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추석 합병호를 보다가 깜짝 놀랬다. 9월 20일 쌍용 자동차 인사청문회가 환노위에서 열렸다는 기사이다. 총선을 마치고 이번 국회를 뒤흔들 야권 정치인으로 꼽았던 은수미 의원이 한건하셨다. 22명의 사망자를 낸 지금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문제인데, 윗선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정치적인 책임은 물론, 진압 책임자, 편파적인 보도 매체 등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쌍용자동차 정리 해고의 실체가 무엇인지가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드러났다. 부채율 600%인지라 다른 기업에게 팔아 넘기기라도 하려면 정리해고를 통하여 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부채비율이 160%로 그 정도면 동종업계에서는 과한 수준은 아니란다. 외통부 문서를 통해 밝혀지기로는 상하이 자동차가 철수한 것이 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라 한다. 회계법인은 그저 가볍게 수치를 약간만 조작해 주었단다. 조현오 전 총자은 테이저 건에 얼굴을 맞은 사건에 대해서 미안하다 사과한 것이 아니라 빗맞아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일관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쌍용자동차는 피치 못할 상황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기술을 다 빼낸 상하이 자동차가 자기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하여 기획부도를 냈고, 각 법인들은 돈을 받고 이것을 뒷받침 해주었다는 말이며,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강경 진압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들을 시험해봤다는 말이다. 이게 쌍용 자동차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밝혀진 사건의 진실이다. 그동안 언론은 이러한 진실은 외면한채 자극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다.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에 대항하는 나쁜 노조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을 던졌다. 정치권에서는 떼법이라는 말로 그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테러범과는 협상을 해도 노조와는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정부의 원칙인가 보다.

 

  쌍용차 문제를 이 정도로 덮어두고 내가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네이버의 검색어 문제가 구설수에 올랐다. 오죽하면 박근혜 콘돔이라는 검색어까지 등장했겠는가?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들 그 말은 안 믿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는 곳이 어디있겠는가? 검색어를 조작하지 않고 여과없이 드러낸다면 문제가 될 사안들이 한두개인가? 적절하게 합리적인 선에서 검색어를 조작한다고 다들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조작이 도를 넘는 순간 발생한다. 특히 검색어가 경제와 정치에 적용되기 시작한 순간부터 문제가 심각해 진다.

 

  비단 검색어 뿐이 아니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수없이 많이 생산되는 기사들이 모두 포탈의 전면에 배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재배치가 들어갈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을 한다. 물론 이것도 적절한 수준에서 행해져야 한다. 정말로 포털의 역할을 하겠다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서 기사의 중요도에 따라 노출 위치를 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기사를 제공해 주는 포탈에게 사용자들이 바라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 기사가 보주적인 시각이든 진보적인 시각이든 간에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쌍용자동차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단 한건의 기사도 못봤던 것 같다. 텔레비전은 아이들에게 빼앗긴 나는 주간지와 포탈의 기사 검색만으로 소식을 접하는데 단 한건의 기사도 발견하지 못했다.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 다른 사람이 발견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난 항상 포털을 켜놓고 살기 때문에 거의 한시간 단위로 중요한 기사가 떴나 주시를 하는 편이다.(그런다고 내가 일을 안한다고 오해하지는 마시길) 각 분야별로 중요한 기사들은 거의 검색을 하는지라 왠만한 것들은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렇게 중요한 기사를 놓칠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렇게 많은 기사들 가운데 하나도 발겨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결론은 하나다. 누군가 쌍용 자동차 인사 청문회 관련 기사들을 노출되지 않게 힘을 썼다는 말이다. 내개 중요 기사를 클릭하면 그 분야의 중요한 기사 20개 정도는 같이 뜨는데 단 하나도 나오지 않도록 꼼꼼하게 체크를 했다는 말이다.

 

  언론 조작이라는 말이 요즘 중요한 화두다. 조만간 대선이 있기 때문에 많은 언론 조작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숫자를 조작하고 말도 안되는 근거를 끌어다가 기사를 조작하는 것은 하위의 조작이다. 그건 언론이라기보다는 문학이라고 보는 것이 나을 것이다.(나꼽살 문학상의 취지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만...) 진정한 언론 조작은 이렇게 당연히 노출되어야할 중요한 기사마저도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포탈이라는 편리한 문명의 도구가 우리의 생각을 조작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제부터 포털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중요한 기사를 찾아내는 일이다. 과거 월리를 찾아서라는 게임을 해본 유권자들이라면 잘 해내리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은수미의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코리아 택시"의 노회찬의 촌철 살인 또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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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10-0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노사관계에 대한 정규수업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 담당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보수 언론은 노동쟁의나 파업에 대한 기사를 다룰 때 그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특히 웃긴 게 그런 기사들 중에는 손실 금액을 일부러 과장되게 실릴 때가 있다고 하네요. 노동자들이 노동쟁의를 할 수 있는 법이 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한 사회적 여건과 인식이 낮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saint236 2012-10-02 22:11   좋아요 0 | URL
때론 우리가 파시즘 속에서 살고 있지 않나 착각이 듭니다. 개인의 권리는 국익이라는 말로 싹 무시되더군요. 국익을 위해서라면 쟁의도 안되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부르는대로 달려와야 하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범죄자들도 풀어줘야 하는 한국입니다.

transient-guest 2012-10-0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browsing을 하는 저도 청문회에 대해 단 한건도 못 봤습니다. 야후/네이버 모두 아무것도 없더군요. 쌍용-상하이 자동차의 기술빼가기 후의 조작-->정리는 예전부터 일부 언론이나 블로거들이 다루었지만, 조중동과 정치권이 애써 외면했지요. 조!현오씨는 뇌가 출장간 사람 같아요 - 뭐 가카이하 쫙 그렇겠지만..ㅎ

saint236 2012-10-03 09:39   좋아요 0 | URL
어떻게 그렇게 약속이나 하듯이 모두 증발해 버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