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 The Clas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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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로랑 캉테
주연 : 프랑수아 베고도



우선 이 영화 시사회 때 볼 수 있었는데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영화가 좀 그렇긴 하다. 어딘가 모르게 지루하고, 딱딱하고, 뭔지 모르겠는 모호함이 있다는 거. 같은 프랑스 영화라도 허리우드 냄새 팍팍 풍기는 영화는 나름 볼만 한데 말이다. 

같은 프랑스인이 보면 자유와 평등적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고 방식으로 볼 땐 좀 살벌 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나마 우리나라 교육이 아주 나쁜 것마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우린 너무 문제점만 봐서 그렇지 여타의 나라에 비해 꿀릴 것이 없다. 장점은 더 살리고,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면 우리도 교육 선진국 될 수 있는데, 그놈의 사교육이 뭐고, 비교의식이란 뭐란 말인가?  

그래도 우리가 누구인가? 의지의 한국인 아닌가? 지난 주일, 한 초등학교 취재한 걸 TV에서 잠깐 본적이 있는데 과연 이런 학교가 있었다니. 괜히 내가 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모르긴 해도 대안학교도 우리나라가 가장 우수할 걸? 뭐든 1등이 안 되면 성에 안 차지 않는가?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가끔 사람들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0대는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곤 하고, 나 역시 그것에 동감이지만, 아마도 인생을 다시 산다면 필히 10대는 다시 거쳐봐야 하고, 안 그러길 바라더라도 신은 얄궃으셔서 꼭 그렇게 하고야마실 것이다. 

이 영화 보면, 저 포스터에 실린 글이 정말 딱이란 생각이 든다. 무슨 다큐멘터리 보는 느낌. 이렇게 지루해도 나중에 뭐 하나라도 묵직하게 던져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좀 허무하다.  

영화는 영화여야 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가 엄청 생각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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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 Michael Jackson’s This is i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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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순간 오래 전 사망한 엘비스 프레슬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TV에서 그의 추모 방송을 했을 때 나름 꼼꼼히 챙겨 보았다. 물론 주로 그가 인기 절정에 있었을 때의 공연과 음악들을 짜깁기 한 것이지만 그의 음악이나 공연은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세련과 멋스러움을 넘어 스펙타클 그 자체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어제 나는 느껴나마 그의 마지막 기록물을 보았다. 이 필름은 그가 10년간의 공백을 깨고 런던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때 리허설 장면을 녹화 소장한 것을 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무엇보다 그는 꼼꼼하게 자신이 공연할 것을 체크했고, 여러 많은 세션들과 대화하고 세세하게 고쳐나갔다. 그 와중에도 볼 수 있는 건 그가 간간히 피곤해 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지치기도 하겠지. 하지만 긴장하는 모습이나 화내는 모습은 전혀 없어 보였다. 매번 그는 자신의 혼과 기를 쏟아 부어 연습에 임했고, 실제 무대에서도 역시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죽음은 정말로 아쉽다. 사람 나이 50이면 아직도 젊고 할 일이 많은 나인데 그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그것은 정말 엘비스 프레슬리가 죽었던 것만큼이나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 영화를 봐도 그렇고, 추모 공연을 봐도 그렇고, 마이클 잭슨도 마이클 잭슨이지만 세션들이 눈에 들어 온다. 마이클 잭슨과 같은 무대에서 연주하고, 코러스하고, 같이 춤추고. 어디 보통 영예겠는가? 그렇게 오디션을 통과했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그리고 실제로 한동안 그의 숨결을 느끼며 그와 함께 연습에 임했다. 이제 또 얼마 안 있으면 마이클과 함께 꿈의 무대에 선다. 사람들은 환호할 것이고, 열광할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마이클 잭슨에게 보내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동시에 자신이 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은 마이클 잭슨과 같은 무대에 설테니까.  뭐 그런 부푼 꿈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또한 두려움도 없었을 것이다. 이미 마이클로부터 강한 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 보호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을 테고, 그를 향한 신뢰 또한 강철 같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도 추앙해 마지 않았던 사람이 죽었다. 저들의 마음이 어땠을까?가 나는 자꾸만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어디서 뭘할까?    

그래도 그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또 어디에선가 열심히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고 살지 않을까? 마이클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그의 음악은 영원히 들려질 것이다. 세계 어딜 가도. 언제라도. 해마다 그를 추모하는 공연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은 또 힘을 내서 열심히 살게 되지 않을까?  

