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세상의 소리
청란 지음, 이해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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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 한 그릇의 거리
살아가는 동안 무너질 것 같은 힘겨움으로 몸도 마음도 지치기 마련이다. 그럴 때 마다 외부 조건에 의해 늘 흔들리며 살아가는 내 마음 붙잡고 편안할 수 있는 묘안이라도 있을까 하고 찾아보게 되는 것은 어쩜 당연할 것이다. 그렇게 찾아보는 방법 중 찾아가기 쉬운 거리 어디쯤 복잡한 마음 잠시 내려놓고 다독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하는 바램 가져본다.
그 거리가 사람마다 마음의 거리가 다를 것이지만 국 한 그릇의 거리 정도에 있다면 좋겠다. 국 한 그릇 거리는 같은 처마 밑에 살지는 않지만 너무 멀지 않아서 돌봐드릴 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집에서 국을 한 그릇 만들어서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져갔을 때 너무 뜨겁지도 않고 식지도 않아서 딱 먹기 좋을 만한 거리다.
이런 거리 어디쯤 마음 통하는 벗이라도 있다면 늘 찾아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따스한 가슴으로 세상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티끌세상의 소리] 이 책은 티끌들이 모여 사는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의 요란함에서 자신을 지키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구도자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의 거리가 있어 접하기 쉽지 않은 중국작가의 이야기지만 생소함 보다는 따스함이 넘친다. 그것은 저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기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동질감일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가지의 분류로 구성되어 졌다. 1장 시간은 갠지스 강의 모래에는 집착, 고통, 사랑 등 개인적인 자유로운 이야기, 2장 지난 길을 되돌아보다는 개인적 체험에서 느끼는 마음, 3장 생명의 무게에는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통해 얻은 생명에 대한 깨달음, 4장 티끌세상의 소리에서는 세상 속으로 나아가 이웃과 친구들을 돌아보며 얻은 깨달음, 5장 몸뚱이를 짊어지고 구도의 길을 걷다에는 중국 각지의 불교 성지를 순례하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와 불교적 깨달음이 중심 이야기지만 종교를 넘어선 인간이 느끼는 본연의 마음을 담고 있다. 그림 그려가듯 살아가며 벌어지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속에 구도자의 길을 걸어가는 굳건함과 담담함이 돋보인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고난과 끝없는 좌절을 맛보았다. 어려서는 이름 모를 병마에 시달리며 줄곧 병상에 누워서 지냈고, 대학 시험에서는 쓰디쓴 좌절을 맛보아야 했으며 첫사랑에 실패하고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작가의 개인적인 쓰라린 체험은 자연스럽게 종교와 관련 되어졌다. 자신의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종교의 가르침으로 자아의 성장과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

다른 사물이 자성의 기회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자신의 심령세계는 스스로 통치하라. 그러면 그 순간 더 이상 번뇌에 휩싸이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무한히 오묘한 곳에 안주할 것이다.[본문 p.211]

착하고 솔직하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가장 강한 설득력을 갖는 것이 바로 이점일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어려움은 겪지만 각기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흔들리며 불안할 수밖에 없는 삶이지만 스스로 정한 규율과 실천의 삶 속에서 보이는 저자의 섬세하고 따스한 가슴은 복잡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 자신을 위해 잊지 말고 가져가야 할 마음가짐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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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6-23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리뷰 축하드립니다.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네요. &&

무진無盡 2009-06-23 22:44   좋아요 0 | URL
고마운 마음으로...감사합니다^^

emhy311 2009-06-26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주의 리뷰 축하 합니다.

무진無盡 2009-06-26 13:21   좋아요 0 | URL
점점 책 읽는 것에 자신이 없어지내요...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