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그랬어요 - 열일곱을 위한 청춘 상담, 2011년 문광부 우수문학도서
문경보 지음 / 샨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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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을 위한 청춘상담'이란다. 열일곱이란 나이는 고등학생 나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이자 상담교사로 근무했었다. 그 때 그가 만난 아이들과의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 아이들, 왜 이리도 외롭고, 힘들고, 괴롭게 살아가고 있었을까?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는 않았을까? 객관적이라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또는 그 아이들 자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었을텐데...

 

왜 그게 그렇게도 힘들었을까? 왜 그렇게도 힘들까?

 

알고 보면 하나하나 다 소중한 사람들, 다 자기 나름대로 제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인데,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온전한 인간으로 여기지 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삶의 의미가 있는데, 가끔은 그런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 점을 이 책은 일깨워주고 있다. 그냥 무심히 넘어갔던 일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고 있으니.

 

아이들의 반항이, 거짓말이, 무기력이 정말로 그들이 외로워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그들의 외로움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교육이 망가졌다고 해도 이런 선생님들이 있는 한 교육은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이렇게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공감해주는 선생님이 있는 한.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을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로 그 아이가 되어서 그 아이의 마음을 다독거려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사도 많이 상처받았으리라. 그러나 그 상처를 피하지 않고 상처를 통해 오히려 아이의 상처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갔으리라. 이것은 직전에 읽은 "상처입은 치유자"와도 통한다.

 

자신의 상처를 볼 수 있는 교사가 바로 학생들의 상처를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참 훈훈하다. 상처들을 감추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기에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리라.

 

하여 이 책을 읽으며 머리 속에서는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아니 그 시의 한 구절이 맴돌았다.

 

'흔들리지 않으며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래, 아이들은, 아니 우리들 모두는 이렇듯 흔들리면서 살아왔고, 그 흔들림 속에서 우리들만의 꽃을 피우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이미 열매를 맺은 어른들은 왜 이 흔들림을 못 견뎌할까? 자신도 거쳐왔으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이 책의 교사는 이를 안다. 이런 흔들림을 알기에, 그 흔들림이 오히려 꽃으로 피어남을 알기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닌 어깨를 걸고 함께 가고 있다. 당장의 답은 제시할 필요가 없다.

 

답은 바로 아이들이 흔들리며 찾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아이들만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교사가 된 글쓴이도 흔들리고 있으며, 그 흔들림들이 서로 공명하여 하나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이 책에서 이루어진 만남이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표현하지않아도, 또 겉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하나의꽃이 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그런 만남이.

 

이 책을 통해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다. 이 책이 그걸 보여주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따뜻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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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현장을 위한 회복적 학생생활교육 - 어떻게 학생들에게 책임감과 상호 존중을 가르칠 수 있을까? KAP 정의와 평화 실천 시리즈 1
로레인 수투츠만 암스투츠 & 쥬디 H. 뮬렛 지음, 이재영.정용진 옮김 / KAP(Korea Anabaptist Press)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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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또 한 명이 학생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공간을 찾지 못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아니 자신과 함께 할 단 한 사람을 찾지 못해 다른 세상으로 가 버렸다. 그를 그렇게 만든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깨닫지도 못했는데...

 

해마다 반복되는 학교폭력, 부적응 등등이 언론에 오르내리는데, 대책은 늘 그대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해야 하나?

 

한 번은 강하게 폭력에 관한 일들은 생활기록부에 남겨 가해자를 사회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런 낙인찍고 배제하는 징계, 처벌의 방법은 사람을 근원에서부터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이러한 문제가 관계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는데, 그에 대해서 성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서 오히려 관계를 더욱 해치는 경우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일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렇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생활지도가 바로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이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으로 대변되는 학생들의 비행을 단순히 징계하고, 기록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학생생활지도의 첫단계에서 멈춘 결과, 해마다 세상을 등지는 학생이, 학교를 뛰쳐나가는 학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문,예,체 활성화 방안이다. 특히 체육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강조를 넘어서 일주일에 4시간 이상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체육활동의 강화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면 이들의 마음에 쌓여 있던 응어리들이 어느 정도 풀려 서로의 관계를 좋은 쪽으로 맺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추진하고 있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다른 학습 시간을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활동 시간이 더해졌으니, 아이들에게 이런 체육활동은 오히려 피곤을 가중시키는 일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처럼 오전에는 주로 학과 공부를, 그리고 오후에는 지역과 연계하여 문,예,체 활동을 할 수 없는 지금의 여건에서, 그런 여건을 마련하려 하지 않고 학교에서 모두 다 하라고 하니, 좁아터진 운동장에서 한 학년의 학생들이 바글바글거리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체육활동이 싫은 아이는? 그런 아이에게는 이런 체육활동은 또 하나의 부담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활동이라 하여도 내가 싫으면 좋지 않은데, 개인의 성향,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실시하는 체육활동은 의도했던 효과를 내기 어렵다.

