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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종의 기원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
문명의 혜택으로 이전 어느 시대보다 인간 스스로 자존(自存)에 대한 모색이 확산되고 있다. 그 속에는 자신의 존재인식과 더불어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자 하는 바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경계에 서서 늘 망설이면서도 선택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삶의 본질 중 하나가 아닐까.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다시금 주목 받는 것이 진화론이다. 올해가 찰스 다윈 탄생(1809년 2월 12일) 200주년이 되는 해이고, 그의 탁월한 저서이자 오늘날까지 추앙받는 과학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저서 종의 이론이 출간(1859년 11월 24일)된 지 150년이 되었다. 인류가 이룩한 많은 문명은 어느 순간 뚝딱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누군가 한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없다. 진화론 역시 찰스 다윈이 혼자 한 순간 만들어낸 학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화론은 엠페도클레스나 아낙사고라스 이후 18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그 중심에 뷔퐁, 올바크 등이 있었다. 당시 뉴턴 역학의 기본적 관념이 프랑스에 보급되어 자연의 인과적 변화의 관념이 확립된 사회적 분위기에 디데로와 같은 혁신적인 철학자들의 진화 사상에 대한 적극적 동참이 있었고, 그 후 [주노마아]의 에마스미스 다윈에 이어 [동물철학]이라는 저서로 진화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라마르크가 있었다.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화론을 확립한 사람은 에마스미스 다윈의 손자인 오늘날의 진화론의 대표자로 이야기 되는 찰스 다윈이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하여]는 1859년에 출판되었다. 처음 제목은 [자연선택의 방법에 의한 종의 기원, 또는 생존 경쟁에 있어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인데 1862년 6판을 출간하며 [종의 기원]으로 바꾸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생물의 진화를 크게 인위선택과 자연선택설로 설명하고 있으며, 인위선택은 인간에 의해 재배되거나 길러지는 식물이나 가축을 인간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개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선택을 말하며, 자연선택은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생물의 자연스런 생존경쟁에 의해 벌어지는 경우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즉, 적자생존을 말한다. 이러한 논리는 당시 시대를 지배하고 있었던 창조설에 의해 배격되며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동서문화사에서 출간한 다윈 종의기원은 진화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뿐 아니라 다윈에 대해 알 수 있으며, 종의 기원이 나오기까지 당시 사회적 분위기 또한 잘 설명되어 있어 찰스 다윈과 진화론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책이라 생각된다.
[종 → 속 → 과 → 목 → 강 → 문 → 계] 학창시절 진화론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외웠던 생물을 분류하는 체계이다. 다윈의 종의기원에 수없이 나오는 종과 속에 대한 이해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지식이지만 그 흐름을 알아 가는데 도움이 된다.
[종의 기원]에서 유독 관심가는 부분이 제7장 본능에 대한 이야기다. 삶의 무게를 더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행해지는 본능적인 삶의 모습과 사회문화적 가치를 생각하는 이성적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현대에 이르러 유전자 변이나 복제 생물에 대한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진화론을 정립한 찰스 다윈과 유전의 법칙을 발견한 그레고르 멘델 등의 업적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남겨두고서라도 진화론이 남긴 위대한 업적은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한다.
[진화론의 논리로 보면 왜 사람들이 경쟁하는지, 집단을 이루는지, 사랑에 빠지는지 모두 이해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 본문 646페이지)
진화론의 의미를 생각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생물에 속하는 인간 역시 자연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오늘날 진화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종의 기원을 읽으며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출발로부터 결국에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것 하나라도 관계 속에서 사람들의 소통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기에 그 관계의 진정성을 올바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