공교롭게도 나는 그가 공연하는 것을 보면 비가 생각이 났다. 물론 테크닉이나 모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이클이지만, 아마도 비의 롤모델은 마이클 잭슨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보곤 한다. 하긴, 그가 영향을 미친 사람이 비 한 사람 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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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4-13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죽은이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오히려 저리 일찍 죽어서 대중과 팬들한테 전설로 남는것이 아닐까요.앨비스나 제임스 딘이나 마를린 몰로나 브르스 리처럼 말이죠.

stella.K 2010-04-13 11:57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일견 그렇게 생각해요. 재인박명이라더니...ㅜ

프레이야 2010-04-14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못 보고 지나쳤더랬어요.
마이클 잭슨을 추앙하는 싱어와 댄서들 참 많을 테지요.
스타킹,이란 티비프로그램에서 잭슨을 흉내내는 남자아이가 나왔는데
진짜 재밌게 웃었어요. 어린애가 어찌나 잘하던지요. ㅎㅎ
전생에 저도 곰이 아니었나싶은 때가 많아요.
겨울잠을 너무 오래자는 건 아닌지..ㅋ

stella.K 2010-04-14 10:21   좋아요 0 | URL
그래요? 거 볼걸 그랬습니다.
저는 예능 프로는 웬만해선 보지 않는지라...ㅜ
지금 모 사이트 가면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주더라구요.
함 보세요.^^
 
줄리 & 줄리아 - Julie & Juli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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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노라 에프론
주연 : 메릴 스트립, 에이미 애덤스

남녀간의 연애를 아기자기 하면서도 도회적인 감수성으로 형상화시키는데 탁월한 노라 에프론 감독이 새 영화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왔다. 그녀의 일련의 작품들이 남녀간의 연애를 스크린에 담았다면, 이번엔 거기서 좀 비껴나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를 들고 왔다는 것. 

사실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전에도 다른 감독들에 의해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져 왔다. 얼핏 생각나는 영화로는 음식을 매개로 가족간의 소통의 문제를 다뤘던 <음식남녀>가 생각나고, 요리와 부부 간의 애정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안토니아의 요리책>도 나름 인상 깊게 보았다. 하지만 아직도 나의 뇌리에 인상 깊게 남아 있는 책은 <바베트의 만찬>과 <초콜릿>이란 영화가 아닌가 싶다. 



 

두 영화의 공통적이라면 요리를 통해 종교적 금욕을 교묘히 비꼬았다는 것인데,  또한 그런 것을 통해서 요리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며, 극대화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 때 굳이 인간의 절제나 금욕을 표현해 줌으로 그 반대에 있는 것들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을 써야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인간의 삶은 어느 특정한 부분에선 과잉이 되어 있는 것도 사실인만큼 상대적으로 어느 부분에서의 절제나 금욕도 필요한 것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것의 대상이 하필 요리여야 하다니! 또 그것을 통해 절제와 금욕의 미덕을 비꼬고 있다니! 이런 얄궂은 운명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요리는 일상적인 것이다. 동시에 특별한 것이기도 하다. 요리만큼 사람을 흥분하게 만들고 즐겁게 만드는 게 또 어디 있을까? 음악은 청각을 만족시키지만 먹을 수 없다. 미술은 시각을 만족시킬 수도 있지만 역시 먹을 수 없다. 청각이나 시각이 미각을 따라갈 수 있을까? 인간의 감각 중 가장 탁월한 감각은 역시 미각이다. 그것을 세치 혀로 맛 볼 수 있다는 건 역시 탁월한 예술행위가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몇 가지의 요리법이 개발 됐을까를 생각해 본다. 말하나마나 그것은 헤아릴 수가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요리법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나는 매일 TV에서 어느 요리연구가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요리를 만들 때마다 인간의 창의성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그래봐야 그림의 떡이지만. 


영화는 처음에 좀 바쁘게 돌아간다. 어떤 땐 1960년대를 보여주다, 어떤 땐 2000낸대 중반을 보여주다. 왔다 갔다 정신이 없다. 분명 영화의 주인공들은 줄리와 줄리아지만 그들은 어느 한 장면에서도 만나지지 않는다. 오직 줄리는 다소 삶에 지친 나이 30의 여자로 현재의 시점을 유지하고, 줄리아는 60년대를 사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이 둘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하나의 의미로 만나질 수 있는 건, 줄리가 우연한 기회에 줄리아가 출간한 요리책을 손에 드는 순간부터다. 더 정확히는 그녀가 365일 동안 524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린다는 계획을 실천했을 때야 비로소 가능할 수 있었다.  처음엔 별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차츰 누리꾼의 관심을 얻게되고 그것은 줄리의 기쁨이자 삶에 활력소가 된다.   

