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풀
한여름 연못가나 논둑에 피는 꽃이다. 연한 붉은빛이는 자주색 또는 연보랏빛 꽃이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핀다.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에 지는 특성이 있다.
사마귀풀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이 풀의 줄기를 꺾으면 나오는 하얀 즙을 사마귀에 바르면 없어진다는 속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작은 꽃이라서 신경써서 보는 이들이나 눈맞춤을 할 수 있다. 생김새만으로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를 전해주는 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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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할 대상이 있는가?

사람을 포함하여 나이들어 갈수록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하는 대상이 늘어난다.

그러니 틈이 생긴 만큼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책, 꽃, 나무, 서각, 새, 아쟁ᆢ.

혼자 있는 시간을 무엇과 함께 어떻게 누려야할까.

​

여전히 나는 혼자서도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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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꽃무릇)
붉디붉은 기운이 한 철을 다 덮고도 남는다. 애뜻함의 상징처럼 무엇인가를 대변하는 강렬함이 사람들 마음을 이끄는 것일까. 무리지어 핀 자리에 발걸음이 쌓이고 쌓인다.
석산(石蒜)은 "서해안과 남부 지방의 사찰 근처에 주로 분포하고,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사찰 근처에 많이 심은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흔적이 남아 여전히 절 아랫땅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걸까.
붉음의 상징처럼 보이던 꽃무릇에 돌연변이가 생긴 것일까. 붉다 못해 타버린 속내가 하얗게 된 것일까. 흰색으로 핀 꽃무릇도 있다. 이제 꽃진 자리에 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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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
자세히 보아야 한다. 자세를 낮추고 숨도 죽일만큼 가만가만 눈을 마주칠 일이다. 그래야 하는 것이 어찌 너 뿐이겠느냐마는 널 마주하는 내 마음이 그렇다. 순백에 연분홍으로 점까지 찍어두었기에 마음 설레기에 충분하다.
양지바른 들이나 냇가에서 자라며 가지 끝에 연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뭉쳐서 달린다. 이게 무슨 꽃인가 싶은데 매력 덩어리다. 순박한 누이를 닮은듯 하면서도 때론 아주 고고함으로 당당하다.
고만이라고도 한다. 곡식을 키워야하는 논밭에서 질긴 생명력으로 뽑아도 뽑아도 사라지지 않은 널 보는 농부의 마음에서 이제는 제발 고만나와라는 하소연에서 붙여진 이름이 고마리라 전해지기도 한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달밤에 빛나는 메밀밭을 닮아서 쌩뚱맞게도 피곤한 밤길을 걸었던 이효석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도 하다. '꿀의 원천' 이라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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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닿는 볕이 따뜻하다. 넉넉함으로 계절을 풍성하게 만드는 볕의 한없이 넓고 깊은 품에 살포시 기대어 본다. 좋다 싫다 구별하지 않은 가을볕의 너그러움이 가슴에 그대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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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볕은 피하고 겨울 볕은 탐하지만 가을날 오후의 볕은 조건없이 곁을 허락하는 여유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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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로 시간을 품는 식물과는 달리 내 마음을 키워내는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겨우 늘어나는 흰머리와 눈가의 주름살로 대신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알 수 없어 대신할 무엇을 찾는다.

​

가을날 오후,

까실한 볕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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