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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시간이다. 다소 무거운 몸을 일으켜 마을길을 따라 숲으로 향한다. 그곳에 저수지가 안개에 묻혀 아득하다. 안개에 붙잡혀 한동안 머물다 산길로 접어든다. 사계절 나를 반겨주는 숲길이기에 들어설 때마다 안개가 세상을 안듯 포근하게 감싸준다. 여기저기서 눈이 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이곳 내 숲은 여전히 가을과 겨울 그 사이에 머물고 있다.

안개의 시간 속에서 한없이 밍기적거리다 겨우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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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으로 대지의 시간을 쌓았다. 그 시간이 얼마인지는 짐작도 못하지만 넋놓고 바라보는 마음의 깊이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마냥 어렴풋이 상상속으로 펼친다.

지금 마주한 이 시간도 겁으로 쌓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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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다. 마음에 다른 마음이 포개어져 두텁고 포근한 보금자리가 만들어지듯 이미 바닥에 닿아 땅을 덮은 낙엽과 하늘의 품 속에서 그 땅을 감싸안은 공간 사이에 숨 쉴 수 있는 틈을 만들었다.

앉아도 좋을만한 자리를 골라 의자를 놓은 마음과 마춤한 그곳에 앉아 시간을 더듬는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으리란 것을 안다.

가을과 겨울, 그 틈에서 팔짱끼고 스스로를 애써 다독이는 마음같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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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이 연익성에게'
담헌은 술 한 병과 초 두 자루, 돈 석 냥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연사의 영혼에게 이별을 고하노라. 그대가 정녕 죽었는가, 그대는 원래 몸이 허약했으니 53년을 산 것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으나 음악에 묻혀 평생을 즐겼으니 무슨 미련이 남았겠는가. 몸은 영관에 있었지만 뜻은 높은 선비와 같았고, 평생의 업적은 배우였지만 성품은 가을의 맑은 물과 같았다.
아, 그대의 어짐을 나만 아는데 애석하구나. 사람과 거문고가 함께 없어졌으니 다시 누구와 더불어 음악을 들을까. 30년 동안 이어진 우리 우정이 이렇게 영원한 이별을 하는구나. 글자마다 눈물이 방울방울 맺히니 그대가 와서 보고 있는가.

*홍대용의 담헌서 내집 4권 '연익성에 대한 제문'

조선시대 영정조 때 활동했던 철학자 홍대용은 벗의 사귐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사람 사귐에 귀천을 두지 않고 마음이 맞으면 누구나 벗으로 대했다. 유독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스스로 악기 연주를 즐기기도 했고 음악회를 열어 벗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그런 벗 중에 궁중 소속 음악인으로 중인 신분이었던 연익성은 음악으로 교류하는 벗이었다.

그런 연익성의 죽음에 위의 제문을 지어 그를 잃은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짧은 글 속에 홍대용이 벗 연익성을 품었던 마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눈을 맞추고 리듬을 타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던 벗이 죽었으니 거문고도 사라지고 더이상 사람도 볼 수 없게된 것이다. 하여,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접할 때마다 먼저간 벗을 잃은 슬픔은 사그러들지 않았을 것이다.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는 뜻으로,  자기를 알아주는 절친한 벗의 죽음을 슬퍼함을 이르는 말이다. 지음知音을 평생토록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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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하나 걸릴것 없다는 듯 마음껏 펼쳤다. 살아가는 동안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늘 땅만보고 사는 이들에게 가끔 하늘도 올려다 보라는듯 넉넉한 마음이다. 하늘 아래 사는 뭇 생명들의 마음 속 본바탕을 원래는 저 하늘을 닮았으리라.

푸르러 더 깊어지는 하늘이다. 그 하늘에 비추어 잊고 살았던 내 속내와 눈맞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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