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기 사람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본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을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숨겨진 내면을 들키는 일이 일어나는 것을 감당하기 버거워서 하는 행동이 아닌가 한다. 현실이 어렵다는 이유로 묻어두고 살아가는 착한 인간 본성의 발현을 직면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낯설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개인들도 자신의 미약한 힘이 상황과 사회를 변혁하는 힘의 근본이 됨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개인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으로 당찬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소외받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운동을 펼치고 있는 데이비드 뱃스톤이 그 사람이며 개인의 힘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가 세계 각지를 돌며 버림받고 소외되고 이웃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 곁에서 보내온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진 책을 만난다. ‘NOT FOR SALE’ 이처럼 간절한 절규를 담아 사람들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에 담긴 사람들은 묻는다. 당신은 정의롭고 용감한 사람들의 편입니까? 라고. 가난과 정치적 불안, 전쟁, 부정부패,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 등으로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한다. 캄보디아, 인도, 엘살바도르, 우간다, 몰바도, 태국 등 제3세계 국가들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의 상황들은 한 국가에 머무는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에 벌어지는 전 세계적인 현대판 노예제도의 문제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가족의 빚 때문에 벽돌 가마에서 강제 노동, 저항군에 납치당해 소년병, 해외취업을 미끼로 한 인신매매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해가는 힘으로 자자는 개인의 힘으로 출발하고는 있지만 혼자 만으로의 힘으로는 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사회 각 부분에서 묵묵히 자신의 건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률가, 기업가, 의사, 교사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즉, 단순한 현재의 문제로부터 벗어남 뿐 아니라 그들이 자활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각지에서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주었던 사람들은 서로 간에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조그마한 일일지라도 우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말하는 ‘개인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라는 저자가 믿음은 개인들이 갖는 힘의 근본뿐 아니라 개인들의 힘이 모여 변혁을 이뤄가는 현장에서 얻는 신념의 결과라는 것이기에 힘이 실리는 말이다.

텔레비전 화면에 잘 나가는 연예인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처한 이웃나라들의 현장을 찾아 그들의 현실을 확인하며 흘리는 눈물이 보여주기 위한 일회적인 행동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몇몇 순수한 의도가 불순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를 보게 되는 현실 때문에 모든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세삼 느끼게 된다. 그들이 가진 사회적 인지도를 이용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역시 개인들의 잠재해 있는 근본 힘을 이끌어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리라.

이 책에서처럼 세게 각지에서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이처럼 사람들의 따스한 가슴들이 모여 해결방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겠지만 원인에 대한 대책은 묘연한 것인지 답답함이 함께 일어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과 힘이 개인에게 있다는 저자의 경험이 큰 울림으로 널리 퍼지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