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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극과 극 - 카피라이터 최현주의 상상충전 사진 읽기
최현주 지음 / 학고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보기와 읽기의 감성적 차이
인간은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된다. 대상을 접하는데 수동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과 나와의 사이에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대상을 막연하게 바라보는 것과 적극적으로 읽어가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대상 읽기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분명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세상읽기를 시도한다. 

그 중에서도 사진은 세상읽기의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관심만 가지면 사진을 통한 세상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세상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상과 자신만의 소통방법을 찾아냈다. 이 ‘사진의 극과 극’ 역시 그렇게 세상을 읽어가는 사진가의 눈으로 다른 사진가가 바라본 세상읽기의 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사진의 극과 극’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을 담아낸 사진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책이다. ‘사진과 시간’, ‘당신의 몸’, ‘마음의 온도’, ‘꿈 혹은 욕망’, ‘이야기 걸기’ 등의 주제로 구분된 이 책에서는 사진을 통해 세상을 읽어가는 사진가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그보다 더 저자 자신이 세상을 접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27가지의 테마로 한 테마 당 두 사람의 사진가가 등장한다. 국, 내외에서 활동하는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해 그들이 세상읽기를 어떻게 시도하고 있는지, 사진가들의 눈에 담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사진을 바라보는 일반인에게는 지극히 불편한 사진을 저자의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들만이 가지는 세상읽기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확인해 가는 과정이다. 두 사람의 세상읽기를 비교 분석하면서 현 시대가 안고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단절이나 소외 현상을 끌어안으려고 하는 사진들은 우리들을 낯선 풍경과 만나게 한다. 그 낯선 풍경이 어쩌면 세상읽기의 중심 주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현대인들의 감추고 싶은 마음자리를 들춰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사진을 통한 자자의 섬세한 세상읽기는 때론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진이야기라면 흔히 사진을 보여주고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책에는 사진보다는 글이 우선이다. 사진을 글로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극대로 확장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이 가능해 지려면 기초단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기초단서를 극도로 한정시켜 놓아 사진을 이해하는데 충분조건이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극과 극은 서로 상통하는 고리를 가진다. 특히 저자는 극과 극은 대척점에 서 있는 듯처럼 보이지만 양끝의 점과 점을 이어가는 선이 있고 그러한 점이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 내는 연결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양 극단을 통해 그것이 존재하는 근본과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풍경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않다’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각기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 역시 대단히 공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진이야기를 하는 책에 사진보다 더 강한 어조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다. 사진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독자는 또 자신의 눈으로 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간격을 좁히는 일은 눈으로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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