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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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사춘기를 지날 때 눈물 지으면서 봤던 책들이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아마도 아스라이 추억의 저편에서 이 제목을 꺼내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보다 덜하긴하겠지만 당시에도 성적이라는 것은 학생들, 특히 고3에게 가장 큰 짐이었다. 이 책을 읽고 있던 나에게 담임선생님이 한 말이 또 걸작이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닐지는 몰라도, 성적을 무시하고 행복을 말할 수는 없다."

  교회에 다니시던 선생님이어서 그런지 목사 아들인 나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져 주셨고, 엄하게 대하기도 하셨지만 그 분이 나에게 애정과 관심이 있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이 하는 말을 허투루 넘기지는 않았다. 그 덕에 나는 꽤 공부 잘하는 축에 들어갔고, 입시에 실패하지 않고 지금껏 성적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오고 있다.(물론 이 말이 내 인생이 평탄하다는 뜻은 아니다. 성적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문제들로 충분히 힘들었다는 의미다.)

  당시 함께 읽었던 책 가운데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라는 책이 있었다. 아마 위의 책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 책도 기억해 낼지도 모른다. 수험생일 때에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책에 더 깊이 공감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라는 책에 공감하게 된다. 아마도 삶의 자리와 형편이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대학 입시 이후 서울에 올라와서 쭉 살고 있는데 정신 없이 달려 왔던 것 같다. 무엇에 쫓기듯이 하늘 한번 쳐다볼 여유도 없이 지나왔다. 가끔 고궁으로 돌아다니면서 여유를 만끽한다고 하면서도 마음만은 무엇인가에 쫓기듯이 살아왔다. 가정에 쫓기고, 등록금에 쫓기고, 친구에 쫓기고, 애인에 쫓기고. 졸업해서는 직장에 쫓기고. 내가 이렇게 쫓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아주 작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어느날 지하철을 타러가고 있는데 시간이 급했던 나는 무빙워크에서 열심히 걸어서 지하철 플랫홈 근처에 이르렀다. 계단만 내려가면 되는데 "지금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는 안내 멘트를 들었다. 이것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계단을 날듯이 뛰어 내려 간신히 세이프했다. 그런데 젠장이다. 반대쪽 방향 지하철을 탄 것이다. 급하게 타다 보니 방향도 확인안하고 무작정 지하철을 탔던 것이다. 그 덕에 결국 지각! 잠시만 멈췄더라면, 그 지하철을 놓쳤어도 상관없었는데 무엇이 그리 급했었는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길이와 속도가 아니라 밀도와 방향이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하고,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제대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사실을 삶에서 제대로 기억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 빨리와 오래가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런데 말이다. 빨리 갔는데 나처럼 거꾸로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하철이야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우리 인생이 순환선도 아니고 되돌리기 쉬운 것도 아니지 않는가? 오늘도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 이들에게 저자는 조용하게 속삭인다.

  "그렇게 빨리 어디로 가십니까? 그게 인생의 전부입니까? 잠깐만 멈춰보시지요."

  맞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제대로 가는 것이라면 우선 쫓기듯 달려가는 세상 속에서 멈추어 설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모두가 달려가는데 나 혼자 멈추어 설 수 있는 것은 100미터 달리기에서 멈추어 서는 것과 동일하게 보인다. 잠깐 멈추는 순간 뒤 쳐지고, 인생은 끝이 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멈추어서면 지금까지 못보던 것들이 보인다. 주변이 보이고, 가족이 보이고, 친구가 보인고, 인생이 보인다. 세상이 보인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표가 보인다.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눈을 감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가? 멈추어 서서 인생의 방향을 한번씩 점검해 보자. 빨리가 아니라 제대로 사는 인생을 살도록 노력하자.

 

ps. 저자가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모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일까? 내용이 몇 줄의 문장이다. 짧은 문장 덕에 여유가 있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들에 친근감이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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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10-17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류의 책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좀처럼 사서 읽는 경우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금년 6월엔가 잠깐 바쁜 일상을 '멈추고' 지인들 셋과 함께 태국으로 며칠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때 마침 여러권의 책을 주문할 때 이 책도 함께 사서 여행가방 속에 챙겨 갔었는데, 인천공항에서 우리 일행중 한 명이 이 책을 들고 있더라구요. "엇, 그거 내책인데..." 했더니 그 후배가 "제꺼 맞아요. 며칠 전에 산 건데.." 하더군요. 넷 중 둘이 이 책을 들고 여행길에 오른 셈이었지요.

저는 '하늘을 날며' 이 책을 다 읽었는데, 책 제목도 너무 멋있고 해서 풍성한 '볼꺼리'들을 기대했었는데, 정작 보이는 건 '그림' 말고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고, 어금니로 꽉꽉 깨물어야 맛이 날 것 같은 '단단한 알맹이'는 별로 없어서 많이 허전하더군요.

