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풀
첫 만남에는 먼길 나서서 비를 맞고 꽃 다 떨어진 후 딱 한송이 남은 모습으로 마주했다.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그 다음해에야 비로소 무리진 모습을 제 때에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색을 달리해서 피는 꽃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 행운인 샘이다.

미치광이풀, 요상스런 이름이다. 소가 이 풀을 뜯어 먹으면 미친 듯이 날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독성분이 강하기에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풀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제법 큰 무리를 이룬 서식지에는 풍성하게 꽃밭을 이루고 있다. 서식 환경이 적합한 것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눈맞춤이다. 나무를 사이에 두고 햇살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를 잊어버리는 몰입의 때이기도 하다. 이 경험이 주는 환희가 있어 생명의 꿈틀거림으로 요란스런 봄 숲을 찾는다.

​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봄의 숲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가슴을 펴고 설렘으로 다가올 시간을 마주하는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알든모르든 모든 생명이 봄앓이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순하디 순한 이 순간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산수유꽃'

어찌 도리화와 봄을 다툴까

​

茱萸花 수유화

勁節高孤似伯夷 경절고고사백이

爭春桃李肯同時 쟁춘도리긍동시

山園寂寞無人到 산원적막무인도

藹藹淸香只自知 애애청향지자지

​

수유화

굳은 절개 고고함이 백이와 같거늘

어찌 도리화와 같은 시기에 봄을 다투겠는가?

고즈넉한 산속 동산 이르는 사람 없어도

가득한 맑은 향기에 그저 절로 알겠거니.

​

*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다섯번째로 등장하는 곽진(郭瑨, 1568~1633)의 시 '茱萸花 수유화'다.

​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이른 봄 꽃을 피우는 산수유는 매화와 더불어 봄꽃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옛사람들도 이 점에 주목하여 가까이 두었나 보다.

​

이 시에서는 가을에 꽃봉우리를 맺어 추운 겨울이라도 뜻을 굽히지 않고, 봄에 이르러 다른 꽃들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백이 숙제의 절개를 이야기하고 있다. 도리화가 피는 봄에는 꽃향기가 어지럽지만 그 전에 피는 산수유꽃은 향기도 맑아 정신을 맑게 한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

"어찌 도리화와 봄을 다툴까"라는 수식어는 여기에서 온듯 싶다.

​

섬진강을 따라 오르던 봄기운이 광양 매화마을에서 머물며 숨고르기를 한 후 다시 올라와 지리산 자락에서 노랑꽂을 피운다. 넓다란 골짜기를 노랗게 물들이며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봄기운을 불어넣는 곳이 산수유로 유명한 산동이다.

​

그곳에 현천 마을이 있다. 골목마다 돌담과 샛노란 산수유가 어우러진 마을에 선배 한분이 산다. 대학 4학년 말 갑자기 사라져 소식을 몰라 모두가 궁금해 했는데 어느날 불쑥 들려오는 소리가 그곳에 터를 잡고 살림을 차렸다는 것이다.

​

그 집터에 커다란 산수유 나무가 있었고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어느날 붉은 열매를 딴다기에 몇명이 방문했다. 그렇게 만난 것이 산수유와 첫만남이었다. 그후로도 몇번 나들이겸 방문하였는데 잘 살아가는 모습이 더없이 정겨운 모습으로 꼭 산수유 나무 같았다.

​

나 역시 시골에 자리를 잡고 뜰을 가꾸면서 산수유 한그루를 심었다. 이제는 제법 커서 꽃피는 봄날이면 노랗게 봄기운을 전해준다. 하지만 꽃은 만발한데 열매를 맺지 못한다.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미적대며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

​

*'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큰개별꽃'

하늘의 별에 닿고 싶은 마음이 땅에 꽃으로 피었다. 꽃을 보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다. 별을 닮은 꽃들은 대부분 땅에 바짝 붙어 작은 꽃을 피운다.

​

눈맟추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허리를 굽히게 만들어 잠시나마 낮은 세상으로 눈을 두게 하려는가 보다.

​

꽃이 별모양이고 다른 개별꽃들에 비해 잎이 크기 때문에 ‘큰개별꽃’이라 한다. 꽃은 4-5월에 피며, 줄기 끝에 항상 1개씩 달리고 흰색이다.

​

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숲개별꽃 등 비슷비슷한 이름의 꽃들이 많다. 꽃잎의 크기와 숫자, 모양 등으로 구분한다지만 많은 종류들을 만나다 보면 이것도 쉬운게 아니다.

​

별을 향한 사람의 마음이 담아 '은하수'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읽는수요일

​

참스승

​

꽃 이름만

배우지 마라

​

꽃 그림자만

뒤쫓지 마라

​

꽃이 부르는

나비의 긴 입술

​

꽃의 갈래를 열어

천지(天地)를 분별하라

​

몸으로

보여주는 이

​

*목필균 시인의 시 "참스승"이다. 굳이 몰라도 된다지만 '꽃 이름'만이라도 안다면 그 다음은 훨씬 풍부해집니다. 꽃을 보는 마음으로ᆢ.

​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