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물봉선'
무더운 여름숲의 습지에서 만나는 반가운 꽃 중에 하나가 물봉선이다. 주로 붉은색이 많지만 간혹 흰색이나 노랑색으로 핀 모습을 만난다. 같은 과에 속하는 식물이지만 엄험히 다른 이름을 가졌다.


색이 주는 특별함이 있다. 같은 모양일지라도 색의 차이로 인해 더 돋보이는 경우가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입술모양꽃부리는 깔때기 모양이고 안쪽에 적갈색 반점이 있으며 닫힌꽃도 있다. 한없이 연약해 보이지만 노랑색이 주는 선명함이 돋보인다.


물봉선은 물을 좋아하는 봉선화라는 뜻이다. 봉선화는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 쓰던 꽃인데, 여기에서 '봉'은 봉황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선 것이 봉황처럼 생겨서 봉선화라고 한다. 노랑색의 꽃을 피워 노랑물봉선이라고 한다.


솦 속에서 의외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는 미끈한 도시처녀같은 세련된 맛을 풍긴다.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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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거문고 - 조선 선비, 음악으로 힐링하다
송혜진 지음 / 컬처그라퍼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음악의 일상성 회복을 꿈꾸며

피리를 배워가는 중이다어느 무대에서 중저음의 대피리 소리에 반하여 시작된 공부라고는 하지만 그냥 혼자 즐기는 것 이상을 넘보지는 못한다악기를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또 하나 빼놓지 않고 누리는 것은 가까운 벗들과 국악공연을 보러가는 것이다관현악실내악판소리창극무용에 이르기까지 처음엔 생소해하던 사람들이 어느덧 무대에 몰입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면 더불어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이런 문화가 보다 많이 확산되어 공감하고 누릴 수 있길 바란다.

 

무엇 때문에 악기를 배우고 공연을 보러 다니며 더욱이 주변사람들까지 동행하고자 하는 것일까그것은 음악이 주는 긍정의 힘을 일상에서 더불어 나누고 누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이다이런 마음의 전형을 조선시대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았던 그림과 글에서 배웠으며 그 한 전형이 홍대용의 집에서 있었던 기유춘오악회가 아닌가 싶다.

 

송혜진의 책 '꿈꾸는 거문고'는 이렇게 일상의 삶 속에서 음악을 즐겼던 선비들의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옛글과 그림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선비들의 음악 세상으로 한 발 더 깊게 들어가 선비들이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이었는지듣고 싶은 음악은 무엇이었는지선비들에게 음악이란 무엇이었는지를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선비와 음악을 바라보는 중심 주제로 선비들의 음악과 악기’, ‘선비들의 평범한 일상 속 음악과 꿈 ’, ‘관직 생활을 하는 동안에 누린 음악’, ‘여행이라는 특별한 날의 음악 추억으로 선정하고 이를 조선 선비들의 남겨진 흔적인 그림과 글에서 찾아본다.

 

송혜진의 시각은 김조순강세황김홍도이한진전기이경윤홍대용 등 조선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사람들의 음악과 관련된 일상을 통해 선비와 음악의 구체적인 모습을 찾아봄으로써 음악이 학문과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국가의 공식적인 음악을 비롯하여 관직활동과 선비들의 놀이의 한 축이였던 산행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의 음악을 찾아간다더불어 각 이야기마다 소개되는 음악과 음반이야기는 책의 내용을 곧바로 음악과 연결시켜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바로 실현시켜나갈 매개로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조선의 선비들이일상에서 어떤 음악을 어떻게 향유했는지음악들에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악기를 연주하고 감상하면서 어떤 행복을 누렸는지등 음악을 일상에서 누렸던 조선의 선비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음악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로 삼고자 했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책에서 자시하는 우리음악을 함께했다저자의 이러한 노력이 일상성을 상실한 우리음악의 미래를 열어갈 단초로 작용되길 간절하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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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순간을 예고 한다. 뜰의 가장자리에 심어둔 꽃이 막바지 여름을 예찬이라도 하듯이 꽃을 피우는 상사화가 꽃대를 올렸다. 하룻밤 사이에 불쑥 솟아오른 꽃대엔 이미 꽃을 품어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가득하다.

안개 자욱한 산 아랫마을엔 습기 가득한 공기가 턱까지 차올랐다. 느려터진 걸음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가는 것도 아닌 몹쓸 속도로 갈듯말듯 망설이고만 있다. 맑아 마른 풀 같아 보인다는 어제의 가을맞이가 무색하다. 말복도 한참이나 남은 아직 여름의 한 복판임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문득, 돌아보면 일년을 기다려 피어날 화사한 꽃이 만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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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것도 아니고 안오는 것도 아닌 비와 동행하며 느즈막히 일어나 동네 산책을 했다. 걷기에 참 좋은 날이다.


동네를 골목길을 돌아 대나무밭을 통과하고 언덕에 올라 마을이 내려다보다 저수지 옆길에서 산으로난 길을 걸었다. 비 탓인지 논과 밭엔 아무도 없고 간밤에 내린 비는 스스로에게 딱 필요한 만큼씩만 가져갈 것같은 식물들에게도 좋고 시원한 기온이 걷기 나서는 내게도 좋다.


뜰 사잇길에 난 풀까지 뽑고 나니 남은 휴일이 여유롭다.


박주가리

흰망태버섯

애기나팔꽃

녹두


좀고추나물

계요등

사위질빵

며느리밑씻개

아까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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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라 그런걸까. 습기를 덜어낸 땡볕에선 잘 말라가는 풀 냄새가 난다. 뽀송뽀송하면서도 부서지진 않을 적당한 까실거림이 이 느낌과 비슷할까. 간혹 부는 바람이 전하는 가을의 냄새가 스치듯 잠시 머물렀다 간다.

잔뜩 습기를 품었지만 같은 느낌을 받았던 산행에서 만난 나무다. 남덕유산 정상 못미처 가파른 오르막 길에서 잠시 나무에 기대어 그 나무가 품은 습기로 지친 몸을 다독였다. 거제수나무, 자작나무과이니 자작나무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기에 남쪽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작나무를 대신해 손으로 쓰다듬고 안아보기도 하면서 깊은 인사를 나눴다. 산을 넘어온 바람이 전하는 시원함이 혹 그 나무가 전하는 안부는 아닌가 싶어 앨범을 찾아보고 그 날의 만남을 떠올린다. 다시 찾을날 있어 그 나무아래 쉴 수 있길 바래본다.

어떤 나무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에 온기가 스며듬이 있어 은근히 이를 즐겁게 누린다. 지금 이순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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