(한달쯤 전엔가 제 딸아이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을 사달라고 엄마한테 조르더군요. 그래서 제가 얼른 이 책을 넘겨줬는데, 그 때 들었던 생각도 '책 제목' 하나는 정말 잘 만들었다 싶더군요.)

saint236 2012-10-17 20:5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 제목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더라고요. 법륜스님 책도 읽었는데 그것도 비슷하더라고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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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상한가?

 

  자꾸 삐딱선을 타게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나서 "아파야만 청춘인가?"라는 반문을 던지며 불편해 했는데, 이번에는 "천번을 흔들려야만 어른이 되는가?"라면서 딴지를 걸고 싶다. 문학동네에 이벤트에 지원해서 이 책을 받았고, 이사한 주소를 남겨두지 않아서 15000원이나 되는 비산 퀵비를 물고 책을 받았으며, 열일 제쳐두고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면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독자 리뷰를 썼다. 뭘 이런 책을 밤을 새면서까지 읽는가 하지 마라. 혹은 밤을 새면서 읽을 정도로 대단한 책인가 기대하지 마라. 순전히 시간에 쫓겨서 그랬다. 월요일 새벽 비행기로 필리핀을 가야하는데 책을 토요일에 받았으니 어쩌랴 밤을 새서라도 해야지. 공짜로 받은 책이니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개인적인 책임감과 동시에 성실하게 피드백을 하면 문학동네에서 나온 세계 문학 전집중 3권을 준다는 말에 혹한 욕심 때문에 무슨 수를 쓰든 피드백을 보내야 했다.(후자의 욕심이 3배 정도 크긴했다.)

 

  피드백을 하고 난 후 몇번식 곱씹어 보면서 왜 이리 불편할까 싶었다. 난도쌤이라 불릴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친근한 사람이요, 청춘들의 멘토라고 불릴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도, 구절구절 옳은 이야기들이 써 있어서, 작가가 내 일기장을 훔쳐본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가시가 목에 걸린 것처럼 껄적지근하다. 책의 내용과는 별개의 찜찜함이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서평을 쓰지 못했다. 껄쩍지근한데, 이런 찜찜함을 안고서 리뷰를 작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여기에다 끄적거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달을 씨름한 끝에 그 껄쩍지근함의 원인을 알았다. 청춘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정작 그 아네 청춘이 없기 때문이었다.

 

  꼰대 정신이라는 말이 있다. 언젠가 누가 김난도의 책을 꼰대정신의 발현이라 평했던 적이 있었는데(정확하게 누가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평이 딱 들어 맞는다. 꼰대라는 말은 과거에 입이 거칠었던 녀석들이 자기 담임선생님이나 아버지를 비하하여 부르던 말이다. 자기들과 소통하지 않고 앞뒤 꽉막혀서 자기들을 가르치려고만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그 안에 담겨 있다. 꼰대 정신이란 이렇게 소통을 하지 않고 일방통행식으로 자기보다 나이어린 사람들에게 가르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꼰대 정신과 멘토 김난도!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요즘 것들은 싸가지가 없다, 나 잘되라는 것이냐 네가 잘되라는 것이지"라면서 가르치려고 드는 어른들 속에서 "괜찮아 아파도 돼, 힘들어도 돼"라는 따뜻한 한마디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겠는가? 자기 마음을 알아 주는 것 같아서 얼마나 위로가 되겠는가? 그렇지만 말이다. 그게 정말 공감일까? 이것 또한 꼰대 정신이 아닐까?

 

  "내가 살아보니까 말이야 지금 힘든 것들 다 괜찮아. 힘들지만 성숙해지는 과정이야. 아픈만큼 성장한다잖아."

 

  왜 이 말이 껄쩍지근했는지 이해가 되는가? 왜 김난도의 저서도 꼰대 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는가? 나보다 아이 어린 사람을 질책하지는 않지만 가르치려 드는 것에서는 동일하다. 내가 살아보니 말이야 아무 것도 아니더라. 아프니? 아픈만큼 성장하는거야. 난 이 말이 정말 싫었다.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힘든 건 당연한 거야라는 말이 공감이 될 리가 없다.

