의 관계도 언제부터인가 막히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라고 하는데, 그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아이엠에프라는 커다란 격변을 겪은 후부터 교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달라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전에는 착하고 공부잘하는 가난한 모범생이 교사가 되고자 했지만, 아이엠에프 이후에는 공부잘하는 독한 모범생이 교사가 되고자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교사가 되어서 공부 못하고, 말썽 부리는 학생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런 태도는 교사들 간에 세대 갈등으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예전에 교사가 된 중견 교사들은 말썽 많은 학생들을 통해서 자신이 깨어져나가면서 타자성을 획득했다면, 요즘의 교사는 아예 이들을 밀쳐내버리고 말아 타자성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않으니, 교사들간에 학생을 사이에 둔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한 전산화를 통한 개별화 파편화된 교사문화로 인해서 서로 대화를 하지 않게 되었으며, 교무실에 있는 교사들은 개개인이 모두 하나의 섬으로만 존재하게 된다고 한다. 같은 직장에서 함께 생활하는데도 서로 섬으로 존재한다면 그런 직장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또한 교사들끼리 세대간에 소통이 되지 않고, 중견 교사들은 젊은 교사들을 교육에 대한 관점도 없이 주어진 일만 하려는 한심한 세대로 치부하고, 젊은 교사들은 중견교사들을 쓸데없이 간섭하는, 나이 많다고 편하게만 지내려 하며,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꽉 막힌 세대로 치부하니, 어찌 학교가 두렵지 않겠는가.

 

이 책에서는 이렇게 교사가 학교를 두려워하게 된 이유와 모습을 자세히 펼쳐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정말 "교육 불가능"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이대로 가다간 학교에서 "교육"이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단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현실을 이렇게 보여주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얘기다. 현실을 똑바로 보고 인정을 해야만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재 교사들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 보라는 얘기다. 현재 교사들의 처지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거기에서부터 출발하면 된다. 그 출발점을 이 책이 제시해주고 있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관계를 만들어가고 전승을 하는 "교육" 아니겠는가고...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남을 남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나와 대등한 존재인 남으로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대화를 하자고. 대화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함께 주고 받는 것이니, 칸막이로 막혀 있던 교무실에서 우선 교사들부터 동그랗게 앉아 이야기를 하자고. 교육에 대해서.

 

하여 이 책은 중견 교사들에게는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드는 거울 역할을 하고, 젊은 교사들에게는 중견 교사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아울러 자신들의 "교육 활동"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교사들이 읽기에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지만, 교사들 자체가 모범적으로 공부 잘하던 학생들의 균질적인 집단이므로 이 정도 책은 충분히 읽고, 생각하고, 옳은 방향으로 "교육 활동"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우리는 "교육 불가능"의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론 긍정하면서, 때론 너무도 슬픈 마음이 들면서, 그럼에도 "교육 가능성"에 대하여 희망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젊은 교사들,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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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모험놀이 - 위기의 아이들이 위로받고 꿈을 찾는 42가지 모험놀이 상담법
방승호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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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부재.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교육계는 교육계대로, 학생과 교사들은 학생과 교사대로, 부모와 자식은 부모와 자식대로, 또 행정가들과 국민은 그들대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그들대로... 서로가 자기의 말밖에 하지 못하고 있는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어쩌면 상대를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데, 우리는 어려서부터 너무 경쟁, 경쟁 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쟁에서 졌을 때 겪어야 할 일들은 상상하기조차 싫을만큼 고통스러웠을테니 말이다.

 

지금 사회의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고, 그들은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경쟁에서 이기기를 자식들 세대에 강요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우리 함께 가자는 말 대신에 너가 아니라 바로 내가 가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우세해졌고, 이런 사고방식은 결국 행동방식을 결정해서 우리들 사회에서 소통이 사라지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한다.

 

소통의 부재 시대, 누가 가장 고통 받을까? 그건 말할 것도 없이 자라나는 세대들이다. 그들은 누구와도 소통을 할 수 없어, 그들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기계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만다. 그들끼리도 소통하지 못해서, 소통이라고 한다는 '카카오톡'이든지, '카카오스토리(일명 카스)'라든지에서는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말들만을 일방적으로 뱉어내는 그런 모습이 더 많이 보여지고 있으니 말이다.

 

소통의 부재 시대. 이 시대에는 온갖 갈등이 난무하게 된다. 예전 같으면 웃으며 지나칠 수도 있었던 일을 얼굴에 핏대를 세우고 싸우게 된다. 심지어는 흉기를 휘두르는 갈등으로 까지 나아가게 된는데...

