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순간을 예고 한다. 뜰의 가장자리에 심어둔 꽃이 막바지 여름을 예찬이라도 하듯이 꽃을 피우는 상사화가 꽃대를 올렸다. 하룻밤 사이에 불쑥 솟아오른 꽃대엔 이미 꽃을 품어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가득하다.
안개 자욱한 산 아랫마을엔 습기 가득한 공기가 턱까지 차올랐다. 느려터진 걸음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가는 것도 아닌 몹쓸 속도로 갈듯말듯 망설이고만 있다. 맑아 마른 풀 같아 보인다는 어제의 가을맞이가 무색하다. 말복도 한참이나 남은 아직 여름의 한 복판임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문득, 돌아보면 일년을 기다려 피어날 화사한 꽃이 만발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