 

  청년의 멘토라고 한다. 젊은이들의 격려하기 위해서 섰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하여 위로를 얻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에겐 그저 곤대 정신으로만 보인다. 내가 아파보니 그게 청춘의 특권이더라, 내가 흔들려 보니 그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이더라 등등 지극히 교과서적인 가르침을 공감과 위로라는 포장을 두르고 젊은이에게 강요한다. 젊은이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고민하려는 마음도, 그들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다. 그냥 힘내 한마디 한다. 곳곳에 인용된 원가 있을 법한 말들로, 일기장에 오늘의 격언이라고 써놓을 법한 말들로 아픔을, 흔들림을 강요한다. 그 어디에도 위로의 대상인 젊은이들은 없다. 그 어디에도 그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공감은 없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과 함게 울어 줄 수 있는 마음이다. 이것보다 더 필요한 것은 그들에게 이런 아픔을 강요하는 사회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ps. 곳곳에 기억해두면 써먹을 수 있는 좋은 구절들이 많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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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0-04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두 개 맘에 듭니다.
쓴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왠만하면 전 제 맘을 속이고 무조건 별 다섯 개 쏘는데,
똑바로(!) 별 쏠 줄 알아야 독자들이 헛갈리지 않지요.

꼰대들의 모든 가르치려는 소리는 헛소리도다 -세인트님 이런 말씀 맞지요?

saint236 2012-10-05 08:00   좋아요 0 | URL
대충 그런거지요. 좋든 싫든 가르치려는 것은 상대방은 인정하지 않고 나보다 못한 존재로 설정한다는 것인데 그게 꼰대 정신이지요..

북극곰 2012-10-0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별 5개입니다.
제목만으로도 불편했던 사람, 여기도 있어요~

saint236 2012-10-05 10:2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만 불편했던 것이 아니군요. 김난도의 책은 정말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것 같네요. 아프니가 청춘이다까지는 그래도 괜찮지만 두번은 아니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2-10-11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합니다. 아픈 사람의 이야기는 그냥 들어주는게 제일 좋지요. 이래라 저래라, 이런 것이다, 저런 것이다 하지 말고. 그런 진국같은 이야기는 책으로 쓰기가 어렵죠. 결국 이 책도 비슷한 유형의 다른 책들과 같은 결론이 나는군요.

saint236 2012-10-11 09:27   좋아요 0 | URL
다른 책들과 차별성은 있어요. 그것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을 하겠지요. 그렇지만 훈계하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런 책이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가 아닐까 싶네요.

순오기 2012-10-1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리뷰에 저도 공감할 거 같은 느낌.^^
올해 우리구청 선정도서인데 대충 휘리릭 넘겨보고 아직 제대로 읽진 않았네요.
다음달 고등학교 독서회 토론도서라 곧 보게 될 거지만...

saint236 2012-10-14 19:52   좋아요 0 | URL
휘리릭 넘겨 보셔도 내용의 80~90%는 파악이 가능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으신 분들은 더 쉽게 이해가 되는 책이죠.

oren 2012-10-1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int236님의 이 서평글에 저 또한 꽤 공감을 느끼게 되는군요. 저는 김난도 교수님의 책을 아예 훑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뭐라 그 분의 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비평할 처지조차 되지 못합니다만, 그 분의 책을 혹시라도 사서 읽게되면 왠지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릴 것만 같은 '불편함' 같은 게 미리 짐작되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런 부분을 saint236님께서 예리하게 꼬집은 것 같아서 '공감성 추천' 한방 누르고 갑니다.

saint236 2012-10-16 14:4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김난도 교수님의 책을 가만히 보면 공감이 가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처럼 불편한 부분이 자꾸 걸리더라구요.

희망찬샘 2012-10-28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지 않고 평을 보고 책을 평가할 때보다는 읽고 나서 책을 보고 그래도 좋은 부분을 건져내는 것이 훨씬 유익할 때가 있더라구요. 언제 이 책을 읽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기억해 두면 좋을 이야기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은 될 것 같은 책이군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지만, 광고의 힘을 많이 받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 또한 좋은 책은 좋다하고 넘어가고 안 좋은 책은 아무 말 안 하고 넘어가고... 그러는데, 이런 쓴소리가 어쩜 저자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saint236 2012-10-28 17:30   좋아요 0 | URL
이 책도 아프니가 청춘이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거의 맞을 겁니다. 처음에는 저자에 대한 예의,혹은 주변의 평가, 서평단으로 받은 책.. 이런 이유들로 좋은 평만 했는데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것이 불편하더라고요...
 

