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와인의 눈물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3
김혜선 지음 / 갤리온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와인과 버무려진 여행, 음악, 영화, 탱고 그리고 책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 문고본 판형으로 작고 아담하여 휴대가 용이하고 칼러 사진들은 마음에 들지만, 글이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지금은 절판된 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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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09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편안한 밤 되세요^^

해피북 2015-11-10 10: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멋진 하루 보내세요!!
 

요즘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상대방의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인물로 '이수인'이 나온다. 상부에서 동료들의 '해고'를 지시받고 서슴없이 '부당해고'라고 외칠 수 있는,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 자신의 안위 따위는 잊어버린 사람. 이 사람을 보고있자니 그리스의 학자 소크라테스가 떠올랐다.

 

'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국가의 유죄판결 앞에서도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서 비난을 퍼붓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상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그의 확신은 급한 성격이나 우직한 용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철학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은 끝까지 이성적으로 남을 수 있는 신념을, 즉 비난에 직면할 때면 흔히 보이기 쉬운 병적인 흥분이 아닌 확신을 부여했다'p15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문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옷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가면 점원은 어김없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요즘 사람들 많이 찾는 옷이예요. 이거 구입해보세요. 잘 어울리시네요'라거나, 지겨울 정도로 울려대는 보험사 전화기에는 이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 요즘 이 보험을 가장 많이 가입하고 계세요. 지금 안하시면 나중에 후회하세요'라고. 많은 사람들이 선택이 마치 '옳은'일인듯 그 선택을 따라 구입을 유도하는 사람들에게 의문을 갖기 보다는 차라리 '안도'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내 의견에 대한 어떤 '확신'이 없기 때문에.

 

또는 옳다는 확신은 있지만, 감수할 용기가 부족할때 이수인처럼 확신을 밀고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옳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야할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혼자서만 비난을 감수해야할지, 아니면 동료들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할지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번은 비난을 감수해본 적도 있는데 결코 좋지 않은 경험들이었다. 매일같이 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뜻을 거슬러 살아야 한다는건 마치 소크라테스가 멜레토스, 아니토스, 리콘에게 낙인찍혀 '신들을 숭배하지 않았고, 아테네의 사회적 기틀을 망가뜨리며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 독배를 들이킨 소크라테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알랭 드 보통은 이 시대야 말로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이 필요함을 이야기 한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과정에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이 동조해주길 원하기때문이며, 그들이 내릴 평가의 잣대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 그러나 우리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적의를 두려워해서만은 아니다. 그것에 못지 않게,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연히 그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각자의 내적 인식에 의해서도 의문을 품으려는 의지는 곧잘 꺾여버린다. 심지어 그 근거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관습들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의해서 지켜져 내려왔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좀처럼 의문을 품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가 어떤 신념을 정착 시키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고, 또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 나 혼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것 같다'p21

 

' 각자의 성격이나 성취에 대해서 불쾌한 평가를 들었다고 해서 금방 눈물이 핑 돌기라도 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 우리 스스로 옳다고 믿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승진과 생존과 같은 실질적인 이유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으로 부터 조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야 말로 나 자신이 정도에서 벗어났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신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p44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평가의 잣대를 두려워하기 보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점은 '타인이 내세운 이유들이 얼마나 정당하고 훌륭한가'에 있음이며 이는 서슴없이 독배를 들이킨 소크라테스의 신념에서 배워야할 점임을 이야기 한다. 그런 신념의 바탕은 소크라테스가 내세운 변증법을 통해 밝혀낼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자신의 '의견'이 옳고 그름에 있어 판단하는 기준은 온전히 '논리적 법칙'에서 존재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의견에 좌지우지 되거나, 동조를 구할 수 없어 초초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 한다. 다만 무조건 자신이 의견이 옳거나 다수의 의견은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하나의 관념이나 행동을 논리적 법칙으로 세세히 따져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일과 그런 견해에 대한 무한한 확신과 믿음이야 말로 소크라테스가 이 시대에 전해주는 의미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타인이 내 의견에 동의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또한 타인의 생각이 모두 옳은일은 아니기에 그들의 비난을 너무 두려워하지도 말자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는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가 과연 악처가일까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왜 소크라테스의 책을 '변명'이라 이름 지었는가 하는것이다. 먼저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의 나이차이는 무려 30살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혼 후 세명의 아들을 두었지만, 소크라테스는 어떤 금전적인 활동도 하지 않았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맨발로 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후세에 전해지길 그의 몰골은 거리를 떠도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런 사람곁에 있는 크산티페의 삶은 어떠했을까? 더욱이 여성으로써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르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크산티페가 할 수 있는 사회활동은 없었으리라 짐작해보게 된다. 그런 답답한 현실과 남편으로써 무능을 어찌 웃음으로 감내할 수 있었겠는가. 거기에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세명의 아들을 매일같이 바라봐야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그런면에서 크산티페에게 붙여진 '악처가'라는 타이틀은 정말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에 이르러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가 환생한다면 과연 크산티페를 손가락질 할 수 있었을까?

