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일찍 지는 것이 마당에서 함께 바라봤던 그 하늘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닐까.

세번째, 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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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텁고 깊고 무거운 기운이 멈춰있다.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에 애써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곧 구름 밀어낼 바람이 불 것이고 그 사이 햇살은 눈부신 본연의 빛을 발하리라. 우리 살아오고 살아갈 모습 그것과도 같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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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문 사이로 스며든 달빛이 이른 잠을 깨운다. 푸르러 더 까만 밤하늘에 넉넉한 달빛이 가득하다. 새벽의 고요함이 달빛과 어우러진 모월당慕月堂 뜰을 서성이기에 충분하다.

달무리가 깊다고 벗을 청하기엔 이른 시간이기에 미안함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만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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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붉다'라는 말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강렬함이 있다. 노오란 꽃에서 나온 열매라고 상낭하기엔 너무도 붉다. 어찌 그 속내를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서둘러 이른 봄에 꽃을 피워 따스함을 전하더니 늦은 가을 보는 이의 가슴에 다시금 꽃으로 붉은물을 들인다. 산수유가 1년 중 가장 고혹적인 모습일 때다.


산수유는 낙엽지는 작은키나무다.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줄기가 오래 되면 껍질 조각이 떨어진다.


꽃은 3~4월 노란색으로 잎보다 먼저피고 우산모양으로 작은 꽃들이 뭉쳐 조밀하게 달린다. 꽃잎과 수술은 각각 4개이다.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8월부터 익기 시작하여 10월에는 빨갛게 익는다. 열매는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그대로 달려있다.


가을의 붉은 열매와 이른 봄날의 노란 꽃으로 1년에 두 번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산수유는 신선이 먹는 열매로 알려질 정도로 좋은 약제로 쓰였다.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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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
안개 속이라지만 가야할 길의 방향을 모르거나 일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데에서오는 암담함은 없다. 방향을 설정했으면 실날같이 보이는 불빛을 향해 뚜벅뚜벅 가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그것이 100만 명이 가슴에 밝힌 촛불이다. 굳건히 제 길을 가는 것, 여기에 모든 해법이 다 있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여전히 안개 속 는개는 내리지만 점차 그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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