  시사인 추석 합병호를 보다가 깜짝 놀랬다. 9월 20일 쌍용 자동차 인사청문회가 환노위에서 열렸다는 기사이다. 총선을 마치고 이번 국회를 뒤흔들 야권 정치인으로 꼽았던 은수미 의원이 한건하셨다. 22명의 사망자를 낸 지금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문제인데, 윗선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정치적인 책임은 물론, 진압 책임자, 편파적인 보도 매체 등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의 실체가 무엇인지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드러났다. 부채율 600%인지라 다른 기업에게 팔아 넘기기라도 하려면 정리해고를 통하여 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부채비율이 160%로 그 정도면 동종업계에서는 과한 수준은 아니란다. 외통부 문서를 통해 밝혀지기로는 상하이 자동차가 철수한 것이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라 한다. 회계법인은 그저 가볍게 수치를 약간만 조작해 주었단다. 조현오 전 총자은 테이저 건에 얼굴을 맞은 사건에 대해서 미안하다 사과한 것이 아니라 빗맞아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일관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쌍용자동차는 피치 못할 상황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술을 다 빼낸 상하이 자동차가 자기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하여 기획부도를 냈고, 각 법인들은 돈을 받고 이것을 뒷받침 해주었다는 말이며,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강경 진압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들을 시험해봤다는 말이다. 이게 쌍용 자동차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밝혀진 사건의 진실이다. 그동안 언론은 이러한 진실은 외면한채 자극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다.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에 대항하는 나쁜 노조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을 던졌다. 정치권에서는 떼법이라는 말로 그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테러범과는 협상을 해도 노조와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정부의 원칙인가 보다.

 

  쌍용차 문제를 이 정도로 덮어두고 내가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네이버의 검색어 문제가 구설수에 올랐다. 오죽하면 박근혜 콘돔이라는 검색어까지 등장했겠는가?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들 그 말은 안 믿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는 곳이 어디있겠는가?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고 여과없이 드러낸다면 문제가 될 사안들이 한두개인가? 적절하게 합리적인 선에서 검색어를 조작한다고 다들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조작이 도를 넘는 순간 발생한다. 특히 검색어가 경제와 정치에 적용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문제가 심각해 진다.

 

  비단 검색어 뿐이 아니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이 생산되는 기사들이 모두 포탈의 전면에 배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재배치가 들어갈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을 한다. 물론 이것도 적절한 수준에서 행해져야 한다. 정말로 포털의 역할을 하겠다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서 기사의 중요도에 따라 노출 위치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기사를 제공해 주는 포탈에게 사용자들이 바라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기사가 보주적인 시각이든 진보적인 시각이든 간에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쌍용자동차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단 한건의 기사도 못봤던 것 같다. 텔레비전은 아이들에게 빼앗긴 나는 주간지와 포탈의 기사 검색만으로 소식을 접하는데 단 한건의 기사도 발견하지 못했다.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다른 사람이 발견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난 항상 포털을 켜놓고 살기 때문에 거의 한시간 단위로 중요한 기사가 떴나 주시를 하는 편이다.(그런다고 내가 일을 안한다고 오해하지는 마시길) 각 분야별로 중요한 기사들은 거의 검색을 하는지라 왠만한 것들은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렇게 중요한 기사를 놓칠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렇게 많은 기사들 가운데 하나도 발겨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결론은 하나다. 누군가 쌍용 자동차 인사 청문회 관련 기사들을 노출되지 않게 힘을 썼다는 말이다. 내개 중요 기사를 클릭하면 그 분야의 중요한 기사 20개 정도는 같이 뜨는데 단 하나도 나오지 않도록 꼼꼼하게 체크를 했다는 말이다.

 

  언론 조작이라는 말이 요즘 중요한 화두다. 조만간 대선이 있기 때문에 많은 언론 조작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숫자를 조작하고 말도 안되는 근거를 끌어다가 기사를 조작하는 것은 하위의 조작이다. 그건 언론이라기보다는 문학이라고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나꼽살 문학상의 취지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만...) 진정한 언론 조작은 이렇게 당연히 노출되어야할 중요한 기사마저도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포탈이라는 편리한 문명의 도구가 우리의 생각을 조작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제부터 포털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중요한 기사를 찾아내는 일이다. 과거 월리를 찾아서라는 게임을 해본 유권자들이라면 잘 해내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은수미의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코리아 택시"의 노회찬의 촌철 살인 또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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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10-0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노사관계에 대한 정규수업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 담당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보수 언론은 노동쟁의나 파업에 대한 기사를 다룰 때 그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웃긴 게 그런 기사들 중에는 손실 금액을 일부러 과장되게 실릴 때가 있다고 하네요. 노동자들이 노동쟁의를 할 수 있는 법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사회적 여건과 인식이 낮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saint236 2012-10-02 22:11   좋아요 0 | URL
때론 우리가 파시즘 속에서 살고 있지 않나 착각이 듭니다. 개인의 권리는 국익이라는 말로 싹 무시되더군요. 국익을 위해서라면 쟁의도 안되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부르는대로 달려와야 하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범죄자들도 풀어줘야 하는 한국입니다.