 

 

두번째로 갖는 의문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의 제목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신을 숭배하지 않았고, 사회적 기틀을 깨트렸으며, 젊은이들을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이는 소크라테스를 눈에 가싯거리로 여기던 기득권층의 모함에 불과했고 그런 평가가 우세하다. 그런데 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변론한 이야기를 '변명'이라고 했을까. 변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까닭을 말함'이다. 물론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이라는 뜻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변명'이라는 단어는 전자에 가까운 해석으로 듣는다. 어떤 잘못에 대해 '너 그런 변명 하지마' 라고 표현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변론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이라는 뜻도 있지만, '소송 당사자가 법정에서 하는 진술'이라는 뜻도 포함된다. 그런 의미로 살펴보자면 '변명'보다는 '변론'에 가깝지 않을까? 그런데 왜 변명일까 하는 생각. 이 부분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계속 고민해볼 생각이다.

 

 

작년에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며 책이 갖은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적이 있는데, 알랭 드 보통의 도움을 받아 소크라테스가 전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또 '철학'이 주는 위안과 중요성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외에도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소펜하우어, 니체가 소개되는데 철학가들의 사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그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번역의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게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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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저도 직접 읽어보진 못했고 누군가의 해설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변명이란 건 번역에서 온 오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변론이라고 번역되어 나오기도 합답니다. 법정에서 그가 변론한 내용을 정리한것이므로 해피북님 말씀처럼 변론이 더 어울리는거죠.
저는 그 책에서 우리가 예전 도덕 시간에 배운 <악법도 법이다>라는 내용이 사실은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한번 꼭 읽어보려고 했었어요. 악법도 법이지만 그 법이 악법이라면 반드시 그 법을 고치도록 애써야 한다... 그런 말을 했다는데 앞 뒤 짤라먹고 우리 사회에서 교묘하게 이용된 거라고 하는 글이었거든요. 아, 그 내용은 크리톤에 있다던가?? 무튼
그래서 관심 갖고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해피북 2015-11-09 16:14   좋아요 0 | URL
오마낫! 정말 그렇군요! 속이 뻥~뚫리는 기분이들어요!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을 설명하면서 어떻게 오류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지..
좀 문제가 아닌가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ㅋ 빨리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저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다가 조금 속이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ㅋㅋ
말을 물고 늘어지는 느낌이 ㅜㅜ 또 소크라테스가 무진작 수다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ㅎㅎ
오로라님이 만나실 소크라테스가 기대가됩니다. 읽으시면 소문내주세용~~@@

지금행복하자 2015-11-08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통을 소설로 먼저 만났어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on love라는 제목이 왜 저렇게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현학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찌질하게 풀어쓴 게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ㅎㅎ 버스커식으로 하면 그녀의 팔꿈치늘 사랑하는 그런거요 ㅎ

저에게 보통의 최고의 책은 여행의 기술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 글로 하는 여행. 간간히 들어오는 철학적 풀이.. 그리고 시각의 전환까지..
지금도 가끔 침대에 뒤집어 누워 방안 여행을 하거든요 ㅎㅎㅎㅎ

