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 해 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상태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몇해 전 부터는 인근에서 대군락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살핀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