 

그래서 이런 시대에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고민하는 교사들이나 내 아이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이런 걱정을 타고 온갖 계발서들이나 상담서적들이 나와 있는데...

 

가끔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이게 과연 도움이 될까? 이렇게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면 되나? 하는 의구심들을 지닌 적이 더 많았다. 너무도 당연한 소리.. 그러나 알맹이는 없는 그런 소리는 정말 허무하다.

 

혹시 이 책도 이런 상담류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그래도 현직 교장이고, 또 우리나라에서 모험놀이로 박사 학위를 받은 첫번째 경우라고 하니, 한 번은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른 어떤 책에서 이 책의 저자와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이 사람 책은 그냥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첫장부터 끝까지 실망을 주지 않고, 그래 한 번 해봐야지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굳이 학교가 아니더라도, 또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이 책에 실린 여러 가지 모험놀이 기법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끼리도 가능하고, 가정에서도 가능하고, 무슨 무슨 수련원에서도 가능하고, 특히 학교에서는 아예 프로그램으로 운영이 가능할테니 더 도움이 될테고.

 

무엇보다도 방법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라는 점. 실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주의해야 할 점까지, 그리고 마무리에 해야 할 일까지 제시하고 있어서 어떤 부분을 가져다가도 당장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 책의 다양한 모험놀이 방법들은 글쓴이가 모험놀이 상담을 통하여 이미 검증한 것이기 때문에 성공여부에 대해서 의심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글쓴이도 처음부터 성공하지는 않았고, 아이들도 중반이나 또는 시작한 지 조금 지난 뒤부터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으니 이 책에 있는 방법을 가지고 모험놀이를 할 때는 우선 초조함을 버려야 한다.

 

사람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조급함을 버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기다려줄 줄 아는 자세라면, 이 책에 나온 모험놀이 방법들은 아주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나 또는 모험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닫힌 감정을 우선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법들이야 책을 통해서 알면 될테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좀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 누군가와 소통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아니,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 중에 그래도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곁에 두고 자주 참조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 책에는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42가지나 나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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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연극하자 - 우리들끼리 대본 보며 연극 만들기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1
구민정.권재원 지음 / 다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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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연극"이라는 말이 있다. 연극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얻기 위한 활동인데, 이런 활동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많다.

 

연극 자체가 종합예술로 표현-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연극을 함께 함으로써 협동심과 배려심을 기를 수도 있기에 지식적인 면과 감성적인 면에서 연극은 모두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

 

그럼에도 정작 학교 교육 현실에서는 연극을 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공간의 문제도 그렇거니와 학생들이 연극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도 힘들고(우리나라 학생들이 얼마나 바쁜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연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연극을 한다는 일은 참 어렵다.

 

하지만 연극을 한 번 하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지 자신이 무대에 올랐다는 경험만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어려움을 이겨냈다는 그 기쁨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여 연극을 꾸준히 실시해온 교사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극을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내었다.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식의 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연극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대본을 만들고 연극반을 꾸리며 공연을 통해서 "교육 연극"이라는 것을 해온 과정을 소개하고, 어떻게 연극을 상연했는지를 책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직접 쓴 대본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준비를 했으며, 배우들은 어떻게 섭외를 했고, 배경음악은 어떤 식으로 선정했으며,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 어떻게 대본이 만들어지고 상연으로 가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는 이 책대로 한 번 연극을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 연극을 해보자가 아니라,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우리도 이렇게 해보자 하고 시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예체'가 강조되는 시대다. 체육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그 건강한 몸에서 건전한 정신이 형성되게 해야 한다고 많이들 강조하고 있는데, 체육과 마찬가지로 음악, 미술 등도 강조되어야 한다.

 

음악, 미술, 체육을 함께 아우르는, 즉 '문예체" 활성화를 위해서 '교육 연극'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종합 예술인 연극, 이는 교육에서 할 수도 있는 활동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활동이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더 풍부한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표현-이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연극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대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연극을 상연하는 과정을 볼 수도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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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토론학교 : 사회와 문화 -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바꾸는 토론 중학생 토론학교
김지은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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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동양 사람들이 남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여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직접 말하기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 더 발전해 있기도 하다. 그래서 토론을 못 하는 민족, 또는 토론이 없는 민족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토론 교육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고, 기껏 한다고 해봤자, 토론의 맛보기만 할 뿐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토론의 형식을 취해 발제-반박-재반박 순으로 이렇게 세 번만 왔다갔다 하면 끝나고 마는 토론 수업이 되기 십상이다.