해피북 2015-11-09 16:15   좋아요 1 | URL
앗! 말씀해주신 책 모두 집에 있는데 얼렁 읽고 싶어지네요 ㅎㅎ
 

예전에는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해 읽는 행복한 생각만 했더랬다. 도서관에서 없는 책들을 주로 구입하기도 했고,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장르에 따라 구입하곤 했다. 그렇게 쌓여가는 책장을 볼때면 묘한 행복함과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몇달전부터 심각하게 책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듣게 된 팟캐스트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책은 소장한 사람만이 그 가치를 알뿐. 주위의 누구도 그 책의 가치를 알 수 없는 노릇이라는 말. 그래서 장서가 가 죽을 경우 책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책을 모두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한편으로 충격적이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동선에 따라 놓여있는 책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권씩 얽힌 추억들이 떠올랐다. 어렵게 발품을 팔아서 구하던 때,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고 좋아서 구입하던 때, 다른 분의 추천을 받아 읽고 흥분하던 때, 뒷이야기가 궁금해 잠자는 것도 잊은 채  파고들던때,, 저마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책들.

 

 

' 책은 촉각의 차원에서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물건이다. 세라 넬슨은 회고록 <책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에서 자신은 책 읽은 장소들을 다 기억하며 책을 손에 쥘 때마다 그때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책의 냄새도 기억을 소환한다, 자신이 소유한책, 오랫동안 알아온 책, 잉크 얼룩과 접힌 자국 같은 내부 지형도가 너무나 익숙한 책, 차 한잔과 버터바른 머핀을 먹으며 읽느라 묻힌 얼룩을 손으로 쓸어볼 수 있는 그런 책들이 더 잘 읽힌다"p261

 

 

이번에 읽은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에는 헌책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읽고 싶은 책을 문의를 하거나, 책을 핑계로 상담을 받거나 자신에게 필요없는 책을 책방에 떠넘기려 하거나, 책은 단 한 권도 사지 않으면서도 커피와 머핀을 먹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가족과 이별한 사람들이 책을 정리하기위해 책방에 들러 그 추억과 아픔을 토로하던 장면이었다. 몇달동안 혼자하던 막연한 생각들이 글로 만나니 머리속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을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남겨진 이들이 가져오는 상자는 많은 것을 드러내 보여준다...... 어느 날 아침, 남자 둘이 늙으신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갔다며 어머니의 책 여덟 자루를 지고 와 던져놓고 갔다. " 저희는 책을 거의 안 읽지만, 그렇다고 이걸 동네 쓰레기장에 던져 버릴 수는 없잖아요" 형제 중 하나가 말했다. " 여기 가져오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 여덟 개의 자루는 사랑 넘치고 충만했던 한 삶을 증거하고 있었다. 허브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 요리책 몇 권, 베이킹 책 컬렉션. 가장자리에 깨알같이 메모를 써넣은, 적은 돈으로 집을 꾸미는 법에 관한 낡은 양장본 한 권, 아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키우는 법에 대한 제임스 돕슨Dames Dobson의 책 한 권. 에로틱 소설- 할리퀸 소설이 아니다,<<패니 힐Fanny Hill>> 수준의 명작이다- 두 권, 아동 교육서인 '리틀 골든 북 시리즈'와 낡아서 다 떨어진 1995년판 ' 차일드크래프트 아동용 북 시리즈 백과사전' 한 질(아들들이 어쩌다 독서를 기피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책이 풍성한 환경을 제공해준 것만은 확실하다!),<<관절염과 민간요법>>,<<관절염 퇴치하기>,<관절염 다스리며 살아가기>, 노화를 소재로 한 유머러스한 크리스천 포케북 몇 권, 거의 손도 안 댄 듯한, 노인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업치료에 관한 책 네 권, 그리고 아직 비닐을 뜯지도 않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페이퍼백 한 권, 어머니의 일생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려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슴 먹먹한 순간이었다.p170~172

 

 

 '사람들은 이별의 아픔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달랜다. 이종간의 결혼(애서가와 비非서가의 결혼)의 경우, 남겨진 비서가가 사별한 배우자의 장서 전체를 헌책방에 가져와 기증하는 일이 종종 있다. 슬픔이 너무 깊으면, 장례식과 함께 모든 것을 정리해버리고 싶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수레를 끌고 온 남자는 시선을 땅에 박은 채 고개를 저으며 묵묵히 상자를 책방 바닥에 쌓았다. 야구모자 챙이 그늘을 드리워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아내가 죽어서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내의 책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p172

