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 불린다. 매화 피었으니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것이 동백이다.

한두송이 피어나는 매화를 보는 맛이 으뜸이라면 동백은 만개할 때가 더 좋기는 하지만 그때는 본격적인 꽃나들이 시작한 후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그 운치를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옥룡사지 동백나무 숲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고 나서야 만난 아쉬움이 있다. 지심도 동백도 남았고 올해는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서 제 때에 찾아볼 생각이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지 않고 꽃 전체가 한꺼번에 떨어진다. 선명한 붉은색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떨어진 모습에서 처연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동백꽃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깊은 사랑에 비유되곤 했다. 만개할 때 동백나무 숲을 찾고 싶은 이유가 이 모습을 보고자 함이다.

동백冬柏과 춘백春柏 사이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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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볕인양

그럴싸한 폼으로 사방을 애워싸고 덤벼들며 아애 통으로 품을 기세다. 굳이 양지바른 곳 찾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한 볕이 코끝까지 와 있는 봄을 뜀박질하게 만든다. 살랑거리는 바람따라 꽃향기 스미고 살포시 다가온 볕에게 품을 열어두니 아직은 끝맛이 맵다.

아차하는 순간 봄이라 속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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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매 雲竜梅

"매실나무 중에서 저절로 가지가 비틀리고 휘어져 이리저리 흩어진 전체 수형이 마치 용이 구름 속을 헤엄쳐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닮았다고 운용매 雲竜梅라고 한다."

풍성한 겹꽃에 흰색으로 핀다. 매혹적인 향기까지 일품이니 꽃만으로도 이미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가지가 구부러진 모습의 특이함이 있어 그럴듯한 이름을 얻었다.

되틀린 가지를 보며 혹, 사람의 욕심이 만든 것은 아닐까 싶어 달갑지 않았는데 원래 그렇다니 나무가 갖은 사연이 궁금하다.

깊게 파고드는 향기에 단아한 모습이 한발 물러서 있어야만 하는 거리감이 있다. 이 거리가 있어 오히려 곁에 두고 싶게 하는 매력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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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동백꽃

눈이 그쳤다

통곡소리가 그쳤다

애달픈 음악소리도 멈췄다

누군가를 가슴에 안고

붉은 꽃 한 송이 피워내던 일 또한

잠깐 사이다

다만 허공에 어여쁜

피멍 하나 걸렸을 뿐이다

*2월은 동백꽃과 관련된 시를 모아본다. 나태주 시인의 시 '동백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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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걸음은 잡힌 마음 탓이리라.

꽃소식을 접하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저런 핑계야 없진 않지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해진 마음이 큰 이유라 스스로를 위로한다.

모처럼 나선 길, 숲은 봄인양 스스로를 풀어내고 있다. 땅도 나무도 새순도 볕을 품어 존재를 드러내기에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이끼가 전하는 봄소식이라 이해하니 마음에 초록으로 싹트는 듯하다.

짧은 눈맞춤으로 봄기운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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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2-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기운이라 맘이 포근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