이걸 보니 나도 블로그질을 처음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이것은 뭐에 쓰는 물건인고...?'하며 과연 내 블로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이웃하자고 할 사람이 있을까? 이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난 솔직히 아무런 기획도, 보여 줄 개인기도 없으면서 무조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영화에서의 줄리는 분명한 기획을 가지고 있었으니 처음 방점은 아주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쓰든, 블로그질을 하든, 어떤 직업을 갖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 또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라지 않는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를 업(業)으로 삼는 것처럼 좋은 일이 없다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60년대를 살았던 줄리아는 행복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외교관인 남편의 사랑을 평생 받고, 요리를 좋아해 프랑스의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자신의 요리책도 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행복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항상 승승장구만 할 것 같은 줄리아도 나름의 아픔과 고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무엇보다 아기를 낳지 못했다. 그것을 요리로 승화시키며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그 어렵다는 요리 학교도 무사히 마쳤다. 여기서 그녀에게 어렵다는 건 공부하는 자체 보단 남자들 가운데 여자는 줄리아 하나로 차별을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대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용이한 시절이 아니었을 테니 학교에서 조차도 쉽지는 않았겠지. 

줄리는 또 어떤가? 줄리아의 책에 나온 설명서 대로 요리를 해 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요리 학원에서 직접 강사의 설명을 듣고 해도 겨우 쫓아 갈까 말까인데 책만 읽고 해 본다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처음엔 요리를 하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린다는 일이 즐거운 일이었지만 가면 갈수록 실패의 연속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남편하고도 갈등을 겪고 가출까지 한다. 뭐든 인간의 일은 쉬운 법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줄리는 지혜와 인내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남편하고도 화해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는 신문사 기자와 인터뷰도 하게 되고 자신의 기사가 신문에도 알려지는 기쁨을 얻는다. 그뿐인가? 책을 쓰자는 제안도 받는다. 그러고 보면 행운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거라는 언제나 평범하지만 진실된 진리를 또 한 번 이 영화에서 확인하게 된다. 더불어 행복 또한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면 행복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는 한편 마음이 묵직해 지는 것을 느낀다. 난 어제도 블로그질을 했고, 오늘도 했으며, 내일도 크게 따로 할 일이 없는 한 블로그질을 하게 될 것 같다. 짦지 않은 세월 블로그를 운영해 왔지만 난 아직도 무엇으로 채워야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그때 그때의 낙서 같은 단상도 올리고, 책이나 영화에 관한 리뷰도 쓰고, 관심 가는 책들에 관한 정보도 공유 하지만, 이런 것들로만 운영되어지는 나의 블로그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하다못해 나는 나의 습작 소설도 써서 올려보기도 했지만 너무 부담스러워 끝도 못 보고 더 이상 올리지 않게 되었다.) 뭔가 나만의 색깔을 지닌 블로그를 하고 싶은데 내 색깔이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니, 왕년에 음식 잘하고 알뜰하기로 소문난 울엄마가 생각이 났다. 당신의 손맛이 예전만 같지 않다고 말씀하시곤 하지만 그래도 기본 실력이 어디 가겠는가? 그런데 비해 나는 엄마를 닮지 못했다. 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아주 기본적인 것 외엔 나머지에 관해선 그다지 관심도 없다. 엄마는 그런 나를 자주 타박하시곤 한다. 여자가 돼 가지고 배울 생각이 없다고. 그건 내가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어차피 내가 하루 아침에 달라질 것은 아닌 것 같고, 영화를 보면서 나도 엄마의 살림을 블로그에 올려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엄마가 개발하고 응용한 음식이며 맛내기 비법도 알고 보면 꽤 될 것 같은데 그 딸이 전수를 못하고 있으니 아마도 엄마가 돌아 가시면 사장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렇게라도 올려보면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사람이 시공간을 떠나 계속 어떠한 의미로든 교감할 수 있는 길이 뭐가 있을까를 찾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써 실제로 줄리 파웰이란 동명의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했다. 만일 그녀의 그러한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이 세상에 없는 노파에게 사랑과 존경을 바칠 수 없었을 것이다.  



확실히 사람은 가도 예술은 남는다고, 사람은 가도 요리 남는다.  

