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폼만 잡다 말 것인가 보다. 비내음 몰고오던 바람도 잦아들고 하늘은 마알갛게 변해간다. 기대를 져버린 비소식이 뿌연 하늘만 멍하니 바라본다.

가녀린 이팝나무 꽃잎이 빗물에 의지해 가까스로 푸른잎 가장자리에 앉았다. 첫꽃으로 피어나 제 몫을 다하고서 떨군 모양새가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바라보는 이의 심사가 투영된 때문일 것이다.

뿌연 하늘도 무겁고 비를 버리지 못한 공기도 무겁고 그 하늘과 공기에 갇힌 내 마음도 무겁다. 비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오지 않은 비를 탓하며 호흡을 가다듬어 이팝나무 꽃잎을 날려본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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