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사람 사는 세상이 안개 속과 다르지 않으니 어쩌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의 바다'

비가와도 젖지 않는다고 했었지
슬픔을 삼켰던 그날처럼
포말로 부서지며 후련하게 비워내던 너의 꿈
그러나 난 한 번도 너의 꿈이 꺽이는걸 보지 못했다

*시인 오순화의 '나의 바다'라는 시의 일부다.
태풍의 눈이 고요하듯 슬픔이나 분노의 중심에 서 본 이들의 가슴엔 남아 있는 것이 없어 태풍의 눈 속과도 같이 고요하다. 

나의 바다는 지상의 모든 것을 다 품어 고요로 다독이는 것이 일상이지만 밑바닥을 하늘로 보내 숨겨둔 그 속내를 드러낼 줄도 안다. 바다가 담고 있는 고요는 태풍의 다른 이름이듯이 슬픔과 분노 속 고요로 머무는 이들에겐 하늘을 바꾸기도 했던 힘을 가지고 있다.

슬픔으로 이미 젖어 더이상 젖을 틈이 없기에 울지도 못하는 시대를 사는 나는 그러나 한번도 꺽이는 것을 보지 못한 꿈,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명을 다했다.
공간의 구분이었으며 단절없는 통로었다. 나무로 태어나 용도변경을 거쳐 다시 온 곳으로 간다.

단절이고 불통이면 남은 것은 소멸뿐이다. 그것이 어찌 뭍에서 태어나 바다에 살다 제 사명을 다하고 소멸해가는 나무뿐이랴.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 그 사이에 벽을 쌓고 불신을 조장하는 그들에게 남은 것은 소멸 뿐이다. 이제 그들의 소멸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_()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가을날의 하루다. 저녁노을이 잔잔히 붉다 가뭇없이 사라진다면 아침노을은 더디다가 막판에서야 급하다. 이 차이가 하루의 다른 영역을 연다.

바다를 건너고 산을 넘어오는 마음이 붉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랜만에 찾아왔다.
숭어 뛰어오르는 수면 위로 붉은 물결 번지는 호수같은 마량항의 노을이다.

기다림의 속내가 이렇다는 듯 붉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