줄리 역의 에이미 애덤스도 나름 연기는 잘했지만 역시 줄리아 역의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과연 탁월하다 싶다. 어쩌면 낙천적이면서도 능청스러운 아낙의 역할을 그리도 잘 하는지! 다시 한번 그녀의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면서 내내 기분 좋은 포만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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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4-1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릴 스트립의 매력이 다시 푹 빠졌던 영화에요.
독특한 목소리하며, 웃음.^^
재미있게 본 영화에요. 블로깅에 대한 생각까지요.

stella.K 2010-04-10 21:31   좋아요 0 | URL
그래요. 블로깅에 대한 생각까지...! 프레이야님. 흐흑~

hnine 2010-04-1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마지막 사진에서 액자 속의 메릴 스트립은 진짜 줄리아 차일드인줄 알았어요. 포즈가 어쩌면 저렇게 똑같지요?

stella.K 2010-04-11 14:01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저는 진짜 줄리아를 못 봐서리...
이 영화 정말 좋더라구요. 안 보셨으면 꼭 보세요, 에치나인님.^^
 
서스펙트 제로 - Suspect Zer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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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라고는 하지만 영화가 좀 난해하다.  

영화 이름은 실제로 미 FBI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설명을 보면,  

FBI의 1급 기밀 이카루스 프로젝트 완전 영화화!

정신력 만으로 실제 현장에 가지 않고서도 먼 곳을 볼 수 있는 초능력자를 양성하려 했던 이카루스 프로젝트는 구 소련에서 처음 시도한 이래 미 육군이 본격적으로 실험을 개시했으며 마침내 FBI까지 동원되었던 실제 1급 기밀 프로젝트. 그 엄청난 작전이 [서스펙트 제로]를 통해 마침내 영화화되었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현실 세계를 다루었다기 보단 초현실적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러느니만큼 장면 하나 하나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페이첵>의 아론 에키트와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 역을 맡은 캐리 앤 모스(이 여자 너무 멋있는 것 같다. 꺄-악!), 적어도 나에겐 <쉰들러 리스트> 보단 <간디>의 인상이 더 강한 벤 킹슬리의 연기가 볼만하긴 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벤 킹슬리의 눈을 이 영화를 통해서 자세히 볼 수가 있었는데 눈이 상당히 깊다는 것을 알았다. 고뇌하는 듯한 인상에 깊은 눈이라. 가히 환상적인 궁합이란 생각도 든다. 그러니 영화 <간디>에서 그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겠지. 

사실 스토리는 아쉬움이 있지만(못 썼다기 보단 이해가 좀 어렵다는 점에서) 영상은 좋은 편이라 영화학도들이 텍스트로 삼아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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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 (500) Days of Summ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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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크 웹
주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데샤넬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한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아름답고 완벽해 보이지 않을까?  내 사랑만큼 이 세상에 가장 유일한 사랑이 어딨겠는가? 이 사랑을 누구와 바꿀 것이며, 어느 커풀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한쌍의 남녀는 이렇게 생각하며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을 시작하면 손 잡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섹스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렇지 않더라도 주위에선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냐고 꼬치꼬치 캐묻기도 하고, 그런 진도와 체험이 없다면 사랑이 아닌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정말로 사랑하면 결혼도 생각한다는 것. 그것이 진지한 것이건 그냥 가벼운 상상이건 '내가 이 사람과 결혼을 해서 같이 산다면 어떨까...?'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왜?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니까.  

하긴, 어떤 사람들 중엔 결혼은 안하고 연애만 하겠다는 사람도 있다지만, 그건 자유라고 해도 이 사람들도 적어도 한 번은 결혼에 대한 상상은 안 해 봤을까? 사랑하면 같이 있고 싶은 거야 다 한결같은 마음이지 않은가?   

보통 첫 사랑이 실패하는 건, 이 영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톰 같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즉, 내 사랑은 완벽하다는 생각 때문에.  
  
하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완벽한 사랑을 하지 못한다. 단지 남과여, 음과양이 만났다는 것뿐이지 여전히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사랑 또한 완벽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흔히 내 사랑은 완벽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기에 사랑의 환상과 오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이것 없이 사랑은 가능하지 않다. 이건 확실히 아킬레스건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남의 사랑을 두고는 제 눈의 안경이라고 하고, 콩깍지가 씌였다고도 하지 않는가?  

