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룽나무'
매년 이 나무를 보기 위해 그 산에 오른다. 제법 키가 큰 나무가 가지를 내려뜨리고 향기를 내뿝는다. 작은 계곡 옆 몇나무가 우리를 이룬 나무숲이 꽃을 피우면 장관이다. 그 모습이 눈앞에 선하여 찾게 된다.
올해는 섬진강가 어느 식당 마당에서 만났다. 스치며 언듯 본 나무가 꽃을 가득피우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지나가는 길이라 차를 멈추지 못했다. 다음날 기어이 다시 가서 나무 꽃그늘에 들어 확인했다.
묶은가지에서 하얀꽃을 단 꽃이삭이 많이 달린다. 비교적 이른 봄에 꽃을 피우기에 다른 나무들과 구분할 수 있다. 일년생가지를 꺾으면 냄새 나고 나무껍질은 흑갈색으로 세로로 벌어진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향기도 꽃모양도 독특한 이 나무는 남부 지역에는 보기 쉽지 않은 나무다. 대구를 지나 중부고속도로로 소백산을 가는 길에 길가에서도 보았다. 무슨 나무인가 싶었는데 이 나무였다.
개인적으로 이 꽃을 보고 나면 주 꽃탐방의 장소가 지리산으로 바뀌는 기준으로 삼는다. 꽂그늘에 들어 봄날의 정취를 가슴에 담기에 참 좋은 나무다. 올해 뜰 한구석에 이 나무를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