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한 여름에 꽃을 보기 위해 높은 산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과 다양한 꽃을 보며 한나절 잘 놀고 내려오는 길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만난 꽃밭이다.
태양처럼 뜨거운 감정을 대변하는 영혼의 꽃, 해바라기를 심고 가꾸어 사람을 불러 모으는 곳이 더러 있지만 일부러 찾아가진 않았다.
대상을 향한 간절함이 지극할지라도 때론 멀리두고 봐야하는 것도 있기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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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까치수염
긴 수염을 연신 쓰다듬던 외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긴 곰방대와 멋드러진 수염은 그야말로 외할아버지를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늘어진 그 외할아버지의 수염을 닮았다. 숲에서 만나면 눈맞춤하는 사이 손을 내밀어 쓰윽 쓰다듬어 본다.
산이나 들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 전체에 털이 거의 없으며 밑동은 붉은 보라색을 띤다.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모여 꽃차례를 이루며 빽빽이 달린다. 꽃차례는 한쪽으로 굽으며 밑에서부터 꽃이 핀다.
비슷한 종인 까치수염은 잎이 좁고 둥글며 꽃차례에 다세포로 된 털이 있어 구분한다고 하나 여전히 어렵다.
'큰까치수염'과 '큰까치수영'이 혼재되어 사용된다. 심지어 백과사전에도 큰까치수영으로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식물도감에는 '큰까치수염'으로 등록되어 있다.
긴 꼬리 닮은 꽃차례가 아래로부터 차근차근 핀다. 이를 보고 '달성'이라는 꽃말이 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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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단
덕유산 향적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처음 만났다. 어디선 본듯 한데 도무지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늘 그렇듯 사진을 찍어와 검색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찾았고 그날이 첫 눈맞춤이었다.
날마다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수많은 식물들의 사진을 보는 과정에서 이미 눈에 익었던 것을 보았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비교적 흔한 경험이라 그러려니 한다.
특이한 모습이다. 꽃은 층층으로 달리며 입술 모양으로 피는데 솜털이 많은 것이 털모자를 연상케 한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 이쁘다.
속단續斷이란 이름은 끊어진 것을 잇는다는 뜻으로 약용식물로 사용된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어린 잎은 나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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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꽃을 피운다. 지나가는 바람과 안개가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꽃을 피워 스스로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사람 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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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바위취
남덕유산을 오르는 지친 몸을 환영이라도 하듯 반짝거리던 모습으로 처음 만났다. 이후 가야산과 덕유산 향적봉 정상 바위틈에서 만나면서 반가움으로 눈이 반짝인다.
하늘의 별이 땅으로 내려와 꽃으로 핀 듯하다. 유독 작으면서도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 모양이 꼭 그 별을 닮았다. 하얀 꽃잎 사이에 꽃술도 나란히 펼쳐진다. 험한 환경에 자라면서도 이렇게 이쁜 모습으로 피어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바위취는 바위에 붙어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참바위취는 작은 바위취라는 뜻이라고 한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비슷한 종류로 바위떡풀이 있는데 잎이 심장형인 것과 꽂 모양이 다르다.
높은산 그것도 바위에 붙어 살면서도 이쁜 꽃을 피우기까지 그 간절함을 귀하게 보았다. '절실한 사랑'이라는 꽃말로 그 수고로움을 대신 위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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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6-09-08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네요. 감사합니다.

무진無盡 2026-09-11 19:53   좋아요 0 | URL
별이 땅에서 다시 빛나는 별꽃,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