이 영화는 그렇게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이 어떻게 뜨거워지며, 정점을 이룬 뒤, 어떻게 갈등을 겪고, 헤어지는가를 보여 주는 일종의 연애 보고서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장르로 치자면 (귀여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리도 시종 미소 짓게 만들면서도 또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드는지? 자신이 현재 연애를 하고 있다면 또는 실연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애프터서비스를 받는 느낌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난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한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뭐 나름 여러 에피소드와 과정이 볼만은 하지만 그 끝은 늘 사랑을 이루든지, 헤어지든지 둘 중의 하나다. 이를테면,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하는 동화와 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모 아니면 도의 영화가 로맨틱 영화라고 볼 때 아무리 해피엔딩이어도 약간은 싸한 느낌이 든다. 더구나 애인 하나 없는데, 대리만족도 유분수지 이런 영화 보고 염장 지를 일은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를 나름 애정을 가지고 보게된 건, 이 영화는 그런 일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거기서 빗껴 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영화를 주목해서 봐야할 것은, 그렇게 한 눈에 반한 사랑을  하게 된 톰이 어떻게 상대를 더 이상 사랑의 눈으로 보지 않게 되었으며, 어떻게 헤어지게 되는가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남자의 관점에서만 보는 것 같은데, 여자도 한때 좋아했던 상대의 모든 것이 똑 같은 이유로 싫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밌는 건, 남자와 여자의 처음 설정이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그 입장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톰은 사랑은 있다는 쪽이지만, 여자 주인공 썸머는 사랑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쪽인데, 그것이 영화 말미에 가서는 서로 바뀌어 있다는 것이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썸머가 톰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결혼하게 됐을 때 그것을 깨달았고, 톰은 여전히 실연의 늪을 허우적 거릴 때 그것을 깨달았다는 것. 

그랬을 때 톰의 아직은 어린 동생이 그 늪에서 나올만한 중요한 통찰을 오빠 톰에게 준다. 썸머와의 사랑을 너무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젠가 그것을 깨달을 때가 왔으면 좋겠다고.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어린 여동생이어도 오빠 보다 성숙하다. 이쯤되면 여성이 남성 보다 휠씬 더 성숙한 사랑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하는 걸까? 

그도 그럴 것이, 썸머는 사랑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즉 있다로. 그 결론을 이르는 데도 별로 힘들이지 않아 보인다. 단지 식당에서 도리언 그레이를 읽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와서 그것에 관해 물어봤고, 이 남자와 영화를 봤다면, 점심을 먹으러 갔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했고, 그 모든 것들은 우연이 아니라 정해진 것이었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이를테면, 썸머는 사랑을 인생의 전부로 본 것이 아니라 그저 인생을 살아 가는 과정이라고 본 것은 아닐까?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과 인생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전자의 경우는, 내가 그토록 최선을 다했고 많은 공력을 들였는데 왜 안 되는 것일까? 좌절하고 미궁 속을 헤메게 되지만, 후자의 경우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그러니 톰의 입장에선 썸머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 것에 그는 되고 나는 왜 안 되는데?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엔 없는 것이다.  

톰은 이것 때문에 괴로워 하고, 자기 연민에 빠진다. 그런 장면을 보면 참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사랑을 찾아 헤메는 존재구나. 그것은 태고적 인간을 처음 만들기 시작하면서 신이 인간에게 심어놓은 DNA 같은 거란 생각을 새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니 난 사랑 따윈 관심없어.라고 말하는 사람 매일 매일 만우절을 산다고 해도 거짓말은 아니겠지? 

결국 이 영화는 사랑에 너무 목숨 걸지 말자는 영화쯤으로 봐도 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쿨한 사랑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도 그저 인생의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고 살아야한다는 뜻이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사랑은 내가 원치 않는다고 해서 오지 않는 것이 아니며, 원한다고 해서 떠나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사랑은 그런 것이다.  

영화는 구성이 독특하다. 톰이 썸머를 만난 그 첫날과 헤어지게 된 날을 서로 교차해서 보여주고, 썸머를 잊기 위한 나날과 썸머를 마침내 잊게된 마지막 날과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첫날를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또 재밌는 부분은, 톰의 상상의 부분과 현실을 한 장면에 분할해서 보여주므로 해서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과연 이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보인다. 또한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영화 '원스'에서 처럼. 음악 영화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요즘 미국 영화의 구성 트랜드가 그런가 보다. 정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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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ek 2010-04-04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큼한 영화였죠. 나름 흐믓하게 봤던 영화였어요. ^.^;

stella.K 2010-04-04 21:19   좋아요 0 | URL
네. Tomek님도 이 영화 보시고 리뷰 쓰신 거 봤어요.^^

stillyours 2010-04-1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날은 간다> 로맨틱 코미디 버전!
이렇게 뻔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좋아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