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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온 안개가 점령한 마을은 별들의 속삭임마져 잠들어 적막뿐이다. 들고나는 발걸음의 지킴이가 되어준 불빛만 스스로를 밝히고 있다.

안개의 시간이다. 습기를 머금은 뜰의 잔디를 밟는 걸음을 따라 담을 넘어온 불빛은 담장 아래에 머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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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마냥 비가 내린다. 이 즈음이면 한두차례 눈풍경을 만났을 예년과는 달리 포근한 날씨로 눈보다 비가 더 가깝다. 제법 굵어진 빗소리가 복잡한 머리를 비우기에 딱 좋은 리듬으로 울린다.

몇개 남겨둔 대봉에 빗방울이 맺혔다. 물방울은 세상을 뒤집어 담는다. 머리가 복답할땐 간혹 물구나무 서서 잠시 머물러 개운함을 얻듯 감에 맺힌 물방울에서 거꾸로 담긴 세상을 본다.

어제와 다른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전부인양 여전히 뜨겁지만 옥석은 시간 속에서 가려지기 마련이다. 11월 30일, 여러모로 몹쓸 가을의 마지막 날이다.

굳이 고개를 비틀어 바로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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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하루를 연다. 비가 온다는 소식인데 날이 차가워지면 눈을 기대봄직도 하다. 사람의 속내가 심히도 어지러운 세상, 막바지 발악치고는 머리좀 쓴 듯하다. 끝이 가까웠다는 것을 스스로도 아는 것이리라.

비보다는 눈을 기다려 본다. 소복히 눈이라도 내려 어지러운 속내를 잠시라도 덮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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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화암사를 두번째로 찾던 날도 오늘처럼 볕이 좋았다. 절을 둘러보고 난 늦은 오후, 절 아랫마을의 정갈한 손두부로 허기를 채우던 식당 뒷 뜰의 풍경이다.

정성껏 깎고 줄에 매어 걸었다. 나머지는 볕과 바람에 기대어 자연의 몫이다. 고운볕에 딘맛을 더해가던 곶감은 주인 찾아 갔을까.

햇볕이 그 감에 단맛을 더하던 날처럼 좋은 날이다. 바람도 심하지 않으니 불편했던 몸도 다 나은듯 기분은 개운하다.

보드랍게 두 볼을 감싸는 볕이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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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에 잠이깨어'
오후 한나절을 침대 속에서 끙끙대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저녁 때에야 약을 먹었다. 욱씬거리는 몸이야 견딜만한데 찬공기에 노출되는 머리에 바람이라도 들었는지 휑하다. 이 시간 깨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까닭은 낮에 많이도 잤고 감기도 어지간하니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다.

별이 총총 빛나는 뜰을 서성이면서도 애써 하늘을 외면한다. 달보려면 더 기다려야 하기에 별로도 대신할 수 없는 그리움이다.

*사진은 담양 무월리 허허공방 벽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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