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괴불나무
몇해를 두고 볼 수 있기를 바라던 나무다. 남쪽에 사는 내가 북쪽에 있는 나무를 만나기에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제법 커 보였다. 하지만 마음에 품은 것은 그때가 언제가 되었던 오게 마련인 모양이다.

아직 냉기가 가시지 않은 숲에 잎이 나오기도 전에 가지 끝에 간신히 매달려 절정을 드러낸다. 아무 데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독특한 꽃으로 만나고 나면 반드시 기억되는 나무다.

꽃 만큼 붉은 열매도 한몫한다. 푸르름이 한창인 여름에 싱싱한 잎사귀 사이의 곳곳에서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가 쌍으로 마주보며 열린다.

이른 봄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의 꽃이 피는 남쪽의 길마가지나무와 더불어 꽃 색깔의 대비로 주목받는 나무이기도 하다. 먼 길 나들이에서 몇해 만에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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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花 매화

姑射冰膚雪作衣 고야빙부설작의

香脣曉露吸珠璣 향순효로흡주기

應嫌俗蘂春紅染 응혐속예춘홍염

欲向瑤臺駕鶴飛 욕향요대가학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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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얼음 같은 살결에 눈으로 옷 지어 입고

향기로운 입술로 구슬 같은 새벽이슬 마시네.

응당 속된 꽃들 봄에 붉게 물드는 것 싫어하여

요대를 향해 학 타고 날아가려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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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두번째로 등장하는 이인로의 시 '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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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김홍도의 ‘주상관매도舟上觀梅圖’ 라는 그림이다. 그림은 강 건너 멀리 보이는 높은 언덕에 소담스러운 매화가 피어 있다. 건 듯 부는 봄바람에 실려 온 향기가 강가에 이르러 뱃전에 부딪친다. 이미 술잔을 기울인 노인은 비스듬히 누워 매화를 바라본다. 매화와 배를 이어주는 것은 텅 빈 공간이다. 그 공간이 주는 넉넉함이 매화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 속 여유로움과 닮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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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야 옛부터 사람들이 워낙 좋아해서 마음으로 담아 시나 그림으로 수없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만큼 매화는 특별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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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단백의 청우淸友, 임포의 매처학자梅妻鶴子나 암향부동暗香浮動, 소식의 빙혼옥골氷魂玉骨이나 아치고절雅致高節, 안민영의 황혼원黃昏月, 이황의 매형梅兄 등 모두가 매화를 가르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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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에게만 그럴까. 오늘날에도 매화를 찾아 길을 떠나는 이들은 많다. 해가 바뀌는 1월이면 어김없이 섬진강가 소학정을 찾는다.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한겨울에 꽃을 피운다. 그 매화 향기를 맡고자 탐매의 길을 나서는 것이다. 혼자여도 좋지만 멀리 있는 벗과 만나 꽃그늘 이래 들어 정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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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둔사 납월홍매, 통도사 자장매, 화엄사 흑매, 단속사지 정당매, 선암사 선암매, 백양사 고불매, 전남대 대명매 등 가까이 또는 멀리 있는 매화를 보러 탐매길에 나선다. 나귀나 말에서 타고 자동차나 기차로 이동수단만 달라졌을 뿐 매화를 보러 나선 사람들의 마음자리는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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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봄을 불러오던 매화는 이미 봄바람에 밀려 지고 있다. 김홍도의 주상관매도를 보며 이른 봄 섬진강가에서 함께 매화를 보았던 이들을 떠올려 본다. 매화처럼 곱고 깊은 향기로 기억되는 탐매의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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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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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다소곳하지만 은근함으로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흰색의 노루귀라면 청색의 노루귀는 화사하고 신비스런 색감으로 단번에 이목을 끈다. 하얀색과 청색의 이 두가지 색이 주는 강렬한 맛에 분홍이나 기타 다른 색의 노루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지극히 편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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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을 지나 꽃이 귀한 이른봄 이쁘게도 피니 수난을 많이 당하는 꽃이다. 몇년 동안 지켜본 자생지가 지난해 봄 파괴된 현장을 목격하곤 그 곱고 귀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안타까워 그후로 다시 그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 자연의 복원력을 믿기에 시간을 두고 멀리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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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느긋하게 맞이하는 봄이다.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꽃세상에 머뭇거림이나 주저함이 아닌 느긋하게 볼 마음의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도 꽃 보는 마음과 닮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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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노루귀 보는 것은 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뒤늦게 찾은 곳에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정도로 간신히 눈맞춤 했으니 이걸로 다소 위안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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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꽃 피었으니

터전을 옮기고 나무를 심었다. 무럭무럭 자라서 꽃 피고 열매 맺어 눈과 입을 비롯하여 오감五感으로 호강을 한다. 그 중 당연히 앵두나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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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절은 봄의 중턱을 넘어서고 있다. 내게 앵두꽃은 이른 봄꽃 맞으러 다니며 분주했던 마음에 점하나 찍고 봄의 한 고개를 넘는 시금석 같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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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들녁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봄맞으러 가야지

바구니엔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하얗고 붉은 향기 가득 봄맞으러 가야지

​

봄이 오면 연두빛 고운 숲속으로

어리고 단비 마시러 봄맞으러 가야지

풀 무덤엔 새까만 앙금 모두 묶고

마음엔 한껏 꽃 피워 봄맞으러 가야지

​

봄바람 부는 흰 꽃 들녘엔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봄이 흐드러지고

들녁은 활짝 피어나네

​

봄이 오면 봄바람 부는 연못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노저으러 가야지

나룻배에 가는 겨울 오는 봄 싣고

노래하는 당신과 나 봄 맞으러 가야지

봄이 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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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Plr-mDKsc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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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시시때때로 온 산천 붉은 진달래로 만발할 4월 어느날까지는 김윤아의 '봄이 오면'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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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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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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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베면

뿌리는 얼마나 캄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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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시인의 시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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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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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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