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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한 사회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노택선 옮김, 신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무엇으로 오늘의 현실사회를 봐야 하는가?
한 사회의 가치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경제력에 의한 판단일 것이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다른 모든 상황을 미루고 선진사회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모든 경제정책의 방향이 경제적 부를 최우선으로 하는 선진사회를 지향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제적 부의 정도가 사람과 사회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지만 중요한 판단의 기준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사회는 선진사회로 가는 과정의 어느 수준에 있을까?
한 사회가 처한 조건을 명확하게 판단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점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 사회의 수준을 파악하는 기준을 선정하고 그 기준에 의해 판단하게 될 때야 비로써 한 측면일지라도 그 사회에 대한 규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풍요는 우선 경제적 용어다. 풍요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빈곤을 찾는다면 보다 명확한 규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빈곤의 사회에서 탈출하여 풍요한 사회로의 진입’은 그렇기에 현대사회에서 모든 국가들의 화두가 될 것이다.
‘풍요한 사회’는 존 갤브레이스의 저작으로 1958년에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읽혀오고 있으며 2006년 출간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발간한 책이다. 저자 존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케나다 출신으로 케나다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등에서 수학하고 하버드대학에서 강의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로 경제학뿐만 아니라 경영학, 역사학, 사회학 등에도 업적을 남겼다. 주요 저서로 ‘풍요로운 사회’와 ‘불확실성의 시대’가 있다.
저자는 풍요한 사회는 빈곤을 제거해야하는 지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점을 기본 전재로 출발하고 있다. 자본주의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분명 경제적 가치의 생산과 그 결과물의 분배에 있을 것이다. 그는 대량소비 시대의 미국을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하면서 주류경제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으로 삼고 있는 생산과 소비의 이론이 일정한 한계에 봉착했음을 지적한다. 자본주의의 문제 중 하나인 개인의 탐욕이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로 귀결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강력한 정부의 역할을 제기한다. 높은 세금과 큰 정부, 정부의 개입, 그리고 사회복지 강화 등이 그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 사회를 본다면 지금처럼 풍요로운 사회는 없었다. 그 풍요가 일부에 편중되고 그 비중이 날로 극대화되어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혼자 살지 않는 사회이기에 이점은 상대적 빈곤과 그로인한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회로 내몰고 있다고 보여 진다. 자본주의 사회는 부의 편중은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빈곤층에 대한 생산된 재화의 분배는 그만큼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이는 어쩔 수 없는 딜레마가 될지라도 사회 구성원 사이 양극단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진다면 ‘풍요로운 사회’로의 진입은 불가능한 목표일 것이다.
이 책에서 사회를 분석하는 다양한 기준들을 통해 우리 사회 현주소를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된 점이 다소 어려움을 느끼더라도 끝까지 읽어간 독자들에게 소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