 

체육활동 강화가 원인을 없애는 처방이라면, 징계는 결과에 대한 처방으로서 존재하지만, 아직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 

 

하여 체육활동에는 다른 학습시간을 줄임으로써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과 함께 해야 하고, 또한 학교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지역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학교가 함께 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것을 토대로 징계 위주의 생활지도는 폐기되어야 하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조정자'를 두어 서로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지도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효과적인 생활지도이다. '관계'가 회복된다면 그런 관계를 기반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고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은 사람,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남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에 성공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런 학생생활지도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금 우리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리고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당장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어떻게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즉, 큰틀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큰틀에 합의가 된다면 구체적인 생활지도는 각 학교 현실에 맞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에 동의하다면, 합의가 된다면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위협한다는 그런 소리는 나오지도 않게 될 것이다.

 

'관계'를 지향하는 학생지도는 이미 '인권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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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보스코처럼 교육합시다
카를로 데 암브로지오 지음, 살레시오 여자 수도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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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그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스스로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충분히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왜 우리의 사랑을 알지 못할까 하고 답답해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어른들이 말하는 사랑을 간섭으로 대치시키며 오히려 부담스러워하고 벗어나려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것은 그들이 스스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돈 보스코가 강조하는 말이다. 아이들은 그저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어떻게 해야 아나?

 

답은 간단한데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어른의 잣대로 단호하게 자르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물론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무조건 좋아하라는 말은 아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해야 한다고 돈 보스코는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좋아한다는 개념에는 이미 옳고 그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야 하겠다.

 

꼭 옳고 그름을 떠나서도 그런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일에서도 어른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의 일에 간섭한다고 생각을 하고, 어른들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교육에서도 멀어지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면서 그 속에서 아이들에게 무언가 방향을 알려주고 아이들이 그 쪽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훌륭한 교사락 할 수 있다.

 

돈 보스코는 나이들어서도 아이들과 놀이를 했으며, 늘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을 성심성의껏 대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귀찮아하지 않음.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행동은 그를 아이들로부터 사랑받게 했다.

 

아이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되라고 그는 말했다. 이 사랑받음, 이것은 곧 자신이 사랑을 주고 있음을,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안다는 말이 되고, 이렇게 사랑받는 교사는 아이들에게 신뢰를 받기 때문에 그의 말,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교육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의 모습을 보면, 이런 사랑의 관계가 교육에서 발현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대답은 부정적인 쪽으로 가게 된다. 이는 학교의 교사나 집안의 부모나 마찬가지이다.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간섭한다고, 부당하게 자시들을 구속한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이는 우리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단지 두려운 존재, 또는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존재로만 있게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고, 또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끼는 사람의 말은 아이들에게 커다랗게 다가온다. 그런 상태에서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랑이 충만한 교육.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는 사회는 행복이 넘치는 사회이리라. 아이들의 영혼이 건강한 사회이리라.

 

이 책은 이러한 돈 보스코의 교육관을 예를 들어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작은 제목만 읽어보아도 꼭 필요한 교육지침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이 제목들만 실천하여도 이미 교육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몇 개 제목만 보자.

 

청소년들에게 이상을 줍시다. 그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위기 때 도와줍시다. 친절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들을 줄 알도록 가르칩시다. 타인에게 관심을 갖도록 교육합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줍시다. 용서할 줄 알도록 교육합시다. 감사할 줄 알도록 교육합시다.

 

더 많은 제목들이 있지만 이것만 보아도 이미 우리의 교육에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은가. 이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지 않게 실천이 되고 있지 않으니...

 

청소년들이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교사나 부모도 스스로 사랑을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이런 교육은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교육에 대한 좋은 말들이 넘치도록 많은, 그러나 돈 보스코 자신이 실천했던 그런 교육적 실천이기에 이 책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현실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나중에 몇몇 장은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런 종교적인 이야기는 이 책의 중심 인물인 돈 보스코가 사제이고(나중에 성인으로 시성이 되었다), 또 출판사가 가톨릭재단이기 때문이지만, 굳이 한 종교로 국한시켜서 읽을 필요는 없다. 이런 종교적인 얘기를 자신의 종교로 번안을 한다든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영성으로 번역을 해서 읽어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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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다
오산시 스웨덴.핀란드 학교탐방단 지음 / 독서시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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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우리 교육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특정한 집단, 특히 수구세력 쪽에서는 전교조라는 좌익집단이 주도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빙자해서 이데올로기 교육을 한다고, 이런 혁신교육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또 그렇게 가고 있기도 하고. 진보는 좌익이고 좌익은 빨갱이고, 빨갱이는 우리나라에서 존재해서는 안되는 집단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우리나라에서 어떤 단체를 좌익으로 몰아가면 그 다음부터는 논쟁도 되지 않는다.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혁신교육에 대한 이미지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북유럽을 이야기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진보니 보수니 할 것 없이 모두 북유럽의 교육은 성공했으며, 이런 교육이야말로 혁신교육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을 한다. 다른 나라의 혁신은 칭찬의 대상이며, 우리나라의 혁신은 견제의 대상이다. 그런 부러움으로 교육견학을 많이 간다.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핀란드 교육이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유행이 되었다. 아마도 세계학력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핀란드, 핀란드 하면서도 정작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배우지 않았다. 아니, 정책입안자들이 도입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시 원점이다.

