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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시간이다. 밤사이 산 허리를 돌아 마을 앞 하천을 건너온 안개가 내 뜰의 토방까지 닿았다. 온도에 민감한 안개는 가을이 깊어졌음을 온 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대봉이 시간을 품어 붉어지듯 가을을 품은 나도 안개 속에서 붉은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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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 쌓인 아침해를 등지고 안개 내려오는 산기슭을 마주한다. 안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가을은 깊어가는 신호와 다름아니기에 무심하게 바라만 볼 수는 없다.

이제 들판엔 삶의 가을을 넘어선 늙은이의 이 빠지듯 듬성듬성 비워져가는 그 사이로 휑한 바람 지나갈 것이고 틈에 사람들은 품 속 온기를 나누고자 더 바짝 다가설 준비를 마칠 것이다.

가슴에 닿은 가을이 낙엽지는 그림자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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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이다. 눈맞춤하기엔 과하지만 반가운 햇살이 분부시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이를 인정해주는 틈의 여유로움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알아보는 것이 많아진다. 내 삶이 가을 언저리 어디쯤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날 오후의 하늘이 불쑥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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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뜰에 낮선 마음들이 모이고 낯선 언어들로 넘쳐난다. 그 사이를 흐르는 낯선 음악이 낯선 마음들의 틈을 자꾸만 넓혀간다. 그 넓혀진 틈이 있어 그나마 숨쉴 수 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낯선 마음들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이ᆢ. 그 틈이 있어 숨 쉴 수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메꿔가고자 한다. 그러니 버거울 수밖에 없다.

애써 마련한 틈에 숨 불 하나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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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 멈출 수 있어야 한다. 가슴에 스치는 기운이 있어 눈길가는 무엇을 지나지면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시 눈맞춤할 짬은 나기 마련이다. 

숨 한번 크게 쉴 짬이면 가슴에 통으로 들어오는 세상과 눈맞춤할 수 있다. 그 눈맞춤이 있어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출근길 큰 숨 한번에 저 하늘이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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