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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 고형욱의 영화음악 오디세이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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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되살아나는 영상과 영화의 감동
앞을 분간할 정도의 어둠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몰입할 수 있는 시간 때문에 극장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게 영화는 그런 시간이 함께 하기에 가까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화생활을 누린다고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이 영화, 연극, 공연, 전시회 등이 떠오르는 것은 암묵적으로 강요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 몫 했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 특별히 다른 것이 없는 상황에서 문화는 곧 영화였던 시대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 역시 지나친 말은 아니었던 시절 그렇게 우리들은 영화관을 찾았던 것이다.

접해보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눈앞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을 알게 하며, 외면하고 싶었던 지나간 역사의 암울했던 시간을 현실로 가져오게 했던 것이 내게 영화였다. 그렇게 대 문호들의 문학작품을 만났고 그리스 로마시대를 거닐었으며 베트남 전쟁의 한 복판에서 몸서리치기도 했다. 또한 누르고 눌러도 밖으로만 뛰쳐나가려고만 하는 청춘의 열망을 대리 만족을 시켜주기도 한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몰입했던 영화는 이야기가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큰 화면에 펼쳐지는 모습과 이야기의 전개가 주는 감동 속에 분명 한몫했을 배경음악에 대한 기억이 없는 점은 이상하다. 아마도 음악을 담아낼 정도의 열린 마음이 없었거나 그 당시 음악에까지는 관심두지 못했던 이유 때문이리라. 이러한 개인적인 현상을 여전히 지속되지만 그렇다고 보았던 모든 영화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라이온 킹’과 ‘어거스트 러쉬’의 음악은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기에 말이다.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남아있다’ 이 책은 그렇게 영화를 보는 내 방식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감독들이 음악에 얼마만큼 집중하는지를 알게 한 책이며 영화와 음악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 ‘황야의 7인’, ‘쉘부르의 우산’, ‘대부’, ‘아웃 오브 아프리카’, ‘플래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세 가지 색, 블루’, ‘화양연화’ 등 시대별로 정리되어 저자가 소개하는 50여 편의 영화는 제목만으로도 친근감을 일으킨다. 

고전 영화라고 소개되는 50편의 이들 영화 중 대부분은 극장에서 봤던 영화다. 하지만 기억에 남아 생생하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는 극히 제한적인 편수에 국한된다. 겨우 기억을 더듬게 만들어주는 저자의 친절한 영화해설에 의존하며 되살려 보는 수준이다. 결국 영화 마니아가 아닌 그저 단순 관람객의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한편의 영화 속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옛날 영화를 다시 보면서 그 시절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더욱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음악 역시 단순히 영화의 이야기를 살리고 감흥을 일으키기 위한 영화적 장치로써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같은 감동을 전해주는 것이리라.

음악 없는 영화는 상상할 수 없지만 영화음악을 과소평가한 그동안의 영화보기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록으로 첨부된 영화음악을 들으며 읽어가는 영화이야기는 새로운 느낌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영화의 장면에 가장 어울리는 적절한 음악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음악감독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영화와 음악의 밀접한 소통을 알게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영화에 얽힌 추억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영화를 기억하고 떠올리게 하는 것이 이 책이 갖는 탁월한 장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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