 

발트해를 건너며

혁신교육을 꿈꾸었다고 한다. 이들은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어야 하고, 혁신교육의 성패는 우리의 생존과도 직결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인식이 없다면 혁신교육은 지지부진, 유야무야되고 만다.

 

오산시라는 혁신교육특구가 된 지역에서 국회의원, 시의원, 시청직원, 그리고 학교장, 교사들로 구성된 사람들이 이 발트해를 건너며 교육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우리나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돌아왔단다. 이들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하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교육 견학을 하고 왔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나고 두 해가 되는 지금

과연 혁신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오산시가 속한 경기도는 어느 정도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보아도 좋겠다. 그런데 이것이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고 있다. 물론 이를 교육감의 차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겠으나, 이들이 견학하고 온 북유럽은 특정 지역에서만 성공한 것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다. 왜? 교육과학기술부 문제인가? 이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정부기구인지... 오히려 혁신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혁신교육이 성공하려면 정말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책을 꼼꼼이 읽어봐야 한다. 이 책에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그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우선 어떤 평등을 이루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과 토론이 있어야 한다. 무상교육이 아니라, 의무교육이다. 이 개념을 명심해야 한다.

 

또 평가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에 대한 신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교사를 불신하는 나라가 있는가? 반대로 우리나라만큼 뛰어난(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뛰어나다고 말해야 하는지는 논외로 하고) 학생들이 교직에 진출하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가? 그럼에도 가장 저평가되고, 가장 인정받지 못하고, 가장 무시당하고, 전문가라는 대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존재가 교사 아니던가.

 

이 책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를 많이 이야기한다. 혁신교육의 처음이자 끝은 바로 교사에 대한 신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신뢰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이것은 교육당국이 교사를 교육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가려는 모습을 보일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에 교육당국에 무시당하는 교사를 어떤 학부모가 인정을 하겠는가 말이다.

 

신자유주의를 넘어 미래를 여는

그런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북유럽의 사례들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렇다고 북유럽에만 의존하면 안된다. 이미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우리의 전통교육에서도 이런 부분을 실현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즉 혁신교육은 생뚱맞은 외국의 교육이 아니라, 우리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었던 교육이라는 얘기다.

 

연암의 말인 '법고창신'을 떠올리지 않아도, '온고지신'이라고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외국의 사례들, 그리고 미래의 필요들을 조합하면 혁신교육은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아니, 혁신교육은 현실이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하는 이번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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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생태시 교육
김성란 지음 / 제이앤씨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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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인정받는 사회. 신동엽의 '산문시1'에서처럼 대통령이 시인을 찾아가는 사회.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한 편의 시를 낭송할 수 있는 사회. 그러한 사회는 아마도 감수성이 풍부한 사회이리라. 단지 인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아우르며 살아가는 그런 사회이리라.

 

그런데... 대부분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어시간에 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시는 답이 딱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험공부하기 힘들다는 이유가 중심이 되는데.

 

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로지 시험을 위해 머리로 암기하려고 하다보니,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이 되는 시를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할 수밖에 없다.

 

시는 그러면 안되는데..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 다음에 해석을 해도 늦지 않는데...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에서 시는 느리게 살아가는 대표적인 모습을 지닌 문학이리라.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빠르기보다는 느리기를 선택할테고, 나만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는 눈을 지닌 사람이고, 또 다른 존재들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지닌 존재이리라.

 

그런 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교육, 그것이 시교육이어야 할텐데... 그 중에서도 생태시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대부분의 시가 그렇지만 특히 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 시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기술문명이 판치는 사회에서는 생태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태시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렇게까지 반생태적인 사회의 모습을 지니지는 않게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온 시를 분석하여 그 중에서 생태시라 부를 수 있는 시를 골라내고, 이 중에서도 나희덕의 '배추의 마음'을 중심으로 하여 어떻게 생태시를 교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사범대에서 국어교육을 배우는 학생이나 현직 국어교사들에게 유익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시에 관심이 있고, 이를 남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단지 시를 감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시와의 비교, 또 다른 사람과의 토론, 그리고 비평문 쓰기까지 종합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어, 구체적인 생태시 수업의 모형으로 유익하겠단 생각이 든다.

 

교육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시를 읽고 사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시가 우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야 하겠지. 그것은 바로 시를 통해서 우리의 삶을 발견했을 때 더 효과가 있을테고, 이런 면에서 생태시는 우리에게 시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생태적인 삶. 결코 어렵지 않은 삶이다. 시를 통해서도 충분히 익힐 수 있는 삶이다. 생태시를 읽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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