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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어 - 재미동포 아줌마 종북 마녀사냥 수난기
신은미 지음 / 도서출판 말 / 2016년 12월
평점 :
<남과북의 오작교가 되어 서평: 이제는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자!>
이 책은 한국의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이 통일을 염원하는 한 해외동포를 어떻게 마녀사냥 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2014년 12월쯤이었던 것 같다. 국내 뉴스에는 신은미 폭탄테러 사건 관련 보도로 도배되었고, 주류언론들은 해외동포 신은미를 종북주의자로 몰며 매도했다. 대학교1학년이던 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종북주의자로 낙인찍기에 익산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해 찾아보았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난 조선일보와 한겨레 그리고 다른 언론사 보도의 차이점을 잘 몰랐었지만 신은미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해 찾아보면서 수구언론과 진보언론의 결정적인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극우언론으로 악명 높은 조선일보는 신은미 사건을 “폭탄테러가 아닌 폭죽테러”라고 사실왜곡까지 하며 그녀를 종북주의자로 몰아갔던 데에 비해,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경우 익산 콘서트의 내막을 잘 설명하며 그녀는 단지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정도의 발언만 했다고 얘기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자 개인적으로 북한 관련한 서적들이 매우 끌렸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신은미 선생께서 쓴 “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어”라는 책이 눈이 들어왔고, 그 책을 빌린 뒤 끝까지 다 읽었다.
책의 시작은 2014년 신은미 선생이 북한 관련 콘서트를 국내에서 했던 것부터 시작한다. 2014년은 박근혜가 집권하던 시기였고 이 책의 저자 신은미는 국가보안법이라는 전근대적인 법에 의하여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고초를 겪었다. 저자 신은미의 강연이 맘에 안 드는 어느 청년은 폭탄까지 제조하여 백색테러를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박근헤 정부는 테러범을 처벌하기 보단 오히려 테러의 피해자인 사람에게 국가 보안법을 적용하여 강제출국 시켜버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말대로 박근혜 정부가 조국의 평화 통일을 원하는 사람을 어떤 식으로 짓밟았는지 책에 아주 잘 드러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저자 신은미를 처벌하기 위해 내세웠던 근거는 참으로 터무니없었다. 비록 사람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았지만 지난 2014년 신은미 폭탄 테러 사건 당시 박근혜 정부와 언론이 저자 신은미를 강제출국 시킨 수법은 1950년대 이승만 파시스트 정권이 사회민주주의자이자 평화통일론자였던 죽산 조봉암 선생을 간첩죄로 몰아 형장의 이슬로 보낼 때 썼던 수법이랑 유사했다. 책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와 극우 언론이 저자를 종북주의자로 몰았던 근거는 “신은미는 북한을 지상낙원이라며 찬양했다.”는 북한 찬양 죄였다. 과거 저자가 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서문을 읽어보면 저자 신은미는 “북한은 아름답지만 가난한 나라이다.”라고 분명히 밝혔고 책 안에서도 북한을 지상낙원이라 한 적이 없었다. 즉 극우 언론과 박근혜 정부 그리고 저자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한 법정은 저자가 쓴 책의 서문조차 읽지도 않은 셈이다. 이렇듯 박근혜 정부와 극우세력 그리고 극우언론들의 주장과 매도는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았다.
이 글을 본 극우계열 사람들은 나를 종북주의자 혹은 주사파 빨갱이로 욕할 것이다. 책을 읽어본 사람으로서 얘기하자면 나 또한 신은미 선생의 모든 관점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글 중에는 내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 할지라도 평화주의적인 관점에서 남북평화와 통일 그리고 남북교류를 염원하는 한 해외동포를 말도 안 되는 거짓정보를 가지고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한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다.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지만 소련 해체 이후부터 지금까지 극우세력들이 주구장창 주장해왔던 북한 붕괴론은 이제는 더 이상 현실성이 없어진 얘기가 되어버렸다. 현재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북한은 확실히 변했다. 스마트폰 수백만 대가 북한에 보급되었고, 장마당이라는 시장경제가 부분적으로 형성되어 북한에도 상품을 소비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연3%를 달성하기 까지 했다. 지난 이명박근혜 시기 북한에게 적대정책만 고집해오다보니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일반인들이 보지 못했던 북한의 모습이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 신은미 선생의 삶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은미 선생의 외할아버지는 대한민국 국가보안법을 만드는데 이바지 하였고, 신은미 선생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극보수적인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북한을 가기 전인 2011년 까지(저자의 말에 따르면 50평생까지) 북한에는 관심이 없고 보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재미교포였다. 그러나 2011년 북한 여행을 통해서 신은미 선생은 북한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1980년대 강철서신이라 불리며 스탈린과 북한을 매우 찬양했던 김영환이 북한을 갔다 온 이후 대한민국 극우세력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뉴라이트로 전향한 사례를 생각해본다면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어쩌면 그 둘이 바라본 북한과 처음 생각했던 북한의 모습이 달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다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있고 한반도의 평화가 다시 오고 있다. 지난 6.13일 북미정상회담이 잘 마무리 되면서 북미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나 또한 신은미 선생처럼 남북관계가 많이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제 우리는 평화의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우리부터가 6.25전쟁 트라우마에서부터 벗어나 이성의 눈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봐야할 시점이 온 것이다. 신은미 선생께서 쓰신 <남과 북의 오작교가 되어>도 북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는데 있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금강산 재개, 개성공단 재개 그리고 남북왕래가 가능한 날이 오기를 염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남과 북은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