transient-guest 2012-10-0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browsing을 하는 저도 청문회에 대해 단 한건도 못 봤습니다. 야후/네이버 모두 아무것도 없더군요. 쌍용-상하이 자동차의 기술빼가기 후의 조작-->정리는 예전부터 일부 언론이나 블로거들이 다루었지만, 조중동과 정치권이 애써 외면했지요. 조!현오씨는 뇌가 출장간 사람 같아요 - 뭐 가카이하 쫙 그렇겠지만..ㅎ

saint236 2012-10-03 09:39   좋아요 0 | URL
어떻게 그렇게 약속이나 하듯이 모두 증발해 버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이 정권 들어서 재미있는 현상은 내가 헌법을 들춰보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내 삶에서 헌법을 들먹일 이유도, 필요도 없었는데 이제는 그 헌법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이런 것이구나 찾아보게 된다. 유명한 헌법 1조야 알테니 패스하고, 요즘 내가 찾아보고 있는 헌법은 이것이다.

제18조

  1.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
제21조
  1.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2.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3.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4.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22조
  1.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2.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법의 조항들이다. 언론 3사가 파업을 했다. 언론의 자유를 허하라는 말이다. 위의 헌법 조항에 기초한 표현의 자유를 허하라는 말로 시작을 했지만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들도 오래동안 싸워서 지치고 힘도 들었겠지만, 그리고 생활고 문제도 있었겠지만 이룬 것도 없이 도중에 접은 것 같아서이다. 여전히 재철이 형은 사장으로 계시고, PD수첩 작가들은 집단으로 해고되는 황당한 상태를 맞이했고, 모 아나운서는 올림픽 중계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복귀를 했다. 선배라는 사람은 후배들에게 밀려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고 하는데 매일 말이 바뀌더라. 그렇게까지 하는 모습이 치사스럽고, 언론인이라는 사람들이 저러니 언론을 신뢰해야 하나 싶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인가부터 뉴스를 안본다. YTN을 안본지도 오래됐고, 지상파를 안본지는 더 오래 되었다. 큰 맘 먹고 텔레비전을 42인치를 샀는데 항상 애들이 차지하고 디즈니 주니어 채널만 주구장창 틀어댄다. 이때까지만 해도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나에게 피상적인 이야기였다. 이게 왜 중요한지 잘 몰랐다. 신문으로만, 방송으로만 보는 이야기이니 피부로 와닿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날 표현의 자유가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때문에 위에서 말하는 헌법 조문을 들춰 보기 시작했다. 그분이 누구인가 하면 이분이다.

 

  누군지 아는가? 그 유명한 분!!!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금란교회 원로 목사다. 동사 목사라는 얼어죽을 말을 하지만 감리교에는 동사라는 말이 없으니 은퇴 목사가 맞는 표현이겠다. 요즘 김동호 목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분인데, 원체 안 좋아하던지라 내가 이분에 대한 비판을 좀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비판이지 비난은 아니다. 혹 기억하는가? 성조기를 시청 앞 광장에서 흔들면서 우리의 우방 미국을 위해 기도하던 큰 교회 담임 목사들의 한심스러웠던 모습을 말이다. 아마 그 때쯤일 것이다. 내가 이분에 대한 글을 적었던 것은 그러니 상당히 오래 전일이다.  2008년 5월 18일에 리뷰를 작성했으니 벌써 4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것도 햇수로 치면 5년 전일이다. 당시 리뷰 주소를 링크해 놓는다.

 

  아마추어리즘의 최고봉 POLI-CHURCH(http://blog.aladin.co.kr/759552125/2096713)

 

  교양인에서 나왔던 김지방 씨의 정치교회라는 책에 대한 리뷰이다. 요즘은 귀찮아서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차원에서 싸이월드 게시판에 리뷰를 옮겨 놓곤 했다. 그런데 몇 주 전인가? 메일을 하나 받았다. 네이트에서 온 메일인데 내 글 중 하나가 신고가 들어가서 블라인드 처리를 했다는 내용의 메일이었다. 궁금해서 무엇인가 찾아봤더니 바로 위의 글이었다. 혹 내 리뷰가 저작권 법에 어긋나나 검토를 해봤는데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 일단 안도한 다음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다.

 

  "왜 글이 블라인드 처리가 되었나요? "

  "개신교 인터넷 선교"라는 단체에서 신고를 했습니다."

  "그 단체가 뭐하는 단체인데 신고를 했나요? 신고 사유가 무엇인가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럼 아무 단체나 신고하면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나요? 그런 불합리한 경우가 다 있나요?"

  "잠시 확인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5분 뒤에 연락이 왔다.

 

  "혹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에 대한 글이 있었나요?"

  "네"

  "그 부분이 신고가 된 것 같은데요. 다시 살려 드릴까요?"

  "아니요. 됐습니다."