 

 나에겐 각별하고 애뜻한 추억이 있는 책이지만, 가족들에게는 슬픔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는게 남겨진 가족들과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를 두고 책을 다 읽은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도 작은 헌책방을 열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교환해주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북크로싱도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까지 희미한 생각들만 가득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거듭되다보면 언젠가 확실한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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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11-0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있는 책이 저만 읽는 책 위주라, 정말 제가 죽고 나면 남아있는 책들은 가족들에게 슬픔과 짐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책들은 서로 공유하며 최대한 적게 소장하도록 우리 노력해보아요~~~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보슬비님 함께 노력해보아요~~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11-0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은 적게 소장 손은 클릭클릭~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9   좋아요 0 | URL
크~ 정답이예요 지금 행복하자님 ㅎㅎㅎ 언제나 머리보다 손이 빠르다지요 ㅎㅎ

살리미 2015-11-0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고민하는 문제에요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8   좋아요 0 | URL
우리 함께 고민해보아용 ~~ ㅋㅋㅋ

2015-11-08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9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깨비 2016-01-2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깜~짝 놀랐어요. 해피북님 리뷰를 보고 어머 재밌겠다 이 책 사야지 하고 웬디 웰치 왠지 미국인 이름 같아서 아마존에 원서가 있나 뒤적여 봤죠. 저도 책 주문하는 손이 빨라서. 후훗. 어.. 근데.. ㅇ_ㅇ!! 두둥...! 왠지 표지가 낯이 익어요.. 네.. 저희 집에도 한 권 있더라고요. ㅡㅡ;; 제가 작년에 사놓고 아직 안 읽은 녀석들중 한 놈입니다. 아.. 정말 책에 대해 고민을 할 때입니다.. ㅜㅜ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 이렇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하여 활기 넘치는 서점을 운영중이라는 점이 나를 설레이게 했지만, 이런 멋진 서점의 분포도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우리 동네에도 열정이 느껴지는 서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을 느끼며 읽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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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11-07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의 소소한 책방들로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 ㅎㅎ

해피북 2015-11-08 00:04   좋아요 0 | URL
맞죠 맞죠!!
저두요 ~~ 찾아다니며 좋은 책 한 권씩 추천받아서 들고오고 싶어요 ㅎㅎㅎ
동네에도 이런 서점이 생기면 좋겠어요. 장르별로 생기면 정말 특색있고 좋을텐데 말이죠!
참 아쉽습니다 ㅋㅋ

살리미 2015-11-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11월의 이벤트 알라딘 달력 한국의 작은 책방 편 선택했어요^^

해피북 2015-11-08 00:03   좋아요 0 | URL
오마낫! 저도 그랬어요 ㅎㅎㅎ 그렇지만 은근 고민도 했어요, 그 작가의 서재 편도 있던데
그것도 탐이나더라고요 ㅋㅋ 다음편에는 그 작가의 서재 달력을 선택하고 싶어요 ㅎㅎㅎ

보슬비 2015-11-08 00:16   좋아요 0 | URL
저도 `한국의 작은 책방` 선택했어요. ㅎㅎ

해피북 2015-11-09 16:16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찌찌뽕!!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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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즈음 일이다. <오만과 편견>에 빠져살던 동생은 늘 책을 가지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들어갔다가 그만 책을 두고 나와버렸고, 서둘러 찾으러 갔을 때는 이미 책이 사라져버린 후였다. 이후 동생은 책에 대한 추억들을 푸념처럼 늘어놓으며 시름시름 앓아갔다. 나는 동생의 그 지겨운 푸념들을 눈물 어린 표정으로 들어주곤 했는데 정말 황당한 일은 <오만과 편견>은 내 책이었다는 것이다.

 

 

물건을 잃어버린다는건 정말 슬픈 일이다. 단순히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슬픔 보다도, 손으로 길들이며 함께 했던 시간들을 몽땅 잃어버린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책을 잃어버려도 슬프고 속상한데 만약 머나먼 나라에서 좋아했던 책을 잃어버린다면 얼마나 큰 충격과 혼란을 겪게 될까?

