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붉은 속내를 드러내고서도 당당하게 하늘을 본다. 어쩌면 그런 마음이 부끄러워 더 붉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늘 그렇게 얼굴 붉어지는 것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 부끄러움 알기에 깊게 갈라진 붉은 꽃잎에 살포시 점하나 찍어두었다.
한여름에 피는 꽃은 황적색으로 원줄기 끝과 바로 그 옆의 곁가지 끝에서 1~3송이씩 하늘을 향해 달려 핀다. '말나리'와 다르게 꽃은 하늘을 향하고 꽃잎에 자주색 반점이 있다. 크게 돌려나는 잎과 어긋나는 잎이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식물도감에 의하면 '나리'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 중에서 '하늘'이 붙은 것은 꽃이 하늘을 향해 피어나고, '땅'은 꽃이 땅을 향해 핀다는 뜻이다. 그리고 '말나리'가 붙은 것은 동그랗게 돌려나는 잎이 있다는 뜻이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하늘을 향해 꽃이 피는 돌려나는 잎을 가진 나리가 '하늘말나리'다. '순진', '순결', '변함없는 귀여움'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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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 고궁에서 장인까지, 아주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서헌강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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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서헌강 지음, 다산초당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이라고 했다. "비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듣고, 눈 오는 날에는 쌓이는 눈을 바라본다. 여름에는 녹아내릴 듯한 무더위를, 겨울에는 찢기는 듯한 한파를 맛본다. 그 어떤 날이라 해도 오감을 총동원해서 그날을 오롯이 느끼다 보면 매일이 결국 좋은 날이 된다."

우선 사진에 매료되었다. 아주 특별한 사진을 둘러보며 유물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유추해 보는 것도 즐거운 과정이다. 한때 긴시간을 주목했던 유물과 관심 있는 사진의 만남 만으로도 손에 들기어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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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비비추
안쓰럽고 위태롭다. 가녀린 꽃대에 어떤 힘이 있어 바람이 전하는 무게를 감당하며 꽃까지 피울 수 있을까. 생명의 순리 앞에 겸허해 진다.
보라색 빛과 뽀쪽하게 내민 모양이 이채롭다. 열린 틈으로 긴 수술을 내밀고 매개자를 인도한다. 한곳에 모아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널 위해 피웠으니 누려도 좋다는 듯 당당하게 우뚝섰다.
'일월비비추'라는 이름은 경상북도 일월산에서 처음 발견된 비비추의 종류라는 뜻이다. 꽃이 흰색으로 피는 것을 '흰일월비비추'라고 한다. 연한 보라색 꽃이 꽃대 끝에 모여 핀다. 꽃대에 줄지어 피는 비비추와 쉽게 구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숲속이나 계곡에서 홀로 또는 무리지어 핀 일월비비추를 보면 '신비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인 사람들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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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협죽도
뜰을 정비하고 난 후 불쑥 솟아난 몇가지 식물들이 있다. 백합을 비롯해 대부분 구근식물들이지만 전혀 다른 종류도 있다.
플록스라고도 하는 풀협죽도가 그것이다. 나무 그늘에 있을 때보다 볕을 잘 받으니 더 잘 자라는 것인지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
북아메리카 원산이며 원예품종으로 정원에서 많이 기른다고 한다. 꽃은 연한 붉은색이나 흰색으로 핀다.
저곳에 그대로 둘지 새로운 자리로 옮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별일 없으면 다음해에도 그자리에서 꽃을 피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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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풍등

꽃의 생김새가 독특하여 주목받고, 열매 역시 앙증맞은 모습과 다 익었을 때는 붉은 색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무성했던 잎들이 지면서 드러나는 열매들이다. 새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다.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손이 가다가 멈춘다. 독이 있는 식물이라고 한다.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잎은 5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9~10월에 둥글고 붉게 익는다.

배풍등(排風藤)이라는 이름은 '풍을 물리치는 덩굴'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경기도 이남에 자생하기에 추운 지방에서는 보기 힘들다. '참을 수 없어'라는 독특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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