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등선羽化登仙

입추立秋라 그런걸까. 습기를 덜어낸 땡볕에선 잘 말라가는 풀 냄새가 난다. 뽀송뽀송하면서도 부서지진 않을 적당한 까실거림이 이 느낌과 비슷할까.

소동파가 유배지 황주에서 쓴 적벽부에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른다는 이야기 속 모델이 바로 매미다.

중국 진나라 시인 육운陸雲은 한선부寒蟬賦에서 매미는 5가지 덕을 갖춘 익충益蟲이라고 평가했다.

학식文, 청결淸, 청렴廉, 검소儉, 신의信

머리에 관대가 있으니 문文이고,

이슬만 먹으니 청결淸하고,

곡식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니 청렴廉하고,

집 없이 사니 검소儉하고,

때를 맞춰 나타나니 신의信를 안다.

그래서 옛날 임금님들은 매미의 오덕처럼 선정을 펼치라는 의미로 매미의 투명한 날개를 형상화한 익선관翼善冠을 썼다고 한다.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간혹 부는 바람이 전하는 가을의 냄새를 놓치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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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리공
어린 시절 추억이다. 천지 사물이 다 장난감이던 시절 나팔꽃과 함께 친구 옷에 물들이기 놀이의 도구였다. 잘 익은 열매를 한송이 따서 친구 등허리에 일격을 가하면 모양따라 시퍼런 물이 들었다. 한바탕 웃음으로 한나절 즐거웠던 기억 속 식물이다.

미국자리공은 6·25전쟁 때 미국에서 들어온 귀화 식물로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주로 도시 주변 오염된 지역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6~9월에 붉은빛이 도는 흰색으로 핀다. 열매는 8~9월에 동글납작한 포도알처럼 다닥다닥 많이 달려 적자색으로 익는데 검은 씨가 1개씩 들어 있다.

강한 생명력으로 척박한 곳에서도 잘자라 생태계 교란식물로 분류되기도 했다. '환희', '소녀의 꿈'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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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난초
늦은 봄 잎으로 유독 눈길을 끌더니 잎과 같은 색의 꽃대을 올리고 같은 색의 꽃을 피운다. 매개체의 눈에 띄지 않다도 충분하다는 의미일 것이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산지 숲 속 반그늘이나 음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5-7월에 자줏빛이 도는 연한 녹색 또는 드물게 어두운 보라색으로 줄기 끝에 모여 핀다.

한번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주변에 제법 많다.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은근한 매력이 있다.

'옥잠난초'보다 꽃대도 높고 꽃도 큰 것을 '큰꽃옥잠난초'라고 한다는데 아직 내 눈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다. 그 외에도 비슷한 모습의 꽃들이 더 있다고 한다.

잎의 형태가 옥잠화를 닮았다고 해여 옥잠난초라고 한다. '변치않는 귀여움', '애교'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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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 해 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상태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몇해 전 부터는 인근에서 대군락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살핀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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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직접 부르지 못하고 매개자로 누군가가 필요할 때가 있다. 올해 유독 눈에 밟히던 노각나무꽃이 그 매개자로 나섰나 보다. 노각나무의 떨어진 꽃만 보다가 나무에 핀 꽃을 눈맞춤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그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도로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꽃을 보는 순간 마음을 사로 잡았던 앙증맞은 꽃이 이 병아리난초다.

한번 눈맞춤하고나니 자주보게 된다. 계곡 바위틈에서도 등산로 숲속에서도 사람들 물놀이하는 길가에서도 보인다. 이 조그맣고 이쁜것이 살아남는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더 작게작게 움츠려 피는데 있는 것은 아닐까.

'병아리난초'는 우리나라 산지의 암벽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공기중 습도가 높으며 이끼가 많고 반그늘인 바위에서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밑부분보다 약간 위에 1장 달린다.

꽃은 홍자색으로 피는데 꽃대에서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린다. 입술모양꽃부리는 중앙 밑부분이 3개로 갈라진다. 간혹 흰색꽃이 피는 것도 있다.

병아리가 어미닭을 쫒아가듯 종종거리는모습이 연상되는 병아리난초의 꽃말은 '귀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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