 

 

' 나는 한국에서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한 권은 한국어 책인 토마스 베른 하르트의 <소멸>이고 다른 한 권은 독일어로 된 네이폴의 <마법의 씨앗>이다. 나는 두 권을 기분에 따라 병행하여 읽는 중이었는데, 특히 <마법의 씨앗>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으며 한창 몰입하여 빠져 있었다. 그런데 불행히도 검은 호수 아일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나는 내가 그 두 권의 책을 모두 욀기에서부터 타고 온 버스 선반 위에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버스는 욀기에로 돌아간 다음이었다. 한창 재미있게 읽던 <마법의 씨앗>을 생각하면 너무 속이 상했다. 그 책은 한국에서는 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가 몇 년 전 사서 당장 다 읽지는 않았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며 시간이 날때마다 한두 페이지씩 넘기던 손때 묻는 책이라 더욱 가슴이 아팠다. 산지 얼마 안되어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 이미 한 번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은 책이며, 그래서 그 책 속표지에 이름까지 써 놓은 것이다. 다시 같은 책을 독일에서 살 수 있다고 해도 회복될 것 같지 않은 아픔이었다'p91

 

 

우리나라 여성으로써는 처음으로 몽골이라는 나라에가서 좋아하는 책을 잃어버린 그녀의 사연을 읽자 이불동굴속에서 울상을 짓고 앉아있던 동생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마치 돈을 찾기위해 책을 헌납해버린 동생마냥 그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렇게 처음 만나본 배수아 저자는 참 털털함이 매력이며, 어떤 '운명적인 이끌림'을 믿는 강렬한 여인이기도 했다.

 

 

' 나는 2009년 7,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 이끌려 몽골로 떠나 약 한 달간 서북부 국경지대인 알타이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머물렀다.' - 작가의 말

 

도대체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이란 어떤 기분을 말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는데, 하지 않으면 미칠것 같고 꼭 해야만 할것 같은, 머리속이 온통 그 생각들로 가득 차올라서 털어내지 않으면 살 수 없을것 같은 기분, 아니면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든 환경이 마치 몽골로 안내하고 있는 것같은 기분을 말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곤 했다. 어쩌면 나는 평생 느껴볼 수 없을것 같은, 그 '운명의 힘'에 이끌려 떠나게된 그녀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좋았음을 고백한다. <귀향>이라는 책을 읽고 오직 '갈잔 치낙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몽골로 떠날 수 있던 그녀의 용기와 의지도 . 더욱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여행기가 아니라서 좋았고 끝없이 펼쳐지는 스텝과 보기 힘든 식물들과 광활한 하늘과 대륙성 기후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꼭지를 틀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수도꼭지와 언제든지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부엌과 포근하고 따스한 잠자리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책장이 놓인 공간에서 물이 귀해 3주 동안 제대로 씻지 못한 환경과, 잘 마른 야크똥을 주워야만 화덕을 피울 수 있는 유르테와 보온, 보냉 시설이 없어 음식은 상하고 매일같이 딱딱한 빵과 양고기의 비릿한 냄새를 참아가며 지내야했던 그녀의 여행담은 내 일상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며 머릿속에 그려지곤 했다. 그러다 문득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환경은 '편리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편리함 속에서 길들여진 삶이라고.

 

 

' 문득 고개를 들어 유르테 밖을 내다보면, 내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태양 빛이 천지를 차갑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시냇물이 흘러가는 소리, 바람소리, 양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 마리의 야크가 유르테 앞을 지나간다'p92

 

 

' 알타이의 매혹적인 점은 거칠고 투박한, 때로는 위험한 자연이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지각이 토해놓은 그 상태 그대로의 암석들, 그것은 편리한 시설로 잘 단정한, 도로와 지프와 여행자 캠프가 눈에 띄는 유명 관광지와는 분명히 구별 되는 점이다. 나는 이렇게 크고 웅장하며 아름다운 호수가 그 어떠한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채 이렇게 - 마치 우리의 세계와 평행하는 다른 행성에 있는 것 처럼 - 고독하게 놓여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으나 알타이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그것을 더이상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p99