 

  이게 사건의 전말이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참을 생각했다. 다시 살려 달라고 할까?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은 그냥 놔두란다. 괜히 건드려가지고 피해를 보지 말라는 말이다. 아내의 말이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인줄은 알겠지만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확 상하더라. 한편으론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일을 겪으면서 이게 언론 탄압이구나 싶었다. 아마 개신교 인터넷 선교라는 단체는 김홍도 목사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아무 관계도 없다면 상당히 보수적인(흔히 이런 사람들을 꼴통 보수라고 부른다.) 집단으로 생각이 된다. 내가 비판한 것이 없는 말이 아니라 당시 신문에 인용됐었던 글을 재인용했던 것인데 그럼 그 신문들을 다 신고했단 말인가? 아닐 것이다. 아마 그들은 개인 블로그를 주로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말안해도 분명하다. 아무런 힘도 없는 이들을 신고와 법적인 책임 운운하면서 공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두려움으로 상대방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도들은 언젠가는 끝이 나기 마련이다. 얼마 전 금란교회에서 김동호 목사를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던 적이 있었다. 한두번이 아닌지라 옛날 것은 생각하지 말자. 최근에 교회 세습 반대에 대한 반대를 위해 메이저 일간지에 이것은 대형 교회를 시기하는 이들의 공작이라는 취지의 글을 김홍도 목사가 기고했다. 말이 기고지 광고다. 김동호 목사가 여기에 대해 한마디 했다. 그러자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보통의 개인이라면 조용히 꼬리를 내리겠지만 상대는 김동호 목사였다. 그 양반이 대단한 것도 있지만 대응할 수 있는 세력도, 그리고 위치도, 재력도 있다. 그러니 고소해볼테면 고소해봐라는 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상대를 우습게 보고 지금까지 해왔듯이 대처하다가 엿먹은 것이다. 인터넷에 살펴보면 나와 비슷한 경우를 당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김홍도 목사측에서 얼마나 많은 언론 탄압을 해았는지를 네이버에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목사라면, 그것도 대형 교회 목사라면 공인이라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형 교회 목사들이 던지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사회적인 파장을 몰고 오는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정치 권력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정치는 그래도 타협할 여지라도 있지만 종교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독선에 빠진 종교는 상대방을 사탄으로, 자기 편을 신의 의무를 행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하여 얼마나 많은 사례들을 보았는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목사의 설교에 대해서도 궁금하거나,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현명하게 물어봐야 한다는 조건이 붙겠지만 말이다.

 

  이갸기가 곁으로 샜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방식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았다. 일단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있다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공포감을 조성한다. 다음으로 실제로 법적인 대응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풍부한 자본으로 뒷받침한다. 일단 여기까지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간다. 떨어져 나가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낄 것이고, 비록 재판에서 지더라도 상대방의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서 들었던 일들을 겪어 보니 이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겠다. 맞대응이 불가능한 나로서는 이런 게릴라 전 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약간 서글픈 감이 없지 않다.

 

  표현의 자유! 온갖 말들이 많다. 표현의 자유는 모방범죄를 불러온다고 하는데, 메이저 언론이 쓰는 자극적인 기사에 대해서는 왜 이런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지 모르겠다. 메이저 언론은 범죄의 재발을 방지한다고 말하고, 군소 언론에 대해서는 모방범죄를 불러 온다고 하니 이 무슨 황당한 표현이란 말인가? 아니다. 이것도 표현의 자유에 들어가겠다. 표현의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서 가르쳐 준 홍도형에게 한마디 한다.

 

  "00 땡큐!"

 

  ps. 이분이 입을 닫고 있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 받아서 일까? 아니면 침묵의 달인인 이분을 우리가지지하게 하기 위한 권력의 음모인가? 표정만 보면 이분은 지금 표현의 자유를 침해 받아서 침묵 시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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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2-09-27 0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 (라고는 하지만, 대형이면서 재벌에다 주류이기까지 한) 교회 목사들은 정말이지 신을 팔아서 장사하는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성서에 대한 지식도 거의 전무하니 구약이나 되는대로 끌어다가 겁주고, 기복신앙 가르치고. 이제 돈도 벌만큼 벌고, 여자도 무엇도 넘치고 나니까, 정치하고 싶은거죠. 세속권력까지 교회운영하듯이 하면 얼마나 생기는게 많겠어요?

saint236 2012-09-27 09:38   좋아요 0 | URL
이 분들이 먼저 인격을 갖추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문제요. 중세 시대의 바티칸의 모습에 반발하여 개신교가 생겼는데 이젠 어찌해야 할런지..똑같이 닮아가네요.

transient-guest 2012-09-28 01:34   좋아요 0 | URL
이제는 pure하지도 않고 protest하지도 않는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항우 강의
왕리췬 지음, 홍순도.홍광훈 옮김 / 김영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역발산 기개세(力拔山氣蓋世)!

