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잃다'
벚꽃세상이다. 봄이 중턱에 들어서는 순간 봄을 보고싶은 모두가 그 꽃그늘 아래로 모여든다. 세상 모든 봄이 벚꽃인양 벚꽃으로 물들고 벚꽃에 취한다.


넘친다. 겨우 숨 쉴 틈만 남기고 과하게 매달아 펼쳐놓았다. 그러다 딱 절정의 순간 한꺼번에 사그라지고 만다. 그래야만 벚꽃이 벚꽃이라는 듯이ᆢ.


다행이다. 벚꽃에는 향기가 없다. 그 넘치는 꽃잎에 향기까지 더했다면 어찌되었을까? 때론 과도한 향기는 숨도 쉬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벚꽃은 향기를 잃어버렸기에 봄마다 자신의 꽃그늘로 사람을 한가득 불러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향기를 잃어 자신을 더 돋보이게하는 벚꽃에서 봄의 향기를 맡는다. 그대의 향기도 이와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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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꽃의 붉고 풍성함에서 넉넉함을 보고자 한다. 하여 모란이 필때 쯤이면 봐두었던 장소에 혹 피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늘 두리번 거리며 찾는다.


모란(牡丹)은 중국 원산으로 작약과의 잎지는 키작은나무다. 꽃이 크고 화려하여 위엄과 품위를 갖추고 있다하여 부귀화라고 하기도 하고, 화중왕이라고도 한다.


모란은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설총의 '화왕계'에서도 모란은 꽃들의 왕으로 등장하고, 강희안의 '양화소록'에서 화목 9등품론이라 하여 꽃을 9품으로 나누고 그 품성을 논할 때, 모란은 부귀를 취하여 2품에 두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모란 동백-이제하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김영랑과 이제하의 모란과 관련된 시의 일부다. 무엇이든 과하여 넘치면 그 감정의 끝이 슬픔의 정서와 맞닿아있는 것일까? 부와 명예, 행복을 상징하는 모란에서 시인 김영랑이나 이제하 모두 읽어낸 정서는 슬픔에 있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모란과 혼동하는 꽃으로 작약이 있다. 꽃의 크기나 모양으로 봐서 유사하나 모란이 나무이고 작약은 풀에 속한다. 내 뜰에 심고자 애를 쓰지만 매번 실패하는 모란이다. 꽃말은 ‘부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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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피면 같이 웃고 꽃이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뜨면 서로 웃고 별이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나의 봄노래 두번째다.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것이 4월이면 어김없이 진달래 피는 그것과도 같다.


담장에 갇힌 여인네들의 숨통을 열어주었던 연분홍 화전놀이의 그것에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먹먹한 가슴으로 먼하늘 바라보았던 내 청춘의 빛 그것에서, 살아가는 이땅의 모든이들의 4월을 감싸안아주는 진달래의 그것, 4월의 꽃이다.


진달래로 장식되어가는 내 봄날은 그 무게에 짓눌려 숨쉬기 버겁지 않을 만큼, 기우뚱거리며 서툰 날개짓으로 같은 자리를 맴도는 노랑나비의 몸짓이면 족하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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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매玉梅'
풍성하게 핀 것이 겹으로 쌓여 곱기까지 하다. 살던 도시의 아파트 화단에 버려진 것을 내 뜰에 들여 심고 물 몇번 준 것이 전부인데 매년 이렇게 풍성한 꽃을 피운다.


중국원산으로 장미과의 잎 지는 키작은나무다. 백매라고도 부른다. 잔 줄기가 여러개가 나와 풍성하게 자란다.


4~5월에 피는 꽃은 잎보다 먼저 피거나 잎이 돋을 때 함께 핀다. 가지마다 흰색 겹꽃이 촘촘하게 달려 나무 전체가 꽃으로 뒤덮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백색만첩으로 풍성하다.


모습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 닮은 '고결', '충실', '맑은마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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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조 평전' 조선을 흔든 개혁의 바람
-이종수, 생각정원


ᆞ완벽한 유학자에서 과격한 개혁가
ᆞ개혁의 의미마저 의심받고 있는 실패한 정치가


조광조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다. 이에 대한 이황의 글을 보자.

"조광조는 훌륭하고 어진 선비입니다.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게 아름다웠으며, 그 독실한 학문과 힘써 실천함은 비교할 사람이 없습니다. 도를 실천하고 인심을 맑게 하여 세상을 요순의 시대로, 임금을 요순처럼 만들고자 하였는데 불행하게도 소인들의 참소와 이간질로 인해 참혹한 죄를 받았습니다."
-선조실록 1567.11.4


선조임금이 그의 스승 이황에게 조광조가 어떤사람이냐라고 묻자 그에 대한 답변이다. 이를 참고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거울에 비친 조광조는 어떤 사람일까?


'그림문답', '이야기 그림 이야기', '그림에 기댄 畫요일', '류성룡, 7년의 전쟁' 등으로 만나 일부러 찾아보는 저자 이종수의 글이다.


이종수는 조광조의 무엇을 어떻게 봤을까? 매우 흥미로운 책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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