 

어른도 마찬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토론이란 걸 제대로 해보지 못했으니 제대로 할 리가 있나. 방송에 나와 토론이라고 하면 남 인신공격이나 하고 한 말 반복하고 반복하고, 그것도 안되면 큰소리 지르고는 끝이니, 답답하기도 하다.

 

토론을 어렵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냥 말싸움이다. 그런데 힘으로 누르는 말싸움이 아니라 논리로 누르는 말싸움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논리로 말이다.

 

이렇게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자기의 분야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들, 더 깊은 지식들, 그리고 발전적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눈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머리와 옳음을 받아들일 줄 아는 가슴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과연 동양 사람들이 토론에 약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멀리 중국을 보면 춘추전국시대, 즉 제자백가의 시대는 토론의 시대 아니었던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던 시대 아니던가. 공자의 말이 워낙 시적이라 논외로 치자고 하더라도 맹자를 보면 얼마나 논리적인가. 가히 토론의 대왕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중국으로 가지 말고 우리나라를 보면 우리나라 역시 온갖 상소를 통해 토론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로 하지 않고 글로 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토론은 토론이다. 조정에서 치열하게 논쟁들을 한 예가 실록에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가. 그리고 그 많은 논쟁들이 우리 민족 역시 토론을 하지 않은, 또는 못하는 민족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게 만든다.

 

다만 우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말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경우를 많이 보아서, 그렇게 많이 당해서 말을 조심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민주화된 시대, 우리는 다시 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이 책은 여러 시리즈로 기획이 되었다. 이번에는 "사회와 문화"에 대한 기획이다. 청소년들이, 특히 중학생이 겪을 수 있는, 또 고민할 수 있는 사회와 문화에 관련된 사항을 뽑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게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 주제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기도 하다.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대칭이 무너졌을 때 대칭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이 있듯이, 토론은 바로 이 대칭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상반된 입장이 동등하게 제시되고, 이렇게 제시된 내용을 참조하여 자신을 관점을 확립해나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토론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총 7개의 주제가 나와 있다.

 

매일 씻어야 하나? 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나? 옷을 맘대로 입으면 안 되나? 성관계는 괜찮은가? 내가 먼저일까 가족이 먼저일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음악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문제이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다를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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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자유로운 글쓰기 33 - 쫄지마, 글쓰기는 유쾌한 수다 떨기야! 양철북 청소년 교양 6
김주환 지음 / 양철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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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7년간의 실수" 이후에 나온 책이다. 글쓴이가 학생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낸 것이.

 

얼마 전에 김은형의 "국어시간에 소설쓰기1,2"를 읽었고, 이 역시 학생들의 작품을 실어놓은 책이었는데...

 

요즘 학생들이 글을 쓸 시간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학생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내는 교사들이 아직도 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학생들이 글을 쓰고 또 교사들은 학생들의 글을 모은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글쓰기를 두려워한다.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런 강박관념 때문에 더 글쓰기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글쓰기는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글쓰기는 '유쾌한 수다 떨기'라고 한다.

 

친구들과 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듯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을 통해서 하면 된다고 한다. 말하기에도 역시 말 잘하는 친구가 있고, 잘 못하는 친구가 있지만, 말을 잘 못한다고 해서 친구들과 말을 하지 않고 지내지는 않으니, 글도 말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지니면 된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글쓴이가 글에 대해서 먼저 한 마디 하고, 그 다음에는 학생들의 글을 예로 들고, 그 글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전달해 준다.

 

자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펼치지 않기에, 학생들의 글을 예로 들고 있기에 읽기에도 편하고, 이해하기도 쉽다.

 

여기에 책을 시, 이야기, 비평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이해를 쉽게 하고 있다.

 

아마도 학생들을 주요 독자로 상정해서 그런지, 글이 어렵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이렇게 써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아서 좋다.

 

글쓰기. 얼핏 굉장히 정적인 행위같지만, 사실 글쓰기는 상당히 동적인 행위이다. 글을 쓰는 동안 몸은 비록 한 곳에 고정되어 앉아 있지만, 머리 속에서는 온갖 곳을 다니며, 온갖 생각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런 수많은 움직임 중에 자신에게 맞는 생각을, 남에게 이해하기 쉽게 펼쳐주는 행위, 그것은 지은이의 말처럼 '유쾌한 수다 떨기'일 수밖에 없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교사들 역시 읽어보면 참조할 사항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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