  가진 힘은 산을 뽑을 정도이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 정도로 기력이 웅대(雄大)함을 이르는 말이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사방이 적에게 포위당하여 고립되어 있거나 곤경에 처한 상태를 비유하는 말이다.

 

  홍문지연(鴻門之宴)!

  음모와 살기가 가득찬 연회, 혹은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위험한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수자부족여모(豎子不足與謀)!

  어린 자식과는 더불어 일을 꾀할 수 없다는 말로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과는 큰 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유하면목견지호(有何面目見之乎)!

  '무슨 면목이 있어 이들을 보겠는가?'라는 말로 볼 낯이 없다는 뜻이다.

 

  서초패왕(西楚覇王)!

  진시황의 진나라를 멸망시켰지만 유방과 첞를 놓고 다투다가 패하여 자결한 항우를 가리킨다. 위에 열거한 많은 말들은 모두 서초패왕 항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항우는 역사적으로 패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이 패배한 자들은 황음무도라고 인간 이하의 존재로 그려지고 조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광해군이나 연산군의 경우를 보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악명의 대부분은, 아무리 양보를 한다고 할지라도 절반 정도는 본인들의 행적과는 무관한 조작이라는 것이 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역사책에 기록되어다고 있는 그대로를 믿는다면 그 사람은 역사를 공부할 자격도 없으며, 역사를 공부해 보지도 않은 사람일 것이다.

 

  대개 역사의 패자들은 이렇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집권자들의 필요에 의해서 소환 당하여 욕을 먹고 다시 사라지는 것이 운명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패배자이면서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항우이다. 중국 사람들의 사상을 확립한 나라는 한(漢)이라고 하며 두고두고 지도자의 귀감이 되는 사람으로 꼽히는 것이 한고조 유방(劉邦)이다. 그런 유방과 다투어 패한 항우인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 중에 하나이니 신기할 따름이다. 얼마나 인기가 좋으냐?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극 중의 하나가 패왕별희인데 항우와 항우가 사랑한 여인 우미인이 가슴아프게 헤어지는 장면이 이 경극의 내용이다. 과거 장국영이 예쁘게 여장을 하고 나왔던 그 영화가 바로 이 경극을 내용으로 한다.

 

  그렇게 인기가 있던 항우의 몰락 원인이 무엇인가? 어떤 이들은 정치적인 원인에서, 어떤 이들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재풀에서, 어떤 이들은 그의 성격에서 찾는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 책은 항우의 성격을 분석하여 그가 패망한 원인이 "교만"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뼈대 있는 가문(초나라의 대장군 집안)에서 태어나 선천적으로 교만할만한 기질(좋게 말하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귀함이요, 나쁘게 말하면 자기 잘난 맛이다)을 가지고 있다. 이 기질이 초반에는 항우에게 부정적인 영향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자신감으로 나타났고, 그의 성공을 도왔지만 정점에 오른 순간에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쳐서 제 잘난 맛에 사는 교만함으로 나타났다. 이는 필연적으로 부하들과의 소통 부재를 불러왔고,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을 빼앗아갔다. 이런 데미지가 4년 동안 쌓여 항우는 유방에 비하여 가지고 있었던 어마어마한 유리한 고지들을 다 빼앗기고 초라하게 몰락했다. 쉽게 말해 제 잘난 맛에 살다가 자폭해 버렸다는 이야기인데, 성공 요인 속에 실패의 요인이 있다는 금과옥조와 같은 말이 다시금 실감이 된다.

 

  책에 대한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이 책을 읽어가면서 생각나는 한 분이 계신다. 그분이 누구인지 수수께끼를 내니 맞춰 보시라. 다음에 열거하는 것은 그 분의 주옥같은 어록들이다.

 

  “내가 어린 시절 노점상을 해봐서 여러분 처지 잘 안다. 가게 앞에 있으면 옆으로 가라고 해서 계속 쫓겨 다녀 돈만 벌면 가게 사는 게 소원이었다. 저는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하는 편이다.”

  - 2008년 12월 23일. 연말에 어렵지만 열심히 사는 서민 2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하며

 

  “천안함,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될 수 있다. 높은 파도에 배가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도 생각보다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사고 가능성도 있다.”

  - 2010년 4월 1일 청와대에서 남미지역 특사를 맡은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학생 때 나도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민주화 1세대이다. 어젯 밤 열린 6.10 민주항쟁 집회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 2008년 6월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에서

 

  “나 자신이 한때 철거민,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 2009년 2월 12일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비공개 만찬에서

 

  “나도 체육인이다. 15년 수영연맹 회장을 했고 세계체육연맹 집행위원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었다.”

