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
환경에 따라 흔한 꽃도 쉽사리 볼 수 없다. 이렇게 때를 놓치거나 장소가 어긋나 만나지 못한 것이 꽃 뿐이 아니다는 것을 세삼스럽게 느낀다. 어쩌면 내일 내일 그렇게 미루다 놓치고 마는 것을 줄이는 일이 행복의 조건은 아닐까 꽃을 보는 과정에서 배운다.


과하지 않은 색으로 정갈하고 곱게도 단장을 했다. 하트 모양에 하얀속살이 빼꼼히 보인는 것이 이 꽃 특유의 매력 포인트 중 으뜸이다. 하나로도 충분한데 줄줄이 매달아 아름다움을 자꾸만 더해가니 그 수고로움에 담긴 향기가 가득한 이유가 되리라.


금낭화라錦囊花라는 이름은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과 비슷하고,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들어 있어 금주머니꽃이라는 뜻으로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와 비슷하여 며느리주머니, 며늘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소곳이 고개숙이고 줄지어 피어나는 모습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이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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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폼만 잡다 말 것인가 보다. 비내음 몰고오던 바람도 잦아들고 하늘은 마알갛게 변해간다. 기대를 져버린 비소식이 뿌연 하늘만 멍하니 바라본다.

가녀린 이팝나무 꽃잎이 빗물에 의지해 가까스로 푸른잎 가장자리에 앉았다. 첫꽃으로 피어나 제 몫을 다하고서 떨군 모양새가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바라보는 이의 심사가 투영된 때문일 것이다.

뿌연 하늘도 무겁고 비를 버리지 못한 공기도 무겁고 그 하늘과 공기에 갇힌 내 마음도 무겁다. 비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오지 않은 비를 탓하며 호흡을 가다듬어 이팝나무 꽃잎을 날려본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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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꽃대'
꽃들을 만나는 동안 꽃을 만나는 과정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사는 주변에 없을 것이라고 단념했지만 보게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드는 생각이었다.


사람주나무, 며느리밥풀, 며느리밑씻개, 할미밀빵, 사위질빵, 처녀치마, 각시붓꽃, 옥녀꽃대, 홀아비바람꽃, 할미꽃ᆢ


식물을 만나는 동안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는 독특한 식물의 이름을 만났을 때다. 특히 사람과 관련된 이름은 그 사연 하나 하나가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질곡을 담은 것같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홀아비꽃대 역시 마찬가지다. 혼자사는 홀애비가 제 몸을 관리하지 못해 긴 수염이 들쑥날쑥 한 모습을 닮았다. 하지만 막상 이 꽃을 숲에서 만나면 다른 인상이다. 짙은 초록에 하얀꽃술이 어울려 맑고 싱그러운 느낌까지 전해준다.


홀아비꽃대라는 이름읃 꽃줄기가 하나 길게 올라와 그 끝에 하얀 꽃이 둥그렇게 뭉쳐 피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꽃대가 하나라서 홀아비꽃대인 것이다. 재미있는 이름은 또 있다. 홀아비와 연관되는 옥녀꽃대가 그것이다. 상상과는 달리 옥녀꽃대는 사람의 이미지가 아니라 제주도 옥녀봉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홀아비가 주는 이미지 처럼 '외로운 사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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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가지 않은 길'
-김용만, 창해

조선이 가지 않은 길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는다!

"모든 역사는 인간이 선택한 결과다. 그때 조선은 왜 이런 길을 선택했을까? 그 선택이 최선이었을까? 조선이 선택한 길을 되돌아보며,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물어보게 된다. 조선이 걸어간 길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듯이, 오늘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우리 후손의 삶을 결정짓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화약, 연은분리법, 온돌, 과거시험. 족보, 축제, 황칠나무, 노비제도, 과부재가금지법ᆢ등 20 가지의 키워드로 조선의 역사에 가정법을 대입시켜 우리가 사는 현재를 살피고자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고구려를 닮을 것인가, 조선을 닮을 것인가? 조선이 하지 못했던 것으로부터 미래를 생각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흥미로운 시각이다. 저자의 시각으로부터 어떤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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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주제에

가난해서 반 꿰미의 돈도 저축하지 못한 주제에 천하의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은택을 베풀려고 하고, 노둔해서 한 부의 책도 통독하지 못한 주제에 만고의 경사經史와 총패叢稗를 다 보려 하니, 이는 오활한 자가 아니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아, 이 덕무야! 아, 이 덕무야! 바로 네가 그렇다.

*이덕무(1741-1793)의 '청장관전서' 중 '선귤당농소'에 나오는 이야기의 일부다. 스스로를 돌아봐서 부끄럽지 않은 이가 얼마나 될까.

대상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모양으로 예의를 갖춘듯 하지만 실속은 비아냥거리거나 냉소적인 뜻을 담아 상대를 현혹하는 말이 자주 보인다. 자신의 감정과 의지에 따라 제 견해를 밝히는 것이야 탓할 일이 아니지만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무지몽매함이 드러나는 것이거나 대상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는지 우선 자신부터 돌아볼 일이다.

권리와 의무는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먼저 자신의 돌아봐야 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선거의 후유증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생기고 생긴 벽이 두꺼워지고 있다. '별것도 아닌 주제'를 보지 못한 까닭이다. 우물 가운데 앉아 하늘을 본다. 개구리가 본 것이 하늘의 전부가 아님은 누구나 알지만 자신이 개구리의 처지인지는 모른다.

세상과 사람에 대해 말을 아끼고 이미 한 말에 대해 늘 두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덕무의 탄식이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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