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쑥부쟁이'
지천으로 피었기에 눈여겨봐주지 않은다. 때론 제 이름으로도 불리우지 못하고 늘상 다른 것과 구분하는 비교대상으로 존재하며는 서러움이 있지만 꿋꿋히 때를 기다려 핀다. 가을날 까실한 볕에 살랑이는 바람의 리듬에 몸을 맡기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연보라색 꽃이 가지 끝에 모여 풍성하게 핀다. 쑥부쟁이의 한 종류로, 꽃 모양, 색깔 등이 쑥부쟁이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잎의 톱니나 꽃이 진 뒤 봉오리에 털, 꽃받침의 모양 등으로 구분한다. 식물학자가 아닌 이상 굳이 구별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닮았다.


개쑥부쟁이와 유사한 꽃을 가진 것으로는 버드쟁이나물, 민쑥부쟁이, 가새쑥부쟁, 갯쑥부쟁이, 가는쑥부쟁이, 섬쑥부쟁이, 누운개쑥부쟁이, 단양쑥부쟁이 등이 있다.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식물의 이름 앞에 '개' 가 붙은 것은 볼품없고 흔하다는 의미로 붙인다고는 하지만 개망초가 그렇듯 꽃의 모습은 더 풍성하여 전체적인 모습은 훨씬 보기 좋은 경우가 많다. 쑥부쟁이의 꽃말이 '평범한 진리'라고 하니 짐작되는 바가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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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조그마한 섬의 끝자락 어촌마을 항구에 앉았다. 들고나는 배들도 닿을 내려 숨을 간추리는 시간이다.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새들의 날개짓이 분주할뿐 모든 것이 느린 걸음으로 숨자리를 찾아든다. 섬과 섬을 잇는 불빛만이 제 세상을 맞이하듯 서둘러 얼굴을 밝힌다.


항구는 스스로 붉어지며 두번째의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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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꽃나무'
층을 이루며 꽃을 피우는 식문들은 제법 많다. 봄철 층층나무를 비롯하여 층층이꽃, 산층층이꽃, 층꽃풀, 층꽃나무 등이 그것이다. 가을로 접어드는 때 산과 들에서 만나는 층꽃나무의 연보랏빛은 언제 보아도 반갑다. 어디선가 왔을 층꽃나무가 뜰에 피었다.


자줏빛이나 연한 분홍색 더러는 흰색으로 피는 꽃이 층을 이루며 많이 모여 달려 핀다. 자잘한 꽃들이 촘촘하게 붙어 둥근 원형을 만들고 이렇게 핀 꽃이 층을 이룬다.


층층으로 핀 꽃 무더기가 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층꽃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풀처럼 보이나 나무로 분류된다. 층꽃풀이라고도 부른다.


가을 초입 보라색의 이쁜꽃에 눈길을 주는가 싶었는데 이내 꽃이 지고 만다. 이쁜 꽃은 빨리 진다지만 그 아쉬움을 '허무한 삶'이라는 꽃말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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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케시 알라킨 : 나는 너, 너는 나
-서정록 저, 한살림


성찰과 실천, 이 두가지가 삶을 바라보고 꾸려가는 기본적인 키워드가 아닐까. 어쩌면 동ㆍ서양의 선각자들이 밝힌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 속 핵심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한살림 운동의 창립멤버인 저자 서정록 선생이 주목하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삶속에서 얻은 교훈을 담았다. 인디언이 자연과 어우려져 사는 일상에서 체현하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영적 지혜'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의 일부다.


검은호수라는 인디언 이름을 갖고 있는 저자는 트랜스워킹센터(trancewalking.net) 대표로서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걸어온 걸음을 복원하여 현대화한 ‘트랜스워킹’을 보급하고 있다.


북미 인디언의 삶 속에서 저자가 얻은 삶의 지혜는 무엇일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공동체의 길을 찾는 여정"이라고 말하는 '나는 너, 너는 나'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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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꽃은 어리석어 보이고, 한낮의 꽃은 고뇌하는 듯하고, 저녁 꽃은 화창하게 보인다. 비에 젖은 꽃은 파리해 보이고, 바람을 맞이한 꽃은 고개를 숙인 듯하고, 안개에 젖은 꽃은 꿈꾸는 듯하고, 이내 낀 꽃은 원망하는 듯하고, 이슬을 머금은 꽃은 뻐기는 듯하다. 달빛을 받은 꽃은 요염하고, 돌 위의 꽃은 고고하고, 물가의 꽃은 한가롭고, 길가의 꽃은 어여쁘고, 담장 밖으로 나온 꽃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수풀 속에 숨은 꽃은 가까이 하기가 어렵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이옥李鈺의 글 중 하나다. 꽃을 보며 달라지는 느낌을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비유하고 있다. 꽃과의 눈맞춤을 예사롭지 않게 보아온 사람만이 가능한 느낌이리라.

밤을 건너는 동안 제법 굵게 내리던 비가 날이 밝고도 한참이 지났는데 여전히 그 속내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생겨 느린 걸음으로 뜰을 거닐어 본다. 비에 젖은 꽃잎에 맺힌 빗방울이 꽃 속의 꽃이다. 

'비에 젖은 꽃은 파리해 보인다'는 이옥의 말과는 달리 길을 헤매다 비로소 제 자리를 찾아 앉아 쉬는 편안함이 보인다. 구절초, 둥근잎미국나팔, 미국나팔꽃, 해국, 물매화, 아스타, 쑥부쟁이, 꽃범의꼬리, 백일홍, 유홍초, 풍선덩굴, 여뀌, 미국쑥부쟁이, 다알리아, 흰꽃나도사프란, 당잔대, 세이지, 꽃댕강나무ᆢ깊어가는 가을을 그윽하게 만들어주는 내 뜰의 벗들이다.

오늘밤엔 달빛을 받아 요염한 물매화를 만날 수 있기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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