難得糊塗 난득호도

청나라의 서예가 정판교는 총명하기는 어렵고 어수룩하게 보이기도 어렵지만(聰明難 糊塗難), 총명함을 잃지 않은 채 어리석게 보이기는 더욱 어렵다(由聰明而轉入糊塗更難)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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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하늘의 구름처럼 가볍다. 그 한가로운 모습이 좋아서 찾아보지만 정작 속내는 따로 있다. 세상살이 온갖 욕심의 굴곡을 내달리며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경계코자 함이다. 그 방편으로 삼을만한 문장이라 여겨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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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건듯 부는 바람에 띠풀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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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청명 시절 혼을 끊는 고향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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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水杏花 임수행화

​瓠犀齒白捲脣紅 호서치백권순홍

草麝淸香散曉風 초사청향산효풍

似怕嬌顔容易老 사파교안용이로

淡施脂粉照靑銅 담시지분조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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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 살구꽃

박씨 같은 흰 이에 붉은 입술 말아 올리고

그윽한 맑은 향기 새벽바람에 흩어지네.

아리따운 얼굴 쉬이 늙을까 두려운 듯

연지와 분 옅게 바르고 거울에 비추어 보네.

-성현, "속동문선" 권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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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성범중ㆍ안순태ㆍ노경희, 태학사)에 열한 번째로 등장하는 성현(成俔,1439∼1504)의 시 "臨水杏花 임수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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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화사함을 말하기에 빼놓을 수 없는 꽃이다. 매화가 지고 벗꽃이 피기 전에 살구꽃이 핀다. 살구꽃은 꽃받침이 홍자색으로 꽃이 피면서 뒤로 졎혀진다는 특징이 있다. 홍자색의 이 꽃받침이 살구꽃의 화사하게 보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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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의 이미지는 다양하지만 우선 고향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시절 살구를 먹었던 기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려말 조선 초의 시인 정이오읮 "천금으로도 오히려 좋은 계절을 살 수 없는데, 뉘 집에 술이 익어 가길래 꽃이 저리도 피는가. 千金尙未買佳節 酒熟誰家花正開라는 구절에서 술 익는 마을에 핀 꽃도 응당 살구꽃일 것이다"며 살구꽃을 술익는 마을과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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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보리타작 할 무렵 살구나무가 있는 집 골목에서 주운 살구를 먹었던 기억이 있지만 꽃에 대한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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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동네로 이사를 온 이듬해 봄 동네 뒷길 어느집에 나이 먹은 살구나무가 있었다. 꽃 필 때부터 열매 익어 떨어질 때까지 일부러 그길을 출퇴근 길로 삼았다. 꽃도 보고 열매도 맛보는 재미를 누렸는데 올 봄에 그 나무는 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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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이 마을에서는 살구꽃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에 올 봄 내 뜰 대문 옆에 한그루 심었다. 이제 꽃 피고 열매 열릴 날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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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찾아도 살구꽃 사진이 없어 꽃친구 평상 선생님의 사진을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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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꽃시', 이 책에 등장하는 꽃시를 따라가며 매주 한가지 꽃으로 내가 찍은 꽃 사진과 함께 꽃에 대한 내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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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꽃대

봄이 무르익어 더위가 느껴질 무렵 숲에서 만날 수 있는 꽃이다. 꽃대 하나에 여러꽃이 모여 핀다. 돌려나는 네장의 잎 가운데에서 흰 꽃이 핀다. 그 모양이 독특하여 눈에 잘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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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이름이 남다르다. 매우 닮아서 구분이 어려운 홀아비꽃대도 있다. 수술의 모양의 차이로 다른 이름을 붙였다. 홀아비는 사람을 뜻한듯 하나 옥녀는 거제도 옥녀봉을 지칭한다고 한다. 그곳에서 처음 발견 되었다. 남부지방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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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꽃대와 더불어 홀아비꽃대는 서로가 비슷하여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과 연상되는 이미지가 남달라 이 둘을 자주 비교하여 이야기꺼리로 삼기도 한다. 꽃말도 "외로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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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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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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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먼저 달려드는

산자락 아래 집에는

​

대낮에도

불을 끄지 못하는

여자가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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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눈 밑에 난

작고 새카만 점에서

나도 한 일 년은 살았다

​

여럿이 같이 앉아

울 수도 있을

너른 마당이 있던 집

​

나는 그곳에서

유월이 오도록

꽃잎 같은 책장만 넘겼다

​

침략과 주름과 유목과 노을의

페이지마다 침을 묻혔다

​

저녁이 되면

그 집의 불빛은

여자의 눈 밑 점처럼 돋아나고

​

새로 자란 명아주 잎들 위로

웃비가 내리다 가기도 했다

​

먼 능선 위를 나는 새들도

제 눈 속 가득찬 물기들을

그 빛을 보며 말려갔겠다

​

책장을 덮어도

눈이 자꾸 부시던

유월이었다

​

*박준 시인의 시 '유월의 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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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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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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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꽃풀, 기다림을 알았을까.

몇년 전 한라산 기슭에서 처음 눈맞춤 한 후 같은 자리에서 거의 매년 보아오던 꽃을 내 뜰에서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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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개의 꽃대가 올라오고도 한동안 꼼짝하지 않더니 어느날 부터 조금씩 달라짐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하얀색의 꽃이 보였다. 몽글몽글 피어오는 꽃이 기특하여 아침 저녁으로 눈맞춤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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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관찰하고 정성을 기울인 것보다 더 큰 무엇을 전해주는 것, 야생에서 만나는 것과는 또다는 특별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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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실타래가 풀리듯 피어오르는 꽃 보는 내 마음도 몽글몽글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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