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토론학교 : 사회와 문화 - 나를 발견하고 세상을 바꾸는 토론 중학생 토론학교
김지은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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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동양 사람들이 남의 기분을 먼저 생각하여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직접 말하기보다는 에둘러 말하는 방식이 더 발전해 있기도 하다. 그래서 토론을 못 하는 민족, 또는 토론이 없는 민족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토론 교육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고, 기껏 한다고 해봤자, 토론의 맛보기만 할 뿐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토론의 형식을 취해 발제-반박-재반박 순으로 이렇게 세 번만 왔다갔다 하면 끝나고 마는 토론 수업이 되기 십상이다.

 

어른도 마찬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토론이란 걸 제대로 해보지 못했으니 제대로 할 리가 있나. 방송에 나와 토론이라고 하면 남 인신공격이나 하고 한 말 반복하고 반복하고, 그것도 안되면 큰소리 지르고는 끝이니, 답답하기도 하다.

 

토론을 어렵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그냥 말싸움이다. 그런데 힘으로 누르는 말싸움이 아니라 논리로 누르는 말싸움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논리로 말이다.

 

이렇게 토론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자기의 분야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들, 더 깊은 지식들, 그리고 발전적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눈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머리와 옳음을 받아들일 줄 아는 가슴이 있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과연 동양 사람들이 토론에 약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멀리 중국을 보면 춘추전국시대, 즉 제자백가의 시대는 토론의 시대 아니었던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던 시대 아니던가. 공자의 말이 워낙 시적이라 논외로 치자고 하더라도 맹자를 보면 얼마나 논리적인가. 가히 토론의 대왕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중국으로 가지 말고 우리나라를 보면 우리나라 역시 온갖 상소를 통해 토론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로 하지 않고 글로 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토론은 토론이다. 조정에서 치열하게 논쟁들을 한 예가 실록에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가. 그리고 그 많은 논쟁들이 우리 민족 역시 토론을 하지 않은, 또는 못하는 민족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게 만든다.

 

다만 우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말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경우를 많이 보아서, 그렇게 많이 당해서 말을 조심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민주화된 시대, 우리는 다시 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이 책은 여러 시리즈로 기획이 되었다. 이번에는 "사회와 문화"에 대한 기획이다. 청소년들이, 특히 중학생이 겪을 수 있는, 또 고민할 수 있는 사회와 문화에 관련된 사항을 뽑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펼치게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 주제에 대한 상반된 시각을 제공해주고 있기도 하다.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대칭이 무너졌을 때 대칭을 회복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이 있듯이, 토론은 바로 이 대칭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상반된 입장이 동등하게 제시되고, 이렇게 제시된 내용을 참조하여 자신을 관점을 확립해나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토론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총 7개의 주제가 나와 있다.

 

매일 씻어야 하나? 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나? 옷을 맘대로 입으면 안 되나? 성관계는 괜찮은가? 내가 먼저일까 가족이 먼저일까?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음악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문제이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많이 다를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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