  - 2008년 8월 26일 베이징올림픽 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연 오찬 행사에서

 

  “내가 비즈니스를 해봐서 아는데... 스물네살 때부터 아세안 각국을 다니면서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과는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아세안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 한적도 있다.” 

  - 2009년 5월 31일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참석한 기업인들과 만나

 

  “나도 환경미화원 해봐서 아는데...”  과거 이태원시장에서 환경미화원을 했던 경험, 고향인 포항에서 노점상을 했던 경험 등을 소개한 후 “정치하는 사람들이 서민들 고생 많다고 말은 하지만 나는 체감하고 있다. 내가 환경미화원의 대부” 

  - 2009년 6월 25일 동대문구 이문동 골목상가를 방문해 상인대표들과 불낙버섯전골을 먹으며

 

  내가 해병대 있는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젊었을 때 해병대가 있는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해병대와는 아주 친숙하다.”

  - 2010년 2월 10일 서부전선 최전방 해병대2사단(청룡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며

 

  내가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와 내 가족 전체가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의 꿈은 고정적 일자리를 얻어서 꾸준히 월급을 받는 것이었다.”

  - 2010년 11월 10일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국제노동계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내가 치킨 2주에 한 번 먹는데 (프랜차이즈 치킨을) 2주에 한 번 시켜서 먹는데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 2010년 12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업무보고 전 일부 참석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원래 불교와 가까운 사람... 나는 원래 불교와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 불교계에 친구도 많다.”

  - 2008년 9월5일 불교계의 "종교 편향" 논란이 일자 김형오 국회의장,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과 만찬을 하면서

 

  나도 한때 수재민이어서 아는데... 마음 편안하게 먹어요. 기왕 이렇게 된 거.”

  - 2010년 9월22일 서울 양천구의 수해 피해 현장을 방문하여 수재민에게

 

  이 외에도  나도 서울시장을 해봐서 아는데”, 내가 대통령 해 보면서 느낀건데”, 내가 조기에 (구제역)백신 접종하라 했는데”등이 있다.(너무 많아서 발췌했다는 한 블로거님의 글을 살포시 옮겨 온다.)

 

  항우처럼 주옥같은 어록들이 많은 이분은 사면내곡동가(부동산에 얽힌 비리가 폭로되자 내곡동 가까이를 들으면서 멘붕 상태에 빠졌음을 의미함)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분은 또한 만화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하신다. 대표적으로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의 그림을 옮겨온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2&aid=0001969502

 

  항우의 몰락 원인이 자기가 뭐든지 다 알고 있다는 자기 잘난 맛, 교만이었듯이 이 분에게서도 같은 낸새를 느낀다. 이 분이 몰락의 길로 가는 것도 자기 경험에 충만한 자기 잘난 맛 때문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 한마디면 되는데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이유가 무엇이며, 현명한 사람을 구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저 자기 말 잘듣는 똘마니들만 있으면 되지 않겠다. 마치 항우가 그랬듯이 말이다. 이분이 항우 강의를 읽어봤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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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2-09-2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누군지 그 사람 정말 모르는게 없군요.
-_-;;;

saint236 2012-09-22 14:15   좋아요 0 | URL
슈퍼맨이시죠...^^

다크아이즈 2012-09-2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아침에 쉼보르스카에 대해서 쓰고 있었는데 그녀가 말했지요. 진정한 시인이라면 '나는 모르겠어'를 되풀이해야 한다고. 그분과 넘 대조되네요.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만큼 위험한 생각은 없지요. 내가 해봐서 아는 것 이면의 90퍼센트는 모른다는 것을 전제한 교만이겠지요.
세인트님 아침부터 한 수 배우고 갑니다.

saint236 2012-09-24 08:37   좋아요 0 | URL
한 수씩이나...항상 그분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이 말 다음에 이어지는 지독선 독선 때문에 걱정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더라고요..무얼 상상하든지 그 이하를 보게 될 것이다.^^;;

2012-09-24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2-09-24 08:36   좋아요 0 | URL
가져가세요. 저도 열심히 검색해서 찾은 것인데...인터넷에서 너무 유명해서 글의 원 출처를 아무도 모르는 것 같네요.^^

2012-09-24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2-09-27 0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이 항우만큼이나 straight하다면 이 꼴은 아니었겠죠. -_-:

saint236 2012-09-27 09:39   좋아요 0 | URL
이분은 항우의 교만함에 유방의 음험함을 갖추신 불세출의 영웅이시죠...여러모로...^^

transient-guest 2012-09-28 01:35   좋아요 0 | URL
정확한 진단입니다..ㅎㅎ

내가~ 2013-01-0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봐서 아는데 아무하고도 비교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