 

그래서 생각해봤다. 내가 잃어버린  '불편함' 속에는 무엇이 있었는가를.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과 졸졸 흐르는 냇물과 바람결에 속삭이는 풀잎소리와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와 광활하게 펼쳐진 초원과 돌의 어머니와 쇠의 아버지 그리고 정령을 믿는 순수한 마음의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얻고 있는 '편림함' 속에는 수많은 '불편함'들이 소리없이 소멸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언젠가 읽었던 타샤튜더의 책에보면, 넓은 대지의 정원을 손수 가꾸며 옷을 직접 지어입고, 손주들을 위해 인형을 만들고, 염소를 키우며 젖을 짜 직접 치즈를 만들며 행복해하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삶에서 편리함을 조금만 거둬내면, 손수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음이 떠올랐다. 버스라는 편리함을 버리고 두발로 땅을 딛고 거닐면 색색으로 물든 단풍 나무와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꽃을 즐기기보다 씨앗을 사다가 화분에 심으며 식물이 자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또 야채를 잘라 햇빛에 구득 구득 말려 겨우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들 수 있음을 생각했다. 비록 배수아 저자처럼 훌쩍 몽골로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삶 속에 있는 편리함을 조금만 거둬내보자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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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11-0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의 배수아 소설을 읽고 반했었어요. 제목도 멋지구리했구요.. 나는 니가 지겨워. 내 안에 남자가 ... 제목이 기억이 ㅠ
잠시 기억에서 잠겨져 있었는데 다시 수면위로 떠 오르는게 좋은 느낌이에요~~ ㅎㅎ

해피북 2015-11-07 23:57   좋아요 0 | URL
지금 행복하자님^^ 저는 배수아님을 처음 만나봤는데 글을 읽는동안 털털한 느낌이 좋았고 여성스러움을 놓아버리고 생활하는 점이 좋더라고요 ㅎㅎ 저 역시 앞으로 읽게될 배수아님의 글이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답니다 ㅎㅎ 좋은 이야기 있음 많이 소개해주세요 지금 행복하자님^^ 그리고 꿀밤되세요 ㅎㅎ

2015-11-07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7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리미 2015-11-0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배수아 작가하면 <눈먼 부엉이>라는 작품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작품을 번역하셨더라고요. 근데 그 책이 너무 신비롭고 몽환적이라서 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왠지 배수아작가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ㅋ 그녀가 번역한 작품을 읽어놓고 말이죠 ㅎㅎ

해피북 2015-11-08 00:01   좋아요 0 | URL
앗, 그러셨군요. 저는 이 작품이 처음이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독특한 문체(?)가 있으신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끊길듯 끊기지 않는 이어지는 문장들이 처음엔 생소했는데 읽다보니 이것도 은근한 매력이 느껴지던 ㅎㅎ 앞으로 조금 더 배수아님의 책을 탐닉해볼까하는데 좋은 책을 발견하면 오로라님께 소식통 띄워보도록 할께요 쿄쿄쿄!! 꿀밤되세요!!

2015-11-08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8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11-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형수 작가의 <조드>라는 소설을 e-book으로 다운 받아 놓고 아직도 못다 읽은 저는 몽골에 관한 책을 대하면 괜히 뒤가 켕깁니다 ㅠㅠ 지난 여름 제 아이가 학교에서 단체로 다녀오기도 한 나라인데요. 배수아라는 작가도 심상치 않은 작가이니 어떤 얘기가 펼쳐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제 아이는 거기 가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왔고 배수아 작가는 책을 잃어버리고 왔군요. 조드 부터 어서 읽어야 하는데 ㅠㅠ

해피북 2015-11-09 16:18   좋아요 0 | URL
앗! 김형수 작가님의 <조드>를 추천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ㅎㅎ 더욱이 hnine님이 알려주시니 더욱 읽고 싶구요. 그런데 휴대폰을 ,, 몽골에서 잃어버렸다니! 와 정말 잊지 못할 사건이 되었겠어요 